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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25학년도_입상_[데이터분석기초]_서주영 교수

  • 2026-02-25
  • 1180
제목: 낯선 시작을 성장으로 바꾼 데이터분석기초 수업
데이터분석기초 수업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크게 느꼈던 감정은 기대보다는 부담감에 가까웠다. 학창시절 동안 코딩이나 프로그래밍을 체계적으로 배운 경험이 없었고, ‘데이터 분석’이라는 단어 자체가 나와는 다소 거리가 먼 영역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업 초반에는 간단한 코드 한 줄을 이해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내가 과연 이 수업의 흐름을 끝까지 따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계속해서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감은 수업이 진행될수록 점차 호기심과 몰입으로 바뀌었고, 한 학기를 마친 지금 이 강의는 다시 한 번 수강하고 싶을 만큼 깊은 인상을 남긴 수업이 되었다.
데이터분석기초 수업의 가장 큰 특징은 성취의 결과보다 학습의 과정을 중시하는 수업 운영 방식에 있었다. 본 수업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와 같은 일회성 시험 대신, 매 차시 주어지는 실습 과제와 프로젝트 수행 과정을 통해 학생의 학습 태도와 성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였다. 처음 코딩을 접하는 학생에게 이러한 구조는 큰 의미를 지녔다. 한 번의 시험으로 이해도를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시도와 수정 과정을 통해 점차 나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제가 잘 풀리지 않더라도 그것이 곧 실패로 이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다시 시도해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방식은 학습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크게 낮추어 주었다.
수업은 강의와 실습을 병행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으며, 이론 설명 이후 바로 코드를 직접 작성해보는 구조였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내용을 듣고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배운 개념을 즉시 적용해볼 수 있었다. 수업의 진행 속도는 결코 느리지 않았지만, 그만큼 수업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었고, 수동적으로 듣는 강의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러한 수업 방식은 코딩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에게도 ‘뒤처진다’는 감정보다는 ‘함께 따라간다’는 느낌을 주었다.
이 강의를 명강의로 선정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데이터 분석을 단순한 기술 습득의 과정이 아니라 사고의 방식으로 경험하게 해주었다는 점에 있다.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 분석의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면서, 숫자와 결과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하게 되었다. 우리 팀은 개인의 직업, 소득, 연령과 같은 배경 요인에 따라 독서 목적이 어떻게 달라지고, 이러한 목적이 전자책과 종이책이라는 매체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단순히 매체별 이용률의 차이를 확인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분석을 진행할수록 그러한 수치 자체보다 ‘왜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가’를 설명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독서라는 일상적인 활동도 데이터 기반 접근을 적용하면 복합적인 구조를 지닌 사회현상으로 재구성될 수 있었고, 배경 요인과 선택의 관계를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의 본질적인 역할을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데이터 정제 과정은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단계였다. 설문 문항의 구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 결측치를 어떤 기준으로 처리하느냐에 따라 분석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이론으로만 배웠을 때보다 실제 경험을 통해 훨씬 명확하게 다가왔다. 범주형 변수를 점수화한 뒤 다시 의미 있는 범주로 재분류하는 과정은, 데이터 구조를 일관되게 맞추는 작업이 분석의 신뢰도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도구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었다.
또한 직업, 소득, 연령과 같은 배경 변수는 각각을 독립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독서 목적이나 매체 선택을 매개하는 설명 변수와 연결될 때 더 설득력 있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는 데이터를 단편적으로 나열하는 분석에서 벗어나, 변수 간 관계를 구조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텍스트마이닝, 연관규칙 분석, 교차분석 등 다양한 분석 기법을 적용해보면서, 분석 도구는 결과를 생성하는 수단일 뿐이며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데이터의 흐름을 주제에 맞게 해석하고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이 수업을 통해 가장 인상 깊게 남은 배움은, 같은 결과라도 해석의 방향에 따라 연구의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분석자의 관점 설정이 곧 결과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결정한다는 사실은 데이터 분석이 단순한 계산 작업이 아니라 사고와 판단의 영역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프로젝트 전 과정은 독서라는 주제를 사회적·문화적 맥락에서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고, 데이터 기반 사고가 왜 필요한지를 스스로 납득하게 만들었다. 더 나아가 표본의 연도별 비교나 세대별 독서 목적 세분화 등, 이후 확장 가능한 분석 방향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었다.
이러한 학습 경험은 교수자의 수업 운영 방식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 교수자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학생이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하였으며, 상담과 피드백을 통해 그 과정을 뒷받침해 주었다. 그 결과 코딩이 낯설었던 학생도 점차 자신의 언어로 데이터를 설명할 수 있게 되었고,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 자체가 학습의 핵심이 되었다.
데이터분석기초 수업은 한 학기의 성적을 넘어, 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과 사고 방식을 변화시켜 준 강의였다. 코딩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수업 구조와, 사고의 깊이를 확장시켜 준 프로젝트 경험은 이 강의를 다시 듣고 싶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이다. 이 수업은 필자에게 데이터 분석이 무엇인지보다, 어떻게 생각하고 해석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 명강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