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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고 싶은 나의 교수님

2017학년도_입상_[기계공학과]_강대식 교수

  • 박민경
  • 2018-02-05
  • 8843
 제목: 심연에 빠진 저를 진심으로 도와주신 교수님
 저는 방황하는 청년이었습니다. 해외에서 인턴을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무엇을 할지, 어디로 가야할지도 몰랐고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생겨 심한 감기가 걸린 것처럼 마음이 아파 한동안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너무 힘들고 힘들어서 이 시기에 해보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몸을 움직이는 게 좋다하여 매일 밖을 막 뛰었습니다. 달리지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뛰어서 그런가 싶어서 강남역에서부터 경부고속도를 따라 용인 수지구청역 근처에 있는 제 집까지 뛰었습니다. 아예 춘천 마라톤 대회에 나가 42.195km를 달렸습니다. 그러나 어둠처럼 깔려버린 제 마음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소주를 컵에 담아와, 도서관 앞 벤치에 앉아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보며 대낮에 흠뻑 취해보기도 하였고 1mg 작은 담배를 사와서 여러 번 피워보기도 하였습니다. 심리상담센터에 찾아가 선생님을 붙잡고 몇 시간씩 떠들어댔습니다. 그것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몹시 힘들었고 6000m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른 것처럼 숨이 가빠왔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제가 인턴을 하면서 모셨던 팀장님께서, 기계공학과 강대식 교수님을 소개시켜주셨습니다. 함께 식사할 기회가 있었는데, 제 사정을 말씀드렸습니다. 창피해서 다 털어놓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강교수님께서는 저를 알아보시고는 매주 연구실로 와서 애기 나눠 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해주셨습니다. 
 처음 교수님을 찾아갔을 땐 마음을 열지 못했습니다. 전공도 다르고 또 큰 성과를 이루신 교수님께서 정말 바쁘실 것을 알기에 굳이 저를 위해 매주 귀한시간을 내주실 이유가 없다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심연에 빠진 제 심정을 이해하실 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매주 처음엔 어떻게 살고 있는지 힘든 일은 없는지 가벼운 대화로 시작하였고, 어떻게 하면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가에서 부터 좋은 친구는 어떤 친구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하는가 등 저 같은 청년들을 위한 좋은 이야기들을 매주 들려주셨습니다. 이 당시 저는 누군가를 마주치는 것도 싫어서 아예 율곡관 뒷길이나 걸을 때면 아예 고개를 땅으로 박고 걸음을 재촉하던 때였습니다. 일주일 중에 사실 누군가 제게 말을 시키지 않으면 하루 종일 말할 일이 없어서, 교수님 연구실에 있을 때 가장 말을 많이 하곤 하였습니다.
 교수님과 말씀을 나눠보니, 항상 해피한 얼굴로 웃고 계셔서 전혀 몰랐는데 교수님께서도 학창시절 큰 어려움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사람은 오로지 저뿐인 줄 알았는데 교수님께서는 저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더 큰 어려움을 겪으셨고 또 그 어려움을 잘 극복하셨던 경험이 있으셨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정말 힘드셨을 때, 어떤 분으로부터 교수님께서 극복 하실 수 있도록 큰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힘들어하시는 분들을 돕고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애기를 듣고서야, 정말 제가 다시 받지 못할 큰 도움을 받았구나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티를 내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제가 어디로 가야할지 헤매고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보신 것은 교수님께서도 걸어오셨던 길이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교수님을 더욱 따를 수 있게 되었고 한주도 빠짐없이 저는 교수님 연구실을 찾아가 짧게라도 애기를 나누고자 하였습니다. 심지어 교수님께서 바쁜 일정이 있어서 학교에 안 계실 때는 스카이프로 연결하여 얼굴이라도 보자며 뜨거운 열정으로 저를 지도하여주셨습니다.
 교수님께서 이처럼 저를 챙겨주시니 ‘다 포기해버리고 어디로 그냥 떠나버릴까’ 같은 나약한 생각은 접어두게 되고 더욱 열정적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포기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힘차게 들어섰고, 생각이 들어서니 학과공부도 열심히 하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였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전공과목에서 만들어낸 기획 아이디어를 디벨롭하여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에 출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기술적인 부분에서 기계의 움직임에 따라 물리적인 부분을 계산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문과출신인 저는 아무리 유투브를 찾고 인터넷을 뒤져봐도 한계가 있어 강대식 교수님을 찾아갔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잘 이해 못하는 저를 위해 고등학교 물리 개념에서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셨고, 말씀드리지도 않았는데도 이 계산이 빠진 것 같다며 더 필요한 사항을 문자로 보내주시기도 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 공모전에서 1등을 하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고. 이 아이디어는 아주대 창업지원단에서 특허로 등록할 만하다고 하여, 지원금을 받아 현재 특허 출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더 이상 방황하지 않고 제 길을 찾아 부단히 정진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여전히 길을 헤매고 있었을 겁니다. 교수님과 말씀을 나누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저 역시도 교수님처럼 어려움에 헤매는 사람이 있다면 꼭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소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달릴 것입니다. 그것이 교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에 보답하는 길인 줄 압니다. 감사합니다. 강대식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