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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연쇄 성폭력 사건 총정리…여성들은 왜 분노했나
작성자 황진아 등록일 2017-12-01 조회수 15

[한겨레] [더(THE) 친절한 기자들]

‘한샘’ 내부 성폭행 사건 고발에 불매운동으로 확산

‘H카드 직장 내 성폭행’ 고발 글도 올라와

가해자 ‘카톡’ 해명에 “호감있다고 강간하는 것 아니다” 비판






가구회사 한샘에서 발생한 직원들의 연쇄적인 성폭행 사건이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한샘 사건이 이슈가 되면서 다른 회사의 성폭행 피해 폭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처음 한샘 피해자가 글을 올린 ‘네이트판’에는 “H카드의 직장 내 성폭행”을 고발하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한샘’ 페이스북 페이지는 논란이 불거진 뒤 새로운 글 게재를 중단한 상태지만, ”절대 구매 안하고 사용도 안 한다” “한샘 거는 쳐다보지도 말아야겠다”는 누리꾼들의 성토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다음 ‘아고라’에는 “한샘 교육담당자 성폭행 사건, 올바른 조사와 처벌을 청원합니다”란 청원글이 올라왔고, 6일 오후 현재 1만1200여명이 넘는 사람이 서명했습니다. <한겨레> ‘더(the) 친절한 기자들’은 한샘 직원 연쇄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진술과 회사의 공식 입장을 토대로 사건의 경과와 쟁점 등을 조목조목 정리해봤습니다.

시작은 지난달 29일 ‘네이트판’에 “입사 3일만에 신입사원 강간, 성폭행, 화장실 몰래카메라’에 올라온 글이었습니다.

■입사 동기의 몰래카메라 사건
 

#결과

남직원 징계 해고, 현재 구속



#피해자

2016년 12월 23일, 동기들과 교육이 끝난 뒤 저녁을 먹었다. 저녁 자리가 끝나고 화장실에 들러 볼 일을 보려고 하는데 이상한 소리가 났다. 무심코 위를 올려다 봤더니 휴대전화를 든 남자 손이 화장실 칸으로 들어와 있었다. 바로 옷을 입고 쫓아 나갔더니 회사 남자 동기들이 서 있었고 누구도 뛰쳐나간 사람을 못 봤다”고 말했다. 화장실 입구에 CCTV가 있길래 다른 여자 동기와 확인해보려고 하자 한 남자 동기가 갑자기 손을 들며 본인이 했다고 밝혔다. 가해자는 “동기 중 남자가 들어간 줄 알았고 남자들은 원래 그런 장난 친다”며 사과했다. 남녀가 따로 쓰는 화장실인데 그런 실수를 할 수 있나 싶어 다음 날 경찰에 신고했다.

#가해자

가해자 아버지께서 진심으로 사죄하며 합의를 요구해 합의했다. 가해자 아버지는 “이런 범죄를 일으킨 놈을 신고해줘서 고맙다. 아들이 몰카 찍는게 안 걸렸으면 자기 잘못도 모르고 계속 같은 짓을 했을텐데 그 생각을 하면 끔찍하다. 정말 미안하고 고맙다”고 밝혔다. 

#회사

‘해고’ 징계 절차 의결

■교육 담당자의 성폭력 사건
 

#결과

가해자 ‘정직 3개월’ 징계, 피해자 ‘감급(감봉) 10%’ 징계

피해자가 형사고소 취하한 뒤 가해자 불기소 처분



#피해자

2017년 1월13일, 입사 3일차에 회식이 끝난 뒤 교육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다. ‘몰카’ 사건으로 경찰서에서 조사 받는 과정에서 교육 담당자가 도와줘 감사 인사도 할 겸 만났다. 밤 12시쯤 만나 다음날 새벽 1시40분까지 호프집에서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려했으나, 교육 담당자는 숙박업소가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 모텔로 들어가며 “자고 가라”고 계속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고 나오려고 하자 “내가 잠드는 걸 보고 가라”며 몸을 잡고 침대로 던졌다.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 

이후 해바라기센터와 국선 변호사 등의 도움을 받아 고소했지만 가해자 쪽은 취하해달라는 연락을 계속 했다. 주말에 집 앞에 찾아와 만나달라길래 나갔더니 가해자가 “이걸 칼로 확”이라고 말하며 위협하기도 했다. 중간에 담당 형사가 변경되면서 인수인계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가해자가 집 주소를 알고 있기 때문에 불안해서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피해자 쪽은 재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피해자 쪽 김상균 변호사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교육 담당자의 성폭행 사건 재수사 요청을 위해 “추가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의 경우 수사기관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기 때문에 재수사를 하려면 추가 증거가 있어야 한다.

#가해자

지난 4일 피해자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첨부한 글을 ‘네이트판’에 올려 “기존에 글을 올린 사람은 우리 회사의 신입 사원이었고 한달간 교육하며 서로 호감을 갖고 많은 카톡과 문자를 주고 받았다. 사건 당일에도 하루 종일 연락을 하고 그녀의 회식이 끝나길 기다려 집에 데려다 주던 중, 술을 더 마시고 네가 좋다고 고백하며 오늘 같이 있고 싶다고 해 모텔에 가 정상적인 성관계를 갖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건 이후에도 자연스러운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다”고도 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황이다.

#회사

1월 24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남직원(교육 담당자)의 ‘징계 해고’를 의결했다. 이어 26일 징계내용에 대한 남직원의 ‘재심청구’를 접수한 뒤 2월 3일 2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했다. 남직원이 제출한 ‘카카오톡’ 자료와 여직원(피해자)의 2차 진술서, 여직원이 남직원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하한 점 등을 고려해 해고 조처를 철회하고 ‘정직 3개월’ 징계를 의결했다. 여직원은 ‘진술 번복’을 한 점을 들어 허위 보고를 이유로 ‘감급 10%’ 징계를 의결했다. “남직원과 근무공간을 분리해 달라”는 여직원의 요청에 따라 남직원은 정직 징계 뒤 다른 사업부로 전보발령을 냈다. 

■인사팀장의 성희롱 및 강간미수 사건
 

#결과

인사팀장 ‘징계 해고’, 피해자 ‘감급’ 징계 철회



#피해자

교육 담당자의 성폭행 사건과 관련, 회사 법무팀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인사팀장이 연락을 해왔다. “해당 교육 담당자를 먼저 만나고 왔다”며 “그 담당자가 피해자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을 때 남직원과 여직원을 모두 해고한 적이 있고, 언제든 피해자 본인도 해고하면 그만이라며 “강제로 성폭행 당했지만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 “(성관계가) 강제 수준은 아니었고 형사 처벌과 회사 징계 원하지 않는다” 중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진술서를 새로 쓰라고도 했다. 

주말에 부산 출장 이후 만나서 이야기하자며 부산 호텔로 자신을 불러 업무 이야기를 하다가 “그렇게 앉아 있으면 너무 섹시하잖아. 너 너무 섹시하다. 오늘 우리 둘 일은 없는 일로 할까?”라며 성희롱을 했다. 짐을 챙겨 나오려고 하자 양 팔을 붙잡고 누우라고 계속 요구해 밀치고 나왔다. 이후 인사팀장이 ‘풍기문란’을 이유로 6개월 동안 10% 감봉이란 징계를 줬다. 이후 인사팀 이사가 직접 찾아와 “우리 회사가 인테리어 일이다 보니 여성 상대로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이런 일로 소문이 나면 타격이 클 것 같다. 조심해 달라”고 했다.

#가해자

피해자는 인사팀장이 ‘교육 담당자 성폭행 사건’을 다루면서 자신에게 아래와 같은 말을 했다고 밝혔다.

“교육담당자가 당신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싸우는 도중엔 삽입이 될 수 없다. 불가능하다.”

“당신이 돈을 바라는 것도 아닌데 왜 경찰에 신고했는지 의문이다.”

“내가 남자라면 당신을 좋아할 것 같다.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다.”

“정말 첫경험이냐.”

“여자가 흥분을 하면 윤활액이 나오는데 당신의 몸은 이미 좋다는 신호로 받아들인 거다.”

“다른 여직원들과는 밥을 많이 먹어봤는데 25살짜리는 처음이다. 이렇게 이쁘고 어린애랑은 처음이다.”

#회사

인사팀장이 허위진술을 요구한 점 등을 인정해 ‘징계 해고’ 의결


■ 회사 상사와의 ‘카톡’ 대화가 잘못인가요?

피해자가 올해 초 벌어진 사건을 뒤늦게 공론화하기로 결심한 건, 복직을 앞두고 2번째 사건의 가해자인 교육 담당자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말을 하는 등의 상황이 괴로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해당 교육 담당자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고,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여자가 꽃뱀 아니냐. 왜 술자리를 거절하지도 않고 카톡을 계속 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죠. 하지만 “호감이 있다고 해서 강간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란 반론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양파’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여혐민국’의 저자 주한나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간이 아닌 합의된 성관계”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왜 이건 화간이라고 우기는지 아세요? 여자가 웃어줬고, 말 들어줬고, 카톡 답해줬으면 섹스 가능하다는 심리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술자리까지 같이 했으면 '먹어도 된다'라고 은연중에 생각해서입니다. 술취한 모습 보이고 집에 데려다 주고 하는 거면 파란불이라고 착각한 적 있었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든 섹스 해보려고 밀어붙여봤거든요. 그건 남자로서 당연하다고 보고, 그거까지 강간이라고 하면 억울하거든요. ” -Yangpa페이스북



■ 공론화 그 후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자 한샘은 지난 4일 이영식 사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사장은 “직원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며 “필요하면 검찰, 고용노동부 등 공적 기관 조사도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최양하 한샘 회장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습니다. (▶관련기사 :? 한샘, 신입 여직원 성폭행·몰카·회유 논란까지 ‘총체적 난국’)



피해자는 현재 ‘재고소’도 검토 중입니다. 법무법인 태율의 김상균 변호사는 4일 ‘네이트판’에 글을 올려 “피해자의 요청으로 한샘 내 성범죄 사건에 대한 수사기관의 수사와 처분이 적법했는지, 회사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에 대해서 검토한 뒤, 피해자 측에게 법률 조언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샘 사건이 불거진 뒤 얼마 안 돼 ‘H카드 직장 내 성폭행 사건’ 글이 올라왔듯이, 직장 내 성폭행 사건은 비단 ‘한샘’에서 일어나는 일만은 아닐 겁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범죄’는 2012년 341건에서 2014년 449건, 2016년 545건으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2017년은 지난 8월까지 370건이 집계됐습니다. (▶관련기사 : [단독]한샘만 문제? 조직 내 갑질 성범죄자 631명 검거)

사내 사건으로 종결될 뻔한 일이 사장의 사과와 불매운동으로 번지는 등 사회적인 이슈로 확산된 건, 결국 반성없는 가해자, 회사의 미숙한 대응과 ‘사건 무마’에만 초점을 맞춘 피해자 회유, 피해자를 ‘꽃뱀’으로 바라보는 시선 등 ‘2차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성범죄 피해자들은 언제까지 두 번, 세 번씩 울어야 하는 걸까요.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기사입력 2017-11-06 15:35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8&aid=0002385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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