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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9학년도_입상_[전자회로1]_지동우 교수

  • 박지원
  • 2020-02-24
  • 4022
공부의 의미와 의욕을 찾게 해준 명강의에 (전자공학과 박세진)

대학교를 입학해 여러 과목을 들은지도 1년 반이나 되고, 2019년 1학기동안에도 내내 전공 필수 과목을 들었겠다, 내가 듣는 과목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무엇을 왜 배우는지 흥미도 없던 참이었다. 그렇게 첫 수업을 들어갔다. 거의 모든 강의가 그렇듯 교수님께서는 OT에서 간략하게 자기소개를 하셨고, 강의와 과목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셨다. 전자공학과에서 전자회로라는 과목이 얼마나 중심적인 학문인지 이야기해주신 것이 인상깊었는데, ‘전자’공학과의 많은 전공과목 중 ‘전자’가 들어간 과목은 거의 전자회로밖에 없으며 심지어 1, 2로 나누어져 두 학기동안 배우는 과목이니 전자공학과 학생으로서 알아야할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과목이라 하셨다. 전자회로가 무엇인지도 설명하시면서 전자산업에서의 쓰임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한학기동안 무엇을 배우는지 세세하게 설명해주셨다. OT는 대충 넘기고 금방 끝내주시거나 진도 나가시는 교수님도 많은데 지동우 교수님께서는 정말 한 교시를 꽉 채워 설명하셨다. 자연스럽게 전자회로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 자리 잡았다.
교수님의 꼼꼼함과 열정은 종강까지 계속 빛났다. 크게 유기적인 수업진행과 학생을 위한 눈높이 지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회로는 한 학기동안 다이오드, BJT, MOSFET, OP-Amp를 배우는데, 새로운 소자를 배울 때 항상 교수님께서는 그것을 ‘왜 쓰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그 다음 동작 원리를 배우고, 대신호 모델, 소신호 모델, 회로 설계 및 분석 순서대로 배웠다. 덕분에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 수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할 수 있어 겁먹지 않을 수 있었고, 재미도 느꼈다. 강의노트에는 개념 외에는 슬라이드마다 회로 이름과 회로 그림이 다였는데, 모든 회로에 대해 분석해주시는 것은 물론이고 그 회로마다의 의미와 쓰임을 알려주셨다. 자칫하면 그냥 회로를 볼줄만 알고 그 회로를 왜 쓰고 왜 배우고 왜 알아야하는 지도 모른 채 무작정 공부만 했을 수도 있는데(그리고 어쩌면 여태껏 그런 공부를 해왔을 지도 모른다) 스스로에게 의미있는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회로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었다. 때문에 어려운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의욕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또한 복습을 자주해주셨는데, 수업시간 시작마다 전 시간의 내용을 복습해주셨다. 심지어 첫 수업에서는 선수과목인 회로이론을 내용을 설명해주셨다. 방학동안 잊어버린 내용도 많았는데, 다시 상기할 수 있었다. 다음 단원으로 넘어갈 때마다 이전 단원에서 배운 소자와 회로에 대해 복습하고 넘어갔으며, 중간고사가 끝났을 때도 그때까지 배운 내용을 복습해주셨다. 종강하는 날에도 한학기동안 배운 것을 모두 훑어주셨다. 또한 시험을 보고나서 풀이도 해주시는 몇 없는 교수님이기도 하다. 이전까지는 시험이 끝나면 그와 동시에 머리에서 모두 지워버렸는데, 전자회로1에서 배운 내용은 종강한 지금까지도 머리에 가장 많이 남는다. 
나는 스스로 수동적인 학생이라고 생각했다. 수업시간에 교수님께 질문해본적은 단연 없고 궁금한 점이 있어본 적도 사실 거의 없는 것같다. 하지만 전자회로 수업에서 대학생활 2년동안 처음으로 질문했다! 지동우 교수님의 강의가 다른 교수님들과 비교해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질문을 잘 받아 주시는 것이다. 물론 다른 모든 전공 교수님들도 질문을 잘 받아주시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신다. 많은 교수님들이 학생들의 질문을 유도하는데, 보통은 그래도 학생들이 질문을 잘 안해 그냥 넘어가신다. 하지만 지동우 교수님은 첫 시간부터 말씀하셨는데, 무조건 질문을 많이하라고 하셨다. 질문은 창피한 것도 절대 아니고, 남들은 다 아는데 자기만 모르는 것도 아니라며, 한 사람이 모르면 다른 많은 학생들도 그 부분에 대해 모를 것이라고 자주 강조하셨다.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는 슬라이드 몇 개 넘어갈 때 마다 질문을 받아주시는데, 매번 질문하는 학생이 있을 정도로 학생들의 수업참여도가 굉장히 높다. 질문중에는 물론 다소 엉뚱한 질문도 있고, 제대로 듣지 않아 이미 설명한 것을 질문하는 경우, 같은 설명을 여러번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단 한번도 나무라신 적이 없었으며 친절히 받아주셨다. 수강생 수가 굉장히 많은 수업이지만 학생들 서로도 눈치보지않고 참여할 수 있었던 유일한 강의였던 것같다. 덕분에 수동적으로 수업을 듣기만 하는 것보다 다른 학생들의 생각을 들으며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스스로도 의문점을 품어보는 등 예전보다 능동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과제는 두 번에 걸쳐 BJT, MOSFET에 대한 회로를 CAD툴을 이용해 직접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해 고찰해보는 과제가 주어진다. 회로를 이론적으로 손으로만 풀다보면 ‘이제 다 알겠다’하는 생각도 들었었는데, 과제를 통해 직접 설계해보니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되고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두 번째 과제의 경우 증폭이나 이득이라는 것의 개념에 대해 완전히 간과하고 있었고 깨닫는데에도 오래걸렸었다. 평소에 공부할 때는 잘 신경쓰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꼼꼼히 확인할 수 있었다. 공부할 때는 식으로만 다루던 것을 값을 넣어보며 회로의 특성이 달라지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어 회로를 이해하는데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같다.
하지만 역시 ‘전자공학과의 꽃’인 과목답게 공부하면서는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 전자회로라는 과목에 익숙하지 않았던 학기 초, 첫 퀴즈를 보았을 때이다. 수업시간에 필기를 꼼꼼하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에만 눈이 멀어 이해하는 공부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 많은 회로들을 무작정 외우기에 급급했고, 필기한 강의노트를 보며 이해하고 분석하기보다 교재의 문제를 푸는 것에 집중했다. 그 결과 첫 퀴즈에서는 투자한 시간만큼 성적이 잘나오지 않았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이 꽤 컸다. 공부를 제대로 했다하기에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과목에 욕심을 가지고 많은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바보같은 생각이지만 이미 머릿속에서는 다음학기에 재수강하는 시나리오를 쓰고있었다. 퀴즈를 보고 풀이해주신 다음 교수님은 바로 진도를 나가지않고 학생들을 격려하는 말씀을 해주셨다. 당시 야구 시즌이었는데, 야구에 큰 관심이 없어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한 번의 경기가 최종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듯 이번 퀴즈 하나가 전체 학점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며 상심하지말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교수님의 격려 덕에 재수강 시나라오는 덮어둘 수 있었다. 그리고 무작정 외우기보다 회로를 보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연습을 많이 하라고 조언해주셨다. 또한 전자회로는 과목 특성상 공부양에 비례해 실력이 늘지 않을 수 있으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다보면 어느 순간 트이는 때가 온다고 하셨다. 정말 교수님의 말씀대로 나는 무작정 외우고 문제만 푸는 공부를 그만두었고, 단기간 공부하기보단 보다 장기간동안 꾸준히 강의노트의 회로만 다섯 번 이상 분석하며 보았다. 사실 공부시간은 그 첫 퀴즈 때와 비슷했지만 성적은 점점 올랐고, 최종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중간에 상심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수 있던 점이 하나 더 있는데, 시험 채점 기준이 각박하지 않았던 점이다. 풀이과정은 보지않고 답이 틀리면 부분점수 없이 0점 처리해 정말 많이 상심하고 포기해버리고 싶었던 과목도 있었다. 물론 이 방식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노력한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속상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지동우 교수님께서는 수강생도 많고 유도과정도 학생마다 다를 수 있음에도 풀이과정까지 보시고 부분점수를 주신다. 어느정도 노력한 만큼 성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더 의욕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었다. 
나에게 있어 명강의 전자회로1은 이렇게 19년 2학기에 끝나는 것이 아니게 될 것이다. 물론 다음 학기 전자회로2도 지동우 교수님의 강의가 열려 그런것도 있지만 전자회로1에서 교수님꼐서 해주신 말씀들과 조언은 다른 공부에도 양분이 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오랫동안 안고 가고싶다. 그리고 다음학기 지동우 교수님의 전자회로2를 수강하게 된다면, ’다시 듣고 싶은 명강의 전자회로1’의 연장선을 듣고 공부할 수 있어 기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