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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칼럼] 남북회담은 재개될 것이다

NEW [칼럼] 남북회담은 재개될 것이다

  • 이지윤
  • 2013-06-13
  • 28426

지난 현충일에 북한은 남북 당국회담을 제안하였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함께 북한문제가 북한의 손을 떠나 한국, 미국, 중국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작용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남북회담을 한국 측 수석대표가 장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회담 전날 무산시켰다. 그 이유로 한국 대표단의 격(格)을 놓고 벌어진 기싸움 때문이라거나, 북한이 회담 개최에 진정성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북한은 남북회담을 절실히 원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점은 북한이 현재 처한 상태를 보면 알 수 있다. 한ㆍ미ㆍ중의 ‘북핵 불인정 원칙’에 따라 4차 핵실험을 할 경우 북한의 명줄을 쥐고 있는 중국의 대응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강경할 것이다. 북한체제가 붕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한국과 미국에 핵전쟁 위협을 하였으나 한국 국민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여기에 북한통치의 자금원인 개성공단이 북한의 자살골로 중단되었고, 박근혜 정부의 원칙적 대응에 한국 국민의 약 80%가 지지하고 있다. 한 마디로 김정은의 상황은 사면초가(四面楚歌)로 도발적 행동을 하면 할수록 올무가 옥죄어 들어오는 형국이다. 이번 북한의 남북회담 제의는 조여 오는 올무를 풀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북한은 이번 회담을 무산시켰을까? ‘민족대단결’을 강조하는 7ㆍ4 공동성명과 6ㆍ15선언 공동기념은 유엔제재를 우회하는 좋은 방법이다. 설사 한국정부가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북한은 그 정당성을 강하게 주장할 필요가 있다. 7ㆍ4 공동성명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일성과의 합의였고, 2002년 박근혜 대통령은 평양방문에서 7ㆍ4 남북공동성명과 6ㆍ15공동선언 이행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남북관계를 관장하는 류길재 장관이 이런 논리를 빠져나갈 길은 좁다. 반면에 차관이 한국대표로 나왔을 경우 그는 이 문제는 자신이 결정할 수 없다고 한 발 뺄 수 있다. 북한은 이번 남북회담을 버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계산했을 것이다.

다른 한편 개성공단 정상화나 금강산 관광재개는 한국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북한은 보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남북통신선이 끊겼더라도 멀지 않은 장래에 ‘남한기업들을 위해’ 북한이 실무회담을 열자고 제의해 올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북한이 두 번에 걸쳐서 회담을 제의하였는데 한국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합의를 거부할 경우 국내외 여론이 나빠질 것을 북한은 기대할 것이다. 이제 한국 정부는 더 넓은 시야에서 더 정확하게 남북회담이라는 게임을 보아야 할 것이다.

홍성기 아주대 기초교육대학 교수

 

[경기일보 2013년 6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