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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물류운영 최적화, 도로아미타불

NEW [칼럼] 물류운영 최적화, 도로아미타불

  • 이지윤
  • 2013-09-12
  • 29312

세계 경제도 우리 경기도 요즈음 영 신통치 않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간 물류업계는 국가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3자 물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전가의 보도처럼 주장했었다. 그 결과 2자 물류기업들은 눈치를 보고, 일부 대형 화주들은 직접 3자 물류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3자 물류로 전환되면 정말 국가물류비용이 절감되고 서비스는 향상될까? 아니면 이럴 때 진정 3자 물류업계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이지만 화주나 물류기업 모두 물류관리를 하는 목적은 비용절감과 서비스 향상이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비용절감과 서비스를 향상시킬까에 대해 방법을 찾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이들 중 여러 방법이 있겠으나 물류운영을 최적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물류기업차원에서 운영최적화를 추진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반대로 선진기업들에서는 자주 그러한 사례를 접하게 된다.

먼저 생각나는 것이 미국의 글로벌 물류기업 UPS에서 취하고 있는 집·배송 시 좌회전을 금지하고 우회전 운전을 하도록 집·배송 최적화다. 집·배송 작업의 효율을 위해 과거 자료를 조사 분석한 결과 좌회전 시 많은 대기시간이 소요돼 집배차량은 우회전으로만 운행하는 최적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집·배송 방문처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집·배송 루트를 설정하게 해 운영최적화를 한다. 

유사한 사례로 DHL도 ROAM(route optimization and management)을 통해 집·배송 작업이 최적화되도록 한다. 이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부진한 영업소에 대해서는 본사에서 해당영업소를 방문, 영업소 담당자와 더불어 집·배송 운영 실태를 분석하고 최적화를 위한 계획을 다시 수립해 적용하고 그 실태를 모니터링하고 피드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업소에서 도제식으로 선입자의 경험을 참고해 집·배송한다. 창고운영 최적화를 위해서는 WOAM(warehouse optimization and management)을 운영한다. 이와 같이 최적화를 위해 본사와 일선 영업소가 같이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물류운영의 대부분은 협력사에 하청하고 작업대가로 수수료를 지급, 운영최적화 문제는 하청업체의 일이 되고 본사차원에서는 좀처럼 다루지 않는다. 실례로 국내 굴지의 물류대기업에서 집·배송 전산시스템을 개발할 때에 최적화프로그램을 그룹의 최고경영층의 지시에 따라 도입했다. 그러나 실제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그룹 최고 경영층이 그 사용실태까지 점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류운영최적화 프로그램이 적용되고, 합리화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에서 물류관리를 해야 한다. 물류기업은 하청업체 관리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화주를 대신해 물류를 관리하는 전문 물류기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또 그렇기 위해서는 내가 서비스하는 화주의 물류를, 아니면 내가 담당하는 물류기능의 한 부분을 최적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비용은 절감되고 고객 서비스는 향상된다.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3자 물류로 전환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소용이 없다면 다시 2자 물류 또는 자가 물류로 돌아가게 된다. 이미 선진국에서도 일부 나타나는 현상이다.

최시영  아주대학교 산업대학원 겸임교수

[이코노미 세계 2013.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