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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칼럼] 고객에 대기시간을 알려줘라…확실한 숫자가 사과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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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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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 심리학과 교수]


얼마 전 불법 주정차된 차량이 동네에 너무 많아 차량은 고사하고 사람의 통행까지 방해를 받아서 단속을 의뢰하려고 담당 기관에 전화를 했다. 그런데 먼저 걸려 온 단속 요청 전화가 많았는지 자동 음성 안내가 반복됐다. `지금 모든 회선이 통화 중입니다`라는 메시지 말이다. 몇 분 동안 기다리면서 묘하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 사람들 그냥 일하기 싫어서 이런 메시지를 자동으로 돌아가게 틀어 놓은 것이 아닐까?` 물론 그럴 리는 없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슬슬 고개를 들며 약이 오르기 시작한 경험을 해 보신 분이 많이 계실 것이다. 실제로 사회든 조직이든 많은 갈등과 항의는 기다림 자체보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화가 상당히 나 버린 상태의 민원인이나 고객이 전화가 연결됐을 때 애꿎은 공무원이나 상담원에게 먼저 화부터 내고 서로가 언성을 높이게 돼 결국 자신의 볼일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어디 한둘인가.

테크니온 이스라엘 공과대학의 나이라 뮤니처 교수와 아나트 라파엘리 교수는 사람들이 언제 잘 기다리고 못 기다리는지를 아주 상식적이면서도 짓궂은 실험 하나를 통해 알아보았다. 이들은 기간을 정해 놓고 자신들의 연구실에 업무차 걸려 오는 전화 123통에 대해 세 가지로 응대해 봤다. 첫 번째 조건은 통화 대기음으로 음악만 계속 흘러나오는 것이다. 두 번째 조건에서는 발신자가 `죄송합니다. 지금은 먼저 걸려 온 전화를 받고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라는 안내 메시지를 2분 남짓(정확하게는 108초) 한 시간 동안 세 차례 듣게 됐다. 세 번째 조건에서는 같은 시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자신이 통화를 하려면 대기 순서가 몇 번째인지 알려주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다. 


(하략)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0/09/959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