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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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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칼럼] 영문법, 그들도 모르다는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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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15
  • 2865

[최영화, 아주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항생제의 길잡이>는 1983년 감염학회 원로교수이신 정희영 선생님이 쓰신 항생제 소개 책이다. 1983년 간행된 책은 보지 못했고, 내가 가진 책은 1990년 발행본이다. 500쪽 두께인데 바닷빛 옛글씨체에 금박으로 제목을 박았다. 스승님 책꽂이에서 어깨너머로 보았을 때 꼭 가지고 싶었는데 ‘길잡이’라는 한글 제목에 끌렸을 것이다. 결국 1998년 감염학회 이름으로 개정판을 내는 작업에 간사로 참여하면서 책을 얻었다.


첫머리는 ‘환자를 앞에 두고 어떤 항생제를 사용할 것인지를 생각한다’이다. 감동이 뭉게구름처럼 솟아났다. 이심전심, 나와 같은 고민을 한 선생님으로부터 길잡이를 안내받는 것에 대한 감동이었다. 조곤조곤한 글쓰기도 얼마나 마음에 들었던가. 2000년 개정판은 내가 다음으로 좋아하는 판본이다. 오탈자를 찾기 위해 여러 번 읽었고, 화학식의 탄소 숫자와 구조식의 연결선을 틀리지 않으려고 참고 문헌을 뒤졌으며, 글의 통일성을 위해 교정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여러 학교 교수들이 합숙하며 확인 작업을 한 정겨운 노고도 숨어 있다. 과거의 이런 시간 소모적인 교정 작업이 흐뭇한 것은 오탈자를 찾았을 때의 즐거움, 틀린 선이나 연도를 제대로 했을 때의 쾌감, 인쇄된 교과서에 틀린 내용이 없다는 만족감 때문이겠다. 교정이 성격에 맞나보다.


(하략)


http://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498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