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_입상_[문학 감상과 비평]_문혜원 교수
제목: 문학, 현실을 비추는 거울과 앞을 밝히는 등불 M. H. Abrams는 『The Mirror and the Lamp』에서 거울이 무언가를 비춰야지만 의미가 있는 것처럼 문학도 현실을 반영해야지만 가치가 있는 것이고, 등불의 빛이 밖으로 점점 밝아지듯 문학도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밖으로 표현해야지만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문학 감상과 비평 강의를 듣기 전까지 내가 생각한 문학의 가치는 그저 이론에 지나지 않았다. 글을 보는 것과 쓰는 것은 꽤 많이 달랐다. 분명 문학에 관해서라면 그 누구보다도 관심이 많고 애정이 크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글쓰기의 기본인 리포트를 쓰는데 가장 큰 어려움을 느꼈다. 리포트를 쓰면서 문장성의 부족부터 글이 진부하다는 평가까지 다양한 지적을 받았다. 결국 글을 쓰면 쓸수록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실망, 좌절이 반복되었고 일시적으로 좋아하던 글을 손에서 놓기도 했다. 그때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준 것이 문학 감상과 비평 강의였다. 문학 감상과 비평 강의는 처음 접한 전공 강의였다. 다양한 전공 강의들이 있었지만 암기식 공부법에 질린 나에게 “문학”이라는 강의명은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교육과정 중에서도 암기 압박이 비교적 적은 것이 문학이다. 문학은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가치나 평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정해진 답이 없는 것이다. 무한한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다. 작가, 시대, 작품 그 자체, 독자, 작품 속 사물 등 모든 작품의 요소들을, 개인이 생각하는 바에 따라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방향성, 그것이 바로 내가 문학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며 동시에 단순 암기가 아닌 온전히 나의 경험과 배경지식으로 글을 쓰는 것이 내가 문학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이는 문학 감상과 비평 강의를 선택한 이유로 이어지게 되었다. 문학 감상과 비평 강의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열린 토론이다. 발표자가 발표를 마치면 그에 대한 질문을 다른 토론자들이 던진다. 문학 감상과 비평 강의의 토론은 단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문학 감상과 비평 강의 중심에는 문혜원 선생님께서 계시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는 부족한 질문에는 보충을 하여 모든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해주시고 어떤 때에는 토론자에게 역질문을 던지기도 하신다. 토론자들은 서로 질문을 던지고 의견에 대한 반박을 하기도 한다. 단순히 질문자와 토론자만의 일대일 시간이 아닌 강의를 듣는 모든 학생들과의 토론이 문학 감상과 비평 강의 시간에는 가능했다. 이런 토론은 진정으로 대학교에 왔음을 선명히 느끼게 해주었다. 문학작품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을 하고 그 토론의 근거 또한 작게는 작품과 작가의 해석에서부터 크게는 동·서양의 철학자들의 주장을 근거로 하여 지식이 깊어지는 효과를 주었다. 토론은 면대 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주대학교 Black Board’를 통한 온라인 토론과 함께 진행되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온라인에서 더욱 잘 드러냈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비평문과 책을 다시 읽고 의문점이나 부족한 근거에 대해서는 질문을 던졌다. 수업시간에 다른 질문자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아주대학교 Black Board’를 이용하니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검색하거나 질문자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볼 수 있었다. 또한 시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종강 때까지도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제일 긴 토론은 일주일 동안 지속되기도 했다. 끊이지 않는 토론을 보면서 신기함과 동시에 내가 정말로 원했던 강의가 바로 이런 것이었음을 다시금 느꼈다. 문학 감상과 비평 강의에 또 다른 장점은 바로 비평에 대한 강의다.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책을 최대한 많이 읽어보는 것이라 배웠다. 선생님께서는 한 이론을 설명하실 때마다 그에 걸맞은 각국의 다양한 작품들을 예시로 들어주셨다. 무작정 저자의 문체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이나 철학으로부터 파생된 책들을 읽어감으로써 비유나 구체적 묘사처럼 다양한 표현들을 접하고 그것을 다시 나만의 표현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비평임을 깨달았다. 문학 감상과 비평 강의는 글의 마무리라고 할 수 있는 피드백까지도 인상 깊었다. 학기 초에는 글쓰기 강의를 늦게 수강하여 기초와 피드백 없이 리포트를 쓴다면 분명 그 과정 또한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이후 글쓰기 강의를 들으며 강의 시간 내에 내가 쓴 리포트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약 10분 만의 짧은 피드백으로는 내가 원하는 큰 도화지를 채우기에는 무리였다. 문학 감상과 비평 강의는 국어국문학과의 전공으로 전공 선생님께서 직접 지도해주셔서 원활하고 날카로운 피드백이 가능했다. 수많은 질문 속 불필요한 질문만큼은 선생님의 따끔한 평가가 이루어졌다. 불필요한 질문은 그 질문이 나오게 된 이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주셨고 그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같이 풀어주셔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도달하게끔 도와주셨다. 피드백은 선생님뿐만 아니라 선배님과 친구들에게도 많이 받았다. 특히, 4학년 선배님의 피드백은 무려 A4용지 한 장 분량이었다. 그 속에는 단순히 글에 대한 비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격려와 함께 훗날 비평문을 쓰기 위해 읽으면 좋은 책들까지 같이 들어있어 비평의 세계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기회가 되었다. 문학 감상과 비평 강의는 단순히 선생님의 주도 하에 이루어지는 강의가 아니다. 강의를 듣는 학생 모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자신의 의견을 피력함과 동시에 문학이 지닌 가치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자신만의 방향을 찾아가는 강의이다. 토론을 통해 폭 넓은 사고를, 피드백을 통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거울과 등불로 비유된 문학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잊을 수 없으며 또 다시 듣고 싶은 강의를 “문학 감상과 비평”이라고 감히 자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