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박지혜/인문학부
★ 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 인문학부 박지혜
학교현장실습을 나가기 전에는 교육봉사 이외에는 한 번도 누군가를 가르쳐 본 경험이 전무해서 교생실습을 내년으로 미뤄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게다가 교직과목도 모두 이수한 상태가 아니었고 영어 교재 및 연구법 수업도 아직 듣지 않아 수업계획서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방식으로 작성하는지 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교환학생 파견 때문에 다른 분들보다 학교 섭외를 빨리 하게 되었는데 섭외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난감했었습니다. 그리고 교환학생으로 나가있어서 오리엔테이션도 참여하지 못해 너무나도 막막하고 학교에 가서 과연 무엇을 해야 하나 막막했습니다. 그리고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교생 선생님의 복장도 은근 신경이 많이 쓰이는 부분인데 저희 학교는 청바지와 운동화는 직접적으로 안된다고 하시지는 않았지만 그렇지 못하는 분위기였고 저는 주로 원피스(무릎 바로 위 정도)에 가디건이나 자켓을 걸쳤습니다.
하지만 제가 한 우려는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교생 선생님들도 마찬가지로 막막했던 것은 같았습니다. 그나마 모교로 가서 학교 시설도 그대로, 학창시절에 계시던 선생님들도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의 어려움, 긴장감은 다른 교생 선생님들에 비해서 덜했던 것 같습니다. 전체 여자 22명이 교생선생님으로 함께 와서 심심하지 않은 교생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총 4주 중에 첫 주에는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각 부서의 부장 선생님들께서 오리엔테이션을 하셨습니다. 첫 주에 학교에 8시 10분까지 출근해서 16시 30분까지 학교에 있는 게 힘들었을 뿐 하루 종일 오리엔테이션만 듣고 한 주가 흘렀습니다. 그리고 둘째 주부터는 수업 참관을 시작하였습니다. 학교에서 교과담당 선생님께서 짜주신 참관일정과 수업시연일정을 같은 영어 교과 교생 선생님들끼리 분배하고 함께 참관하였습니다. 교생마다 의자를 주어서 쉬는 시간에 미리 의자를 들고 교실 뒤로 들어가 앉아서 선생님께서 들어오시기를 기다렸습니다. 선생님들의 수업을 참관하고 참관록을 작성하는데 수업의 장점만 기술하도록 하였습니다. 여러 선생님들의 다양한 수업을 참관한 후 제가 할 수업에서는 어떤 점을 활용할지도 생각해보고 제 수업계획서를 짜기 시작했습니다. 셋째 주부터 수업시연이 시작되었는데 첫 수업은 몰라서 당당 했던 것인지 막상 수업을 시작하니까 떨리지 않고 수업계획서대로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수업을 한 후 담당 선생님께 가서 코멘트를 바로 받았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면서 다음 수업에 보충했으면 좋은 점들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총 11번 수업시연을 하였는데 4차시의 수업을 가지고 같은 진도로 여러 반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똑같은 내용의 수업을 진행해도 반의 수업 분위기는 항상 달랐고 매번 상황적으로 수업 진행 방식을 바꿔나가기도 했습니다. 수업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지만 수업을 준비하면서 흥미로움을 느꼈습니다. 수업을 대충 어떤 식으로 진행하고 어떤 활동을 할지는 구상해 두었지만 수업 계획서로 작성해서 제출하는 것이 까다로울 수 있는데 영어 교과 담당 선생님께서는 구상한 것만 보여주면 된다고 하셔서 수업 계획서 작성에 대한 부담감은 적었습니다. 그리고 연구수업은 총 22명 교생 선생님들 중 한 분이 하셔야 했었는데 제가 나이가 제일 어려서 선뜻 나서는 것도 눈치가 보였고 수업을 많이 들어가는 편이였기 때문에 다른 교과 선생님께서 연구수업을 하셨습니다.
담임 학급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당연히 1학년 담임을 맡게 될 줄 알고 있었는데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을 맡게 되었습니다. 사실 중2병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중2학생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교생선생님을 너무나도 좋아하고 잘 따라주었습니다. 제가 조용하고 먼저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친해질 방법을 항상 생각하고 있었는데 학생들이 먼저 다가와서 이야기하고 챙겨줘서 너무나도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1학년 때 교생 선생님을 맞이해본 아이들이라 한 달 후에 간다는 것도 미리 알고 있었고 교생 선생님이 왜 오는지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또 모교생이라는 것을 밝히니까 아이들이 신기해하고 더 잘 따랐습니다. 학급 담당 선생님께서는 기간제 교사 2년차이신 분이라 나이 차이도 저랑 2살밖에 나지 않았고 학급 운영에 대해서 같이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담임 선생님들께서는 일방적으로 교생선생님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저는 선생님께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시고 담임의 권한을 많이 넘겨주셨습니다. 조회, 종례도 진행하고 학생들이 교내에서 수련회를 진행하는데 참여해 볼 수 있었고 학급 좌석 바꾸는 일도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모교로 가다보니 제가 학창시절에 배웠던 선생님들께서 개인적으로 수업지도안 짜는 방식과 예시를 보여주고 챙겨주셨습니다. 마지막 4주차에 학교에서 같이 벚꽃사진도 찍고 체력장도 하면서 학생들과 많이 친해질 수 있었는데 마지막 주라 교생 생활 마무리하기도 정신적으로 바빴고 3주동안 더욱 친해지지 못한 점이 너무나도 아쉬웠습니다. 학생들과 헤어지는 날, 학생들이 새벽부터 나와 이벤트를 준비해 주었습니다. 정말 큰 감동이었고 저는 개인적으로 학생들에게 펜에 한 명씩 이름과 메모를 적어 붙였고 엽서에 학생들 하나하나에게 편지를 써서 펜을 꽂아서 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종례시간에 제가 그 동안 학생들과 찍은 사진을 다 모아서 동영상을 만들어서 틀어주었습니다.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아쉬운 마음에 울컥하고 슬펐습니다.
많은 걱정을 가지고 교생실습을 나가게 되었는데 우려와 달리 너무나도 소중하고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한 번 더 나갈 기회가 있으면 가고 싶을 정도로 정말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꿈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12년 봄날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