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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칼럼] 우리 엄마 젖을 다오

  • 커뮤니케이션팀
  • 2022-05-19
  • 1424

[김홍표, 약학대학 교수]


북한강 중간께의 청평에는 안전 유원지가 있었다. 매표소를 지나 처음 만나는 집은, 낮에는 음식점이고 밤에는 사이키 조명 아래 춤을 출 만한 공간도 있었다. 그러니 종업원 중에는 덩치 큰 친구도 있었는데, 듣기로는 씨름 선수 출신이라고 했다. 오가는 손조차 뜸한, 비 오는 어느 날 나는 그의 노랫소리를 들었다. “참외 줄랴 참외 싫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애잔한 기타 선율과 함께 오래전에 들었던 낮은 목소리가 지금도 기억에 선하다. 


아마도 그는 수유(lactation)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애착 또는 접촉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눈을 마주하며 정온동물끼리 체온을 나누는 일이 사회적 결속력을 다지는 강력한 수단이었음은 우리 유전자에도 새겨져 있다. 해마다 오월이 돌아오는 걸 보면. 


피부 분비물 형태로 젖이 등장한 지는 3억년도 더 되었다. 진화학자들은 알을 낳던 포유동물 조상이 알껍데기가 마르지 않게 뿌려주던 액체가 젖의 시초라고 본다. 그러다 세균이나 곰팡이에 맞설 화합물도 만들어 젖에 섞기도 했을 것이다. 모두 현재의 포유동물 젖을 분석해서 추론한 결과다. 하지만 새끼가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크기를 키울 영양소 보급이 젖의 핵심 기능이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비둘기나 플라멩코도 식도에서 우유 비슷한 물질로 새끼를 키우는 것 아니겠는가? 


(하략)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20519030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