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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일터'는 최고의 학교다

NEW [칼럼]'일터'는 최고의 학교다

  • 이솔
  • 2014-04-17
  • 22337

한국인의 기민한 손재주는 가히 세계적이다. 세계기능올림픽에서 연속 18회 종합1위를 석권한 나라, 금메달 최다 획득의 쾌거를 이룬 나라가 바로 기술인재강국 대한민국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글로벌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생존의 무기, 국가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특단의 무기는 바로 각 분야에서 멀티플라이어들, 능력 있는 최고의 핵심 기술 인재들을 확산적으로 양성해 내는 일이다. 창의적 기술력을 갖춘 ‘강소기업 히든 챔피언’들이 길러져야 한다. 그 어느 나라도 범접하지 못하는 놀라운 명성을 유지해야 한다. 일·학습병행제가 주목받는 이유 중의 하나다. ‘지금은 능력중심사회’, 개성을 살려 일하면서 공부도 한다는 일석이조의 일·학습병행제가 우리 사회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대학 진학 대신 기업 현장에서 실무교육을 받고 대학 학위나 자격을 취득하는 새로운 교육훈련제도이다. 교육 수준과 기간에 따라 고교, 전문대학, 4년제 대학의 학위 또는 자격도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제도다.

일과 학습이 함께 하는, 일터가 일터로만 끝나지 않고 최고의 배움터로 변신하는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겠다는 기업들이 선정되었다. 「한국형 일·학습병행제」 참여 기업들은 사내 트레이너들과 함께 일터 학습근로자들의 꿈을 일구는 일터학교로의 변신을 야심차게 서두르고 있다. CEO의 의지 및 여건, 기술경쟁력 보유 여부, 인력양성 목표, 학습근로자 수, 사내트레이너 보유여부, 인력양성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12개 분야에서 모두 190개 기업이 2014년 들어 새로이 선정되었다. 명장기업과 월드클래스 300 등 세계적인 우수 강소기업들이 대거 참여하여 관심을 보였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선취업 후진학’이 아주 중요한 국정과제로 대두되면서 스펙 초월 능력중심사회를 일구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교육부가 나섰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 속속 개발되고 있고, 자격-학력-경력을 상호 연계 인증할 수 있는 국가자격체계(NQF)가 개발 중이다. 대통령께서도 직접 나서 실업계 특성화고교를 방문하고, 스위스의 직업학교를 벤치마킹한 ‘한국형 직업학교’를 만들겠다는 정책 의지를 표명하셨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 그들이 주중에는 어엿한 직장인으로 일하고, 주말이 되면 발랄한 대학 신입생으로 변신한다. 주중에는 일을 하며 선배 트레이너에게 1대1 현장 훈련을 받고, 주말에는 인근에 위치한 대학교에 가서 공부한다. 학위가 아닌 경력과 자격 증명을 갖춘 숙련기술인을 양성하는 일·학습병행제 명장기업들도 있다. 최근 언론에도 많이 소개된 그들 명장기업은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기술 대물림’을 실현하고자 자격 연계형 장기 현장훈련과정을 개발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경쟁률이 5대 1 이상으로, 다른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응모했을 정도라니 가히 일·학습병행제에 대한 청년들의 뜨거운 관심을 가름해 봄직하다.

‘취업도 하고 공부도 할 수 있으니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죠’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 학습근로자들, 대학생 친구들이 오히려 자신들을 부러워한다는, 당차고 당찬 이들 꿈 많은 ‘미래 명장’들의 모습에서 밝고 신나는 ‘내일’이 읽힌다. 해묵은 사회 문제, 심각한 일자리 부족과 청년 실업 문제 해결에 일단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하여, 아직은 비록 시작에 불과하지만, ‘일·학습병행제’가 반갑다. ‘취업의 돌파구’가 되었으면 싶다.

일터에서 일하면서 배우는 ‘학습근로자’라는, 아직은 조금 생소한 용어도 곧 친숙해질 것 같다. ‘근로자 행복의 시작은 평생학습입니다’라는 슬로건도 오늘 유독 마음에 다가온다. 눈 떠 있는 시간의 상당 부분을 보내게 되는 일터, 그 일터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곳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일터의 모든 동료와 선배들은 일터학교 최고의 스승들이다. 일터에서의 모든 경험들은 최고의 교과서이다. 일터는 최고의 학교다.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경기신문 2014.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