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변정화/간호학부
★ 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 간호학부 변정화
저는 대학 진학을 결정하던 시기에 매우 고민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교사 되고 싶기도 했고, 의료계에서 일하고 싶기도 하였기에 간호사도 되고 싶었던 것이었죠. 고민 끝에 저는 소아과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간호대학에 진학했는데, 운이 좋게도 제게 교직이수 라는 또 하나의 길이 생겼습니다. 저는 고민하지 않고 바로 교직이수 신청을 했고 열심히 노력한 덕분인지 교직이수자로 뽑히게 되어 교육에 관한 많은 과목들을 들어왔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이론적인 부분만 배워서인지 많이 흥미롭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교생실습을 기다려 왔던 것인지 모릅니다.
시간이 흘러 4학년이 되었고, 드디어 교생실습을 나가게 되었는데 그 전 날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과연 내일부터 교생선생님으로 아이들 앞에 잘 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생겼던 것이죠. 설레면서도 걱정스런 마음으로 실습 첫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보건선생님께서는 보건교생교사인 저희들을 위해 실습 계획 및 일정도 다 짜놓으시고, 감사하게도 멘토 반까지 정해 주셨습니다. 사실 보건교생으로 실습을 하기 때문에 멘토 반은 없을 줄 알았는데, 마음을 써주셔서 무척 감사했습니다. 게다가 수업도 많이 해볼수록 좋다고 하시며 일인당 17시간 정도 수업을 해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난생 처음 해보는 수업이라 걱정도 되었지만, 실습은 배우기 위해서 하는 것이므로 잘 된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습 첫 주는 보건실 구조와 약품, 처치방법 등에 대해 배우고 그 다음주에 있을 team-teaching 수업을 준비했는데, 그 주에 가장 어려웠던 것은 바로 보건실에 온 학생들을 처치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병원실습을 이미 1년 넘게 했지만, 병원에서 보는 환자와 학교에서 볼 수 있는 환자들은 병명과 증상이 확연히 차이가 났기 때문에 보건선생님께서 주신 양식에 맞춰 아이들을 사정하고 처치를 하는 것이 제게는 어려웠습니다. 특히, 배가 아파서 오거나 머리가 아파서 오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처치하기가 매우 곤란했습니다. 그런데, 이 일도 하루, 이틀, 삼일…하다 보니 조금씩 자연스러워 지고 각각의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익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첫 수업인 팀티칭 수업을 준비하면서도 배운 점이 많습니다. 저는 사실 학생 때, 보건수업을 재미있게 들어본 적이 없어서 교사가 수업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지 알지 못했는데 선생님과 함께 수업 준비를 하면서 좋은 교사가 되기란, 그리고 좋은 수업을 하기란 노력 없이 될 수 없구나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팀티칭을 해보고 나니, 어떻게 수업을 하면 될 지 조금씩 감이 생겼고 셋째 주에 첫 수업을 위한 준비를 둘째 주부터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동기유발과 활동을 어떻게 할지 아이디어를 짜고, 그에 따라 약식으로 수업지도안을 만든 후에 수업에 필요한 각종 자료들을 준비하고 주말에는 세안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잘 준비를 하여 수업 전 날에는 세안을 토대로 수업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습을 했습니다. 첫 수업을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많이 긴장되고, 떨렸는데 막상 수업을 시작하고 하나씩 진행해 나가다 보니 어느새 떨리던 마음은 가라앉고 학생들과 소통하며 연습한 것을 토대로 수업이 잘 되어갔습니다. 첫 수업에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고, 저도 열심히 준비한 덕에 첫 수업이 성공적으로 끝나 저는 수업을 하는데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반마다 학생들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수업 지도안을 가지고 이 반은 이렇게 해 보고, 저 반은 저렇게 해 보는 식으로 방법을 조금씩 달리하기도 했더니 셋째 주 마지막 수업 즈음에는 융통성이 생기고 수업을 할 때 여유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넷째 주에는 대망의 연구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여러 번 해 본 뒤라 떨리지 않을 것 같았는데, 연구수업을 진행할 학년은 셋째 주에 수업했던 학생들의 학년과 다르기도 하고, 수업지도안도 다르다 보니 또다시 긴장되기 시작했습니다. 멘토 반 아이들과 연구수업을 하게 되어 좋기도 했지만, 이 전에 아이들과 많이 어울릴 시간이 없었기에 아이들 이름도 다 외우지 못했고, 충분히 친해지지 못했던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수업을 해보니 아이들을 지목할 때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아이들 이름표도 만들고, 멘토 반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을 집중시킬 때 주로 사용하시는 방법도 알아두었습니다. 연구수업 당일 아침에는 멘토 반에 미리 가서 아이들에게 오늘 함께 수업할 것이라는 얘기를 하며 수업 시간에 배울 율동도 미리 동영상을 보여주며 아이들이 친숙해 질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업은 시작되었습니다. 여러 교수님들,선생님들께서 오셔서 떨리긴 했지만, 지금까지 수업한 경험으로 시간을 맞춰가며 수업을 진행해 나갔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었고, 재미있게 수업을 들어주어서 저도 더욱 힘이 났습니다. 마무리 시간에 시간이 조금 모자라 빠듯하게 한 감이 있어 속상하긴 했지만, 선생님들께서도 잘 했다고 칭찬해 주시고 동료 교생교사들도 잘 했다고 해주니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느껴졌습니다. 마지막 주에는 고학년 수업이 진행되었는데, 6학년은 처음 대하다 보니 눈높이를 잘 맞추는 것과 아이들의 수준을 파악하여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이 맘 때 아이들이 관심이 많은 이성교제에 대한 수업을 준비했는데, 저학년보다 수업 참여도가 떨어져 수업을 하는 것이 힘이 들었습니다. 고학년 수업을 통해 배운 것은, 교사는 수업을 할 때 위엄이 있어야 한다는 것과 어떠한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반응에 적절히 대처할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를 위해서 고학년 아이들을 파악할 수 있도록 어울리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고 아이들을 경험해 보아야겠습니다.
5주 간의 실습은 매우 짧았습니다. 실습을 시작할 때는 언제 5주를 다 채울까 생각했는데, 매 주 수업준비를 하며 지내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흘렀습니다. 수업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으면서 교사란 참 힘든 직업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교사보다는 간호사가 낫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교사는 참 그러합니다. 아무리 힘이 들었어도, 수업을 하며 아이들이 보여주는 반응과 수업을 하고 난 뒤, 아이들이 보여주는 반응을 통해 힘들었던 기억을 다 잊게 되고, 행복함에 미소 짓는……. 처음 교직이수를 시작 할 때는, 교사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지만, 교생실습을 하고 나서 저는 꼭 교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을 하며 행복했던 적이 없었는데, 교사로서의 저는 힘들지만 행복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미소, 고맙다는 한 마디에 가슴 뭉클해지고 뿌듯함을 느끼는 저였습니다. 이번 실습을 하며, 보건교사는 단순히 학생들의 처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보건 사업을 운영하고 보건 소식지, 가정 통신문 등 다양한 일을 함을 알았습니다. 그렇기에 보건교사는 이에 필요한 역량을 가지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알았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아이들의 단순한 육체적 아픔뿐만 아니라, 마음의 아픔까지도 어루만져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