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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칼럼] 성격을 안다고 인격 판단 말라 [김경일의 CEO 심리학]

  • 홍보실
  • 2024-04-11
  • 2111

[김경일, 심리학과 교수] 


우리는 어떤 자리에 사람을 앉히기 전에 꽤나 많은 것을 알아내려 노력한다. 그런데 내가 파악한 상대방의 측면들에 기초한 예측은 과연 얼마나 맞을까? 솔직히 이 질문에 누구도 자신이 없다. 필자 역시 무수히 많은 경우에 전혀 다른 결과를 봐왔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두고 파악하기 쉬운 성격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인격을 예측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연 무슨 뜻일까? 일단 성격과 인격의 차이점에 대해 한번 알아보자. 성격은 영어로 'personality'라 한다. 일반적으로 개인의 독특한 행동, 사고, 감정의 패턴을 의미한다. 반면 인격은 영어에서 통상 'character'라고 한다. 이는 개인의 도덕적·윤리적 특성을 의미한다. 물론 둘 사이에 완벽하고 뚜렷한 구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둘은 오히려 파악하기 얼마나 쉽고 어려운가에 의해 구분된다.

성격을 파악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재미있는 사람, 외향적인 모습, 활력 넘치는 자세, 게으름 피우는 행동, 부정적이거나 수줍은 말투 등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한두 번만 만나 이야기해 봐도 대체적인 파악이 가능하다. 물론 그 사람이 눈치를 보거나 격식을 차려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다. 하지만 인격을 알아보는 것은 좀 더 어렵다. 왜냐하면 일상적이지 않은 특정한 상황에서 하는 언행을 통해서만 관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직함, 사려 깊음, 통찰력 같은 측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측면들은 우리가 자주 경험하지 않는 특별한 상황에서만 언행으로 나오기 때문에 일반적인 회의나 면접 혹은 만남에서 파악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우리나라에 번역되지는 않았지만 심리학자들 사이에서는 꽤 알려진 책인 '지지 않는 마음(undefeated mind)'의 저자이기도 한 알렉스 리커만(Alex Lickerman) 교수는 다양한 연구들을 종합해 이 둘의 차이를 이렇게 구분한다. 성격의 대부분은 유전적이지만 인격의 대부분은 후천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런데 우리는 매력적인 성격을 보면서 긍정적인 인격을 예측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초 예상과 결과가 상이한 당황스러운 일을 자주 맞이하는 것이다. 특히 이는 통합과 화합을 해야 하는 위치에 사람을 앉힐 때 많이 벌어지는 실수다. 


(하략)


https://www.mk.co.kr/news/business/10986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