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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셰일가스, 좋기만 할까?

NEW [칼럼] 셰일가스, 좋기만 할까?

  • 이지윤
  • 2013-10-04
  • 28148

필자는 본란을 통해 여러 번 셰일가스가 세계 에너지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을 언급하였다. 석유시대가 가스시대로 바뀔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셰일가스가 시장변화주도자(Game Changer)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역설하였다.

세계에너지질서가 중동과 러시아에서 미주대륙(미국, 캐나다)으로 이동한다고 하였다. 이제 이러한 필자예측은 사실로 확인되기 시작하였다. 미국셰일가스 생산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미국 가스생산의 1.6%를 차지한 셰일가스는 2010년에는 23.1%를 점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50% 수준에 달할 것으로 미국 에너지성은 전망하고 있다.

또한 OECD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미국이 셰일가스 덕분에 2015년까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가스생산국이 될 것이며  2035년에는 완전한 ‘에너지 자급자족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IEA의 의견은 셰일가스 생산 ‘붐’은 가스혁명을 넘어 에너지혁명으로 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미국이 1973년 제1차 석유위기 이후 잃어버렸던 세계에너지질서 주도권을 조만간 되찾을 것 같다.

따라서 셰일가스는 에너지혁명일 뿐 아니라 세계정치질서 변환계기가 된다는 매우 야심찬(?)분석도 있다.

이러한 사항들을 고려하면 최소한 미국 등 북미대륙의 에너지자립과 경제부흥의 계기가 왔다는 점은 거의 확실하다.

그러나 미국이나 캐나다 등 미주대륙 이외 국가들의 반응은 이와는 전연 다르다.

중동과 러시아는 한 마디로 좋은 시절 다 가고 있다는 초조감에 휩싸여 있다.

에너지시장 주도권을 상실할 뿐 아니라 에너지수출에 의존하는 국가경제기반이 붕괴될 위험에 있다. 유럽 역시 셰일가스 문제에서는 비판적이거나 비관적이다.

우선 셰일가스자원 부존이 빈약하거나 거의 없다. 있더라도 소규모 가스전이라 그 경제성 역시 빈약하다.

이에 유럽은 셰일가스 생산에 따른 환경오염, 특히 수자원 오염을 더 걱정하고 있다. 부존여건이 나쁜 셰일가스 생산은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될 뿐 아니라 광대역 환경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미래에 발생할 사회비용이 또 다른 문제이다. 현재 세계 에너지소비증가를 주도하는 중국, 인도 등 신흥 산업국들은 셰일가스 장기-저가도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점차 인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셰일가스자원 매장국인 중국은 자국 자원의 경제성이 빈약하여 향후 수 십 년 이내에는 개발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당혹하고 있다.

일본 역시 자국 가스수입 중 셰일가스 비중이 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같다. 이에 낮은 기름가격 유지가 최선의 선택인 에너지 수입국들인 유럽-신흥 산업국(중국, 인도)-일본 연합체제가 출범하여 기존 천연가스와 셰일가스 간의 경쟁을 유발하여 자국 가스수입조건 개선전략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시리아 화학무기 제재협상에 쉽게 합의한 미국과 러시아가 중동정세안정을 위해 고유가전략에 쉽게 합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데 이러한 셰일가스혁명이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은 어떠할까? 필자의 대답은 솔직히 ‘아직 모른다.’이다. 그리고 셰일가스혁명에 너무 들뜬 우리나라 에너지계가 걱정이 많이 된다. 셰일가스에 빨리 투자만 하면 우리 에너지문제가 완전 해결되는 것처럼 흥분상태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외국 전문가(?) 초청모임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연구계도 마찬가지이다.

국민세금으로 호화판 세미나 형태 모임을 지속하고 있다. 기업들도 덩달아 해외 셰일가스부문 투자를 자랑하는 홍보전에 돌입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해외자원개발투자 열풍과 그 후유증이  생각나서 큰 걱정이다. 에너지 공기업의 경영악화가 과잉 해외투자이라는 사실을 벌써 망각한 것 같다.

너무 빠른 망각이다.

괜히 셰일가스의 긍정적 역할을 거론하였나보다.

 

최기련 아주대학교 에너지시스템학부 명예교수

[가스신문 2013.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