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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6년도_입상_[정수론]_정은경

  • 유남경
  • 2017-01-23
  • 9556

 

제목 : 정수를 바삭바삭 곱씹어본 수업을 기억하며


저는 수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처음에는 권장이수 과목이라서 정수론을 들었습니다. 그 때 들었던 생각은 정수 가지고 어떻게 한 학기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까?‘ 이었습니다. 저에게 정수는 너무 익숙한 수였습니다. 1,2,3 자연수는 우리가 직접 눈으로 보이고 셀 수 있는 수이며 0, -1, -2 또한 복잡한 수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정수 이면에 숨은 면모가 무엇일까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처음 수업을 들었을 때는 익숙했던 내용들을 다시 한 번 복습을 했습니다. 수학에서는 많이 쓰이는 수학적 귀납법과 well ordering principle이었습니다. 수학적 귀납법은 고등학교 교과과정에도 들어있고 well ordering principle은 이전 전공에서 배웠기에 왜 다시 복습을 하나 궁금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이 두 정리는 정수론의 시작임을 알았습니다. 정수를 0이 정수로 나눌 때 몫과 나머지를 구할 수 있기 위해서는 위 두 정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몫과 나머지를 구할 수 있으면 이후 챕터의 내용은 이의 연장선상 이었습니다. 일차방정식을 풀 때,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를 생각할 때, 소수를 생각할 때 등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눠서 몫과 나머지가 얼마인가를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가 이 수업을 명강의로 뽑은 이유는 우선 교수님께서 처음 정수론을 시작할 때 이 과목의 방향성을 잘 잡아주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아까도 언급했듯이 정수론에서 중요한 두 정리와 몫과 나머지의 개념을 학생들에게 알기 쉽게 강의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이후의 수업을 들을 때 어려움이 생길 때 교수님께서 잡아주신 방향을 다시 생각해보며 공부하다 보니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교수님께서는 학생들과 소통을 잘 하셨습니다. 수업중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셨고, 학생들이 이해가 잘 안되었다고 판단하셨으면 좀 더 난이도를 낮춰서 설명을 해주셨기고 하셨습니다. 또 숙제를 내주셨을 때 피드백을 받으시면서 숙제의 양, 난이도를 조절해주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수업을 진행하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수학을 공부할 때 있어서의 노하우도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떤 문제를 증명할 경우 처음부터 증명하기 어려우면 몇 가지 예시를 들어가면서 어떻게 일반화를 할까 고민하시라는 말씀은 저에게 매우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제까지 어떤 문제를 증명하라고 하면 처음부터 일반화된 공식을 도출해내려고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수학의 증명들 중에서는 처

음부터 일반화된 공식을 찾은 것이 아니라 몇 가지 사례들로부터 일반화된 공식이 존재할까를 고민해온 사례들이 많이 있어왔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수학을 공부해 나갈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얻은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수업을 들으면서 느낀 점은 정수를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보면서 그 속에 숨은 원리가 매우 아름답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정수가 밀가루이고 이 밀가루를 가지고 빵을 만들고, 과자를 만들고, 피자 도우를 만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면 정수를 정수로 나눌 때 나머지가 얼마일까를 관점을 가지면 module의 개념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정수는 1과 자기 자신 이외에는 나눠지는 수가 없다는 발견은 소수의 발전을 만들었습니다. 어떤 방정식이 정수해를 가지는지에 관해서는 디오판티누스 방정식과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이끌어 냈습니다. 아름답다고 느낀 경우는 특히 피보나치수열을 공부할 때였습니다. 피보나치수열을 1,1,2,3,5,8, 13 이렇게 앞의 두 항의 합으로 다음 항이 정의되는 수열입니다. 피보나치수열에서 등장하는 숫자가 바로 황금비입니다. 이 황금비는 특정한 숫자인데 어떤 피보나치수열의 항 분의 다음 피보나치수열의 항의 극한값으로 이를 분수의 형태로 나타내면 1이 계속해서 등장합니다. 1은 가장 간단한 수인데 이를 무한이 쓰다 보니 가장 아름다운 비율이라고 하는 황금비가 등장한다는 사실에 놀랐고, 1이 계속 등장하는 분수 자체도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n번째 항과 m번째 항의 최대공약수는 nm의 최대공약수 번째 항이라는 사실도 신기했습니다. 그 외에 mn의 배수이면 m번째항이 n번째 항의 배수라는 사실, n+m번째 항을 n번째 항과 m번째 항으로 표현할 때의 깔끔한 공식 등은 수학이 이렇게 아름다운 형태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수론은 수학 그 자체의 아름다움 외에도 활용분야가 굉장히 많습니다. 우선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의 기초가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정수론의 응용으로 암호학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암호학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국방, 안보의 기밀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이 암호학은 현대에 와서는 비트코인, 전자결제, 개인정보 보호 등에 이용됩니다. 현대는 정보기술 시대로 누구나 신용카드, 인터넷 결제를 한 번 쯤 이용해 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해킹, 개인정보 보호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암호 계열의 직업 분야는 현재 각광받고 있는 직업인만큼 정수론은 그 암호학의 기초이므로 중요한 과목임에 틀림 없습니다.


한 학기 수업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친숙한, 정수라는 친구를 이렇게도 주물러 보고 저렇게도 주물러 보면서 쿠키처럼 바삭바삭 곱씹어본 식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수학을 좋아하신다면, 정보 보안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 강의를 추천합니다. 끝으로 이 강의를 재미있게, 유익하게, 쉽게 가르쳐 주신 정은경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교수님의 명강의로 저는 수학을 공부하는데 큰 디딤돌을 얻은 것 같습니다. 또 저의 진로를 상담해 주시고 고민을 같이 이야기 나누어 주셨기에 다시 한 번 더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