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_우수_[경영학과]_김용기 교수
제목: 용기를 주는 교수님 김용기 교수님을 만난 것은 벌써 2년 전이다. 당시의 나는 군 전역 후 복학했다. 다른 남학생들처럼 복학 전 군대에서 미래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다. 학교를 계속 다닐지 말지부터 복수전공으로 무엇을 공부할지까지 수많은 생각들이 왔다갔다. 결국 학교를 계속 다니기로 결심했고, 복수전공은 국제통상으로 정했다. 당시 드라마 <미생>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나 역시 그 드라마에 빠져 무역회사에 대한 환상을 가졌기 때문이다. 복학 후 국제통상전공의 필수과목인 국제통상입문을 수강했다. 그 수업이 나와 교수님의 첫만남이었다. 그 수업은 군대에서부터 이어진 나의 고민을 확실하게 해결해 주었고, 이후 국제통상세미나와 동남아시아입문까지 교수님이 아주대학교에서 하시는 모든 강의를 수강하였다. 나는 교수님의 수업과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칭찬하고 싶다. 교수님의 첫인상은 인자한 아저씨 같았다. 화 한번 낼 줄 모르는 사람 좋은 아저씨 말이다. 하지만 교수님은 누구보다 날카로운 사람이었다. 파워포인트가 아닌 한글로 작성된 강의노트부터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줄글이 아닌 짧은 문장들만 나열된 노트는 너무나 논리적이고 정교했다. 복잡한 이론들의 역사와 핵심을 단 몇 줄로 정리하는 능력은 교수님이 기자출신이라는 것을 충분히 증명했다. 강의노트와 마찬가지로 교수님의 설명 또한 논리적이었다. 마치 뉴스를 보듯, 육하원칙과 인과관계, 기타 참고사항 등을 꼼꼼하게 알려주셨고 국제통상이란 학문이 무엇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강의 초반에 내주셨던 보고서 요약 과제는 대학공부를 하는데 있어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방대한 양의 보고서를 몇 장으로 요약해야 했다. 나는 처음으로 글을 적게 쓰는 것이 어렵다고 느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는 60명이 넘는 학생들의 과제 하나하나를 첨삭하고 코멘트를 달아주셨다. 이 과제를 통해 많은 양의 정보에서 핵심만을 추려내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법을 배웠다. 교수님께 배운 많은 것들 중 가장 좋았다고 생각한다. 팀 발표를 할 때도 주제선정부터 발표내용까지 꼼꼼히 살펴보시고 조언해주셨다. 학생들에게 편안하게 다가오시면서도 학문적인 비판을 아끼지 않으셨다. 수업을 위한 교수님의 노력으로 나는 국제통상에 점점 빠지게 되었다. 학문에 흥미가 생기니 학습의욕도 고취되었다. 고작 드라마 하나를 보고 결정했던 진로는 확실한 진로가 되었고, 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김용기 교수님은 뛰어난 교수면서 훌륭한 선생님이다. 학생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따뜻하게 대해주시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던 국제통상입문 수업은 60명 이상이 듣는 대규모 강의였다. 나는 그들 속에서 자주 조는 학생 중 하나였다. 복학의 의지가 없던 것인지, 교수님의 목소리가 나긋했던 것인지, 수업이 점심 직후여서 그랬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종종 졸았다. 그럴 때마다 교수님은 ‘뒤에 서서 잠 좀 깨고 들어오라’고 하셨다. 하루는 교수님께서 내 이름을 부르시며 잠을 깨우셨다. 잠 때문에 60여명의 학생 중 교수님이 이름을 아는 몇 사람이 되었다. 국제통상입문을 종강한 후 1년 뒤 국제통상세미나 수업을 통해 교수님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첫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둘러보시고는 “강한결 오랜만이네?”라고 하셨다. 1년 전 자꾸 졸았던 학생을 교수님은 아직도 기억하고 계셨다. 사람들은 보통 대학교에서 교수가 학생의 이름을 아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수의 눈에 띄어서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교수가 학생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교수가 수업을 단순히 지식전달 노동현장으로 보지 않고, 자신의 학생들과 인간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공간으로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1년 뒤 교수님의 입에서 내 이름을 들었을 때, 나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느끼지 못했던 강사와 학생간의 유대를 느꼈다. 교수님은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대하신다. 수업마다 학생들의 이름을 외워 이름으로 불러주신다. 학생들에게 수업내용을 읽게 한 후 생각을 묻기도 한다. 이런 수업방식은 학생들로 하여금 학문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 조별 과제를 상담하러 갈 때도, 커피를 사주시며 개인적인 대화까지 나누신다. 최근 대통령 선거 때문에 바쁘신 와중에도 발표 내용을 꼼꼼히 봐주시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특히 한 번은 내 발표 부분을 굉장히 칭찬하셨던 적이 있다. 발표 후에도 학생들 앞에서 나를 칭찬해주셨고, 수업시간에 앞에서 학생들에게 다시 한 번 설명해보라고 하셨다. 나는 잠깐이나마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였고, 이 짧은 경험은 나에게 자신감을 주었다. 국제통상에 자신감이 생겨 더욱 열심히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 교수님께서 주신 작은 용기로 동기부여가 된 것이다. 최근 동남아시아입문 수업에서는 정말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 교수님께서 심한 감기와 성대결절에 걸리셨다. 수업에 들어오셨을 때 기운도 없어보였고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교수님은 수업을 게을리하지 않으셨다. 그 동안 진도가 많이 나간 상태여서 휴강을 해도 문제가 없었지만, 교수님은 아픈 몸을 이끌고 수업하셨다. 한 달 동안 계속 몸이 안 좋으셨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은 수업의 정규 진도를 빠르게 끝내셨다. 여기서 더 놀라운 일이 있었다. 외부 연구소의 보고서를 가져와 계속 수업하신 것이다. 여전히 목소리는 잘 나오지 않았고, 예정된 진도는 다 끝난 상태였다. 하지만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더욱 많은 것을 가르치고자 했고, 본인의 책임을 헛되이 하지 않았다. 그리고 몸이 좋지 않아 미안하다며 학생들에게 사과하셨다. 교수님의 열정과 태도에 정말 감동했다. 이제껏 봐왔던 몇몇 교수들과는 달리 책임을 다 하시고, 자신의 건강상태가 오히려 학생들의 공부에 방해될까 걱정하셨다. 김용기 교수님은 이런 분이다. 교수님의 가르침과 헌신으로 나는 학문적 소양뿐만 아니라 인간적 소양까지 갖추려 노력하게 되었다. 교수님의 전문성과 격려는 나의 진로를 확정하고 이루는 밑바탕이 되었다. 교수님의 인간성과 배려는 삶의 모범적인 태도 그 자체였고, 나 또한 그를 닮기 위해 책임감을 기르고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교수님께서 하신 자잘한 행동들은 모여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교수님의 성함처럼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꿈을 위해 정진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되었다. 언젠가 수업 조과제 상담을 한 후 교수님께서 고기를 사주셨다고 들었다. 나도 언젠가 교수님과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걸치고 싶다. 그리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 동안 쑥스러워 전하지 못했던 말들을 이 짧은 글로 전하는 못난 제자를 이해해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