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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칼럼] 자작나무의 신비한 ‘겨울나기 전략’

  • 홍보실
  • 2024-01-25
  • 284

[김홍표, 약학대학 교수]


하늘로 올라간 무게 있는 것들은 으레 아래로 내려오게 마련이다. 바닷물, 강물도 마찬가지라서 지난날 대기로 올라간 수증기가 올겨울 자주 눈으로 비로 찾아온다. 겨울 평균 기온은 올랐다지만 오히려 추운 날은 더 춥다. 삼한사온은 가뭇없이 사라지고 기후를 예측하기는 어려워졌다. 반짝 기온이 올라 개나리꽃이 피었대도 겨울잠 자는 동물들이 성급하게 기지개를 켜면 안 된다. 야생 동물은 촘촘한 털 매무새를 추스르며 추위를 버티지만 밑동에 켜켜이 눈 쌓인 나무들은 어떻게 겨울을 나는 것일까?


평안북도 출신 백석은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라며 백화라는 제목의 시를 썼다. 나도 몇년 전 백두산 가는 길목에서 아름드리 자작나무숲을 본 적이 있다. 아랫도리 날씬한 미인송 숲을 지나서였다. 허옇고 종잇장처럼 얇은 껍질을 두른 자작나무는 아름다운 겨울나무다. 북극의 백곰처럼 추위에 잘 적응한 식물인 것이다. 가을이 깊어가고 날이 짧아지면 식물은 광합성 장치의 가동을 멈춘다. 탄수화물을 저장소로 보내는 일도 서둘러야 하지만 뿌리 쪽으로 물을 끌어내려야 갈무리가 끝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잎을 떨구는 것이다. 씨앗을 땅에 흩뿌리는 일년생 풀들은 씨에 휴면기를 두는 방식으로 겨울을 나지만 나무는 통째로 서서 겨울을 산다.


(하략)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01242016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