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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소식

NEW [건설시스템공학과] ETH Zurich 교류 프로그램_선의와 진심이 의미있는 결실을 맺다

  • 2026-07-14
  • 420

선의와 진심이 만들어낸 '판타스틱 아주(Ajou)'!



장마철의 기세가 한창이던 지난 2026년 7월 9일, 아주대학교 원천관 251호 대강당의 문이 열리며 낯선 청년들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무려 63명에 달하는 이 거대한 무리의 정체는 세계최고 명문으로 손꼽히는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ETH Zurich) 토목·환경공학부(D-BAUG)의 2026년 석사 졸업생들이었다.


ETH Zurich이 어떤 곳인가. 1855년 설립 이래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2026년 QS 세계 대학 랭킹 7위의 글로벌 탑티어 명문이다. 그중에서도 D-BAUG(토목환경공학부)는 분야별 세계 랭킹 4위에 빛나는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다. 이 똑똑한 친구들이 장마를 뚫고 별안간 아주대학교엔 웬일로 나타난 것일까?

순수한 선의, 그리고 거대한 현실의 벽
이야기는 2026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주대 건설시스템공학과 동문인 필자(97학번 박영훈)는 15년 지기 스위스 엔지니어 친구(Gian Nick)로부터 뜻밖의 SOS를 받았다. 후배들의 졸업여행(Masterreise 2026) 목적지가 한국으로 결정되었는데, 대한민국의 압도적인 토목 기술을 견학할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겠냐는 요청이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들에게 K-토목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며 호기롭게 팔을 걷어붙였다. 스위스와 달리 한국에는 눈이 번쩍 뜨일 대형 토목 현장이 넘쳐났기에, 6개월이라는 시간은 아주 넉넉해 보였다. 순수한 선의로 시작된, 그야말로 '사서 고생'의 서막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않았다. 가이드를 포함해 70명에 육박하는 대인원을 수용할 현장은 드물었고, 안전과 언어 소통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기 일쑤였다. 스위스 토목학회(SIA)의 공문까지 동원해 대한토목학회와 연계해보려 했지만, '졸업여행'이라는 성격 탓에 행정적인 벽에 가로막혔다. 그리고 행사날짜 즈음발생한 여러 안전사고로 발주처의 공문 없이는 현장에서 대규모 견학은 불가하다는 견해가 고착화되었다. 시간은 흘러 행사 한 달 전. 주고받은 이메일만 30통이 넘어가는데 계획은 여전히 뜬구름 속이었다. 주변에서는 "돈 한 푼 안 나오는 일에 왜 그리 진을 빼냐"며 혀를 찼고,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갔다.

'아주 쏘싱(Ajou Sourcing)'으로 돌파구를 찾다

행사를 고작 2주 남겨둔 시점, 필자는 정공법을 택했다. 관공서가 안 된다면 우리의 친정, 아주대학교의 문을 두드리는 것! 이때부터 '아주 쏘싱(Ajou Sourcing)'의 기적이 시작됐다.


  ▸오전 (현대건설 기술 설명회): 학과 전세진 교수님께 SOS를 치자, 곧바로 현대건설과의 기적

같은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 안전 문제로 현장 진입은 어렵더라도, 고덕토평대교의 설계와시공을 총망라한 프레젠테이션과 현장 Q&A 세션을 흔쾌히 열어주기로 한 것.


  ▸오후 (국제 공동 워크숍): 학과장 장일한 교수님께 대학원생들과의 교류를 제안하자, 인근 경희대학교 남부현 교수님 팀까지 합류시켜 판을 키워주셨다. 덕분에 100여 명 규모의 'ETHZurich-Ajou University International Joint Workshop'이 성사됐다.


  ▸화룡점정 (치맥 파티): 이 젊은 토목학도들의 서먹함을 깨 부술 최종 병기는 역시 'K-치맥'이었다. 만만치 않은 비용은 학과 사무실과 건설시스템공학과 선배님들의 전폭적인 지갑(?) 후원으로 깔끔하게 해결됐다.



폭우도 막지 못한 100명의 초롱초롱한 눈빛




7월 9일 당일 오전, 현대건설 종합상황실. 현대건설 김기남박사님, 이은철부장님, 그리고 DM구조의 김창수부사장님이 유창한 영어로 발표를 시작하자 장내가 뜨거워졌다. 대형 교량 건설을 접하기 힘든 스위스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세차게 비가 쏟아지는 고덕토평대교 인근 공원으로 이동해서도, 우산을 받쳐 든 채 30분이 넘도록 질문을 퍼붓는 그들의 열정에 진심으로 감탄했다.'졸업여행 와서 웬 공부냐'며 딴청을 피울 법도 한데, 눈을 반짝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차라리 아름다웠다.



수원 화성에서 꿀 같은 휴식과 점심을 마친 학생들은 오후 3시, 아주대 원천관 251호에 집결했다. 총동문회에서 지원해준 마스코트 '치토 인형 키링'을 선물로 안겨주자 강의실 분위기는 벌써부터 훈훈해졌다. 각 대학원생들의 깊이 있는 논문 발표와 이어진 자유 대담. 양국의 학비, 생활비, 취업 상황 등 다채로운 대화가 오갔다. "ETH Zurich 같은 초명문대에 어떻게 입학했냐"는 한국 학생의 질문에, 스위스 친구는 "일반 고등학교 졸업장만 있으면 누구나 올 수 있다"고 답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물론 "대신 1학년이 끝날 때 50~60%는 낙오한다"는 무시무시한 서바이벌 시스템 설명이 덧붙었지만 말이다.


국경을 허문 '치맥'의 마법


워크숍을 마치고 원천관 계단 앞에서 다 함께 손가락 하트를 그리며 단체 사진을 찍은 뒤, 드디어 고대하던 치맥 장소로 이동했다. 한국 학생들과 ETH Zurich 학생들을 의도적으로 섞어 앉혔더니, 처음 3분간은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듯했다. 하지만 시원한 생맥주가 들어가자 마법이 일어났다.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국경을 초월한 건배사가 터져 나왔고, 한국식 술자리 게임이 사방에서 펼쳐졌다. "오늘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아주대 최고다(Amazing Ajou)!"라는 찬사가 테이블 곳곳에서 쏟아졌다. 2시간이 흐르고 아쉬운 작별의 시간, 서로의 SNS 계정을 교환하고 기념사진을 찍느라 버스 출발 시각이 지연될 정도였다.


선의와 진심이 만든 눈부신 결실

저녁 8시, 스위스 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무사히 서울로 출발하고 나서야 비로소 가슴을 짓누르던 모든 압박감이 짜릿한 성취감으로 바뀌었다. 행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선배님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번 인연을 일회성 해프닝이 아닌 정기적인 교류 프로그램이나 교환학생, 공동 연구로 확대해보자는 뜻깊은 다짐을 나눴다.


이번 행사는 개인의 작은 '선의'로 시작되었지만, 기관이나 기업의 거창한 행정력 대신 아주대 구성원들의 '진심 어린 야성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교수님들의 네트워크, 선후배들의 화끈한 후원, 공대 교학팀의 행정 지원, 그리고 총동문회의 센스 있는 기념품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Ajou Sourcing'의 승리였다.


세계적인 명문대 학생들에게 아주대학교의 이름을 깊이 각인시킨 이 멋진 결실을 축하하며, ETH Zurich Masterreise 2026 추진위원인 노에미(Noemi) 양의 찬사로 글을 맺는다. 

"Fantastic Ajou!"


Special Thanks to ; 전세진교수님(건설시스템공학과), 장일한교수님(건설시스템공학과), 남부현 교수님(경희대학교), 총동문회(치토키링후원), 김경원(88), 정해욱(89), 홍순호(90), 권혁민(92), 국중식(92), 김현호(94), 박수혁(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