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육봉사 후기/손유라/심리학과
★ 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육봉사 후기★ 심리학과 손유라
저는 교육봉사를 약 30시간씩 두 곳의 기관으로 다녀왔습니다. 두 곳 모두 봉사기관은 학교에 신청하여 배정받은 곳 입니다. 한 군데는 작년 여름방학 때 간 매탄고등학교였고, 다른 곳은 이번 여름방학 때 다녀온 흥덕중학교입니다. 메탄고등학교는 하루에 3시간씩 일주일에 5일 씩 해서 2주에 걸쳐 집약적으로 교육봉사가 이루어졌고, 흥덕중학교는 하루에 약 2시간씩 일주일에 1~2회 이루어져 방학 내내 진행되었습니다.
사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기에 부담도 많이 되었습니다. 교과를 배운지도 꽤 되었고, 영어나 수학 관련 학과에 재학 중인 것이 아니라서 지레 겁도 좀 먹었죠. 아이들에게 잘 해주고 싶고, 많이 알려주고 싶고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은 큰데 그대로 잘 될지 염려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다들 그 또래답게 밝고 때로는 까불까불하기도 한 착한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막상 만나서 차근차근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전의 긴장이나 염려는 눈 녹듯 사라지고, 아이들에게 단순히 공부만이 아닌 대학생활은 어떤지도 이야기해주고 애들의 조잘거리는 이야기도 들어주며 날이 갈수록 전보다 친밀해졌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그 나이 때의 고민을 하나씩 가지고 있더군요. 제가 그 나이였을 때의 생각이 많이 나서,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교감하는 시간이 뜻 깊었습니다.
사실 저는 교과목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상담과 관련하여 교육봉사를 나가고 싶었습니다. 저의 전공과 관련해서요. 그런데 가르치는 것만이 교육봉사시간에 포함된다고 하셔서 처음에 참 의아했습니다. 물론 이것도 아이들을 만나고 사람과 대화하고 관계를 맺는 것이고 이 경험도 충분히 뜻 깊었지만, 교육봉사를 비롯한 교직이수의 커리큘럼이 상담교사에 알맞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때는 많은 것 같네요.
교육봉사를 하면서 당황하는 일은 사실 아이들과의 일보다도 일지나 평가서와 관련해서인 것 같습니다. 우리학교 측에서는 일지나 평가서의 제출 등 자잘한 것들의 제출을 요구하는데, 봉사를 나가는 학교 측에서는 거기에 대해 뭔가 확실히 인지하고 계신 것 같지는 않아요. 그냥 필요하다고 하니까 ‘음 그럼 이렇게 해드리면 되는 건가요?’ 같은 느낌이랄까요. 저 같은 경우는 평가서가 공문으로 발송되는 줄 알았다가 작년 것은 직접 받아야 한다고 해서 일 년이 지난 뒤 다시 찾아가서 받아왔습니다. 담당 선생님께서는 별 말씀 없으셨는데 옆의 선생님 분께서 이걸 왜 여기에 받으러 오냐고 가서 교수님한테 받으시라고 해서 여간 당황한 게 아닙니다. 아주대-교육봉사를 나가는 학생-교육봉사기관 사이에서 이런 일지나 평가서와 관련하여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교육봉사를 나가면 대부분의 선생님들께서도 친절하게 대해주시고, 교육봉사와 관련하여 필요한 것에 대해 답변도 해주시고 장소나 시설에 대해서도 협조적이셔서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교육봉사를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도 차근차근 이 아이들이 생각하는 게 뭔지, 말하고 싶은 게 뭔지를 들어주고 의사소통을 하면 교육봉사가 더 즐겁고 재밌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 교육봉사를 또 하게 된다면 좀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