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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부부금슬만한 노후대책은 없다

NEW 부부금슬만한 노후대책은 없다

  • 박성숙
  • 2008-07-16
  • 42810

부부금슬은 확실한 보험

   2005년 8월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이 되면 우리의 평균수명은 81세(여자: 84.4세, 남자:78.2세)로 일 본에 이은 세계 제2위의 장수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생물학적 수명은 점점 길어지겠지만, 명예퇴직이니 뭐니 해서 사회적 수명은 상대적으로 더 짧아질 것이다. 천수를 누린다면 요즘 떠도는 사오정(45세 정년)이나 오륙도(56세 정년)를 기준으로 은퇴 이후, 부부가 함께 살아야 하는 시간이 대충 30년에서 40년 정도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 젠 여생(餘生)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긴 은퇴 이후의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인생 2막」을 새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노후대책’ 하면, 퇴직금이나, 연금 액수 정도를 떠올리면서 막연하게 ‘어떻게 되겠지.’하거나 ‘어디 싸고 좋은 땅 없나?’하면서 대충 지나간다. 경제, 건강, 일, 주거 등 은퇴 이후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비해 체계적인 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도 인생의 마무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외로움이라는 사실, 그리고 이 문제의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 부부관계의 질을 높이는 것임을 깨닫고 이를 준비하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 부부금슬만큼 확실한 보험은 없다.

  

좋은 부부관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30대엔 마주보고 자던 부부가 40대가 되면 천정을 보고 잔다. 그러다 50대가 되면 서로 등을 돌리고 자고, 60대가 되면 각 방을 쓴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 70대가 되면 서로 어디서 자는지도 모르게 된다.’ 얼마 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돌아온 아내가 들려준 우스개 소리다. 우 스개 소리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전국의 60세 이상 여성노인 4백4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는 우리나라 황혼기 부부관계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사 결과 여성노인들이 가족 구성원 중 가장 갈등 관계가 심한 사람은 배우자로 나타났다. 갈등의 정도는 함께 사는 자녀나 며느리보다 훨씬 심했다. 친밀감도 낮고 의사소통도 잘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와의 친밀감은 손자녀나 자녀, 형제. 자매 보다 낮았다. 갈등이 심한 경우 황혼 이혼으로 치닫는데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년 이상 장기 동거부부의 이혼 구성비는 1981년 4.8%에서 2004년 18.3%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많 은 부부들이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난 다음에, 성공해서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 그때 가서 둘만의 시간을 즐기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때가 되면 이미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관계가 멀어진 경우가 많다. 노인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노후의 좋은 부부관계 역시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생활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부부관계란 신경 쓰지 않아도 유지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 생각이다. 부부관계 역시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함께 사는 것이 지루하고 무의미하다면 백년해로는 결코 축복이 아니며,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부부가 서로를 지겹게 생각한다면 그처럼 끔찍한 일도 없다.

 

<부부관계 리모델링을 위한 7일 작전>

   준 비 없이 노후를 맞아 지루한 삶을 살다 외롭게 말로를 맞을 것인가? 아니면 활기찬 삶을 살다 행복하게 삶을 정리할 것인가? 결정하고 준비할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출발은 간단하다. 지금 곁에 있는 배우자의 눈을 쳐다보면서 사랑의 말을 전해보라. 배우자의 손을 잡아보라. 전화를 걸어 둘만의 저녁 식사를 제안하라. 좋은 관계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하지 않던 일이라면 낯간지럽고 쑥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뭐든 잘 하려면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행복한 부부관계 역시 노력하고 연습을 해야 한다. 그동안의 습관을 하루에 다 바꿀 수 없으므로 우선 하루에 한 가지씩만 실천해보자. 일주일 단위로 매일 한 가지씩 실천하다 보면 조만간 완전히 달라진 서로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제 1일: 헤어질 때와 다시 만나는 순간을 바꿔보자

   아 침에 눈을 뜨면 무표정한 얼굴로 “어휴 또 당신이야.”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신 미소를 띠고 “잘 잤어?”라고 인사하자. 아침에 헤어질 때와 저녁에 다시 만날 때 역시 ‘당신은 안중에도 없다.’는 메시지 대신 ‘당신이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자.


제 2일: 차이점을 인정하고, 배우자의 취향을 공유하자

   부 부간의 갈등을 방지하고 관계를 돈독하게 하려면 무엇보다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있는 ‘다르다=나쁘다’의 공식을 삭제해야 한다. 자기의 취향이 아니라도 배우자가 좋아하는 것(TV시청, 기호, 만나는 사람, 취미, 음식, 화제, 일)에 관심을 갖고, 함께 즐겨보자.


제 3일: 당연시 여기지 말고 칭찬과 감사를 표현하자

   사 회생활을 할 때 칭찬과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배우자에 대한 칭찬과 감사에는 지나치게 인색하다. 배우자의 작은 장점과 사소한 친절과 배려에 칭찬과 감사의 말을 전해보자.


제 4일: 끼어들지 말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자

   사 람들은 자기 얘기를 잘 들어주는 가장 좋아한다. 사람들 간의 갈등을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상대방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다. 배우자가 이야기 할 때 말을 자르거나 도중에 끼어들지 말아보자. 지루하더라도 맞장구를 치면서 끝까지 들어주자.


제 5일: 작은 잘못이라도 즉시 사과하자

   작 은 일이라도 잘못한 게 있으면 즉시 사과하자. 원인제공 여부를 따지고 변명거리를 찾으면서 자존심을 세우지 말자. 배우자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화를 풀지 않은 채 잠자리에 들지 말자. 화를 푸는 데 사과만큼 효과적인 말은 없다.


제 6일: ‘좋아함’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자

   사 람은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쇼핑이나 산책을 나가면 배우자의 손을 잡아보자. 그걸 말로 표현해야 하냐고 버티지 말고 ‘좋아함’을 말로 표현하자. 내가 아는 60대 부부는 지금도 농담하듯 이런 식의 대화를 즐긴다. “난 왠지 당신이 좋아.” “나도 그래.”


제 7일: 다른 가족 제쳐두고 둘 만의 시간을 가져보자

   자녀들이나 다른 가족을 염두에 두지 말고 하루쯤은 둘 만의 시간을 가져보자. 둘이서 서 영화를 보고 멋진 카페에서 커피를 마셔보자. 느닷없이 동해안으로 새벽 여행을 떠나보자. 지금 전화를 걸어 배우자에게 저녁을 약속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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