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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칼럼]동기부여는 게으른 직원도 뛰게 한다

NEW [칼럼]동기부여는 게으른 직원도 뛰게 한다

  • 이솔
  • 2014-04-21
  • 22819

우리말에 `소꼬리보다는 닭머리가 되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조직이 작더라도 우두머리가 되는 것이 큰 조직의 말단에 있는 것보다 더 좋다는 뜻이다. 여러 상황에서 통하는 말인 듯하다.

미국 최상위권 대학의 하위권 학생들 대학입시시험(SAT) 평균 점수는 중위권 대학의 상위권 학생들 SAT 평균 점수보다 앞선다. 입학할 때 능력치에는 분명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1~2년만 지나도 그 차이는 극명하게 역전된다. 학업성취도ㆍ난이도 높은 전공에서의 생존율 등 대부분 지표에서 최상위권 대학의 하위권 입학생은 중위권 대학의 상위권 입학생에 비해 처참할 정도로 추락한다.

이러니 기껏 공부해서 좋은 대학 들어갔다고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상대적 경쟁에서 밀리거나 상대적 박탈감 혹은 상대적 열등감 등 이른바 수많은 `상대성`의 원리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같은 학교 내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떨어진다는 생각이 스스로 포기하게 만든다.

이는 굳이 대학 이야기만은 아니다. 기업이나 다른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직이 우수한 인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해도 결국 우열은 가려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하위권에 있는 사람들 상당수는 낙오자 혹은 패배자의 낙인을 자의든 타의든 찍어 추락한다. 어떤 조직에나 큰 손실이다.

그래서 필자는 특히 외국에 있는 교민들에게 `아이의 능력으로 갈 수 있는 최상한선의 대학을 보내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라고 충고한다.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예전의 한국 대학은 학생들이 많은 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요즘 입학 후에도 경쟁이 상당히 심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 많은 학생들이 열등감과 자괴감으로 괴로워하며 학업을 중단하거나 심지어 삶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현상이 벌어진다. 이런 사실들은 리더에게 무엇을 생각하게 하는가. 첫째, 도처에 인재는 많다. 하지만 우리가 학교, 성적 등 몇 가지 기준에 집착하는 순간 인재의 풀은 좁아지게 마련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봐야 하는가. 그 사람이 이전에 자신이 어디에 있었든 간에 얼마나 성공적이고 성취했으며 또 행복하게 지냈는가를 좀 더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머리로는 이 사실을 잘 알지만 실제로 인재를 선발할 때는 `혹시` 하는 불안이 엄습해 참고 자료로만 취급하는 경우가 여전히 허다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것이 가장 믿을 만한 근거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작은 곳에서 일했더라도 잘 지냈던 사람이 우리 조직에 와도 잘 지낼 가능성이 크다.

둘째, 아무리 공들여 인재를 뽑아도 우열은 가려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하위권에 해당하는 폴로어들은 존재한다. 하위 4분의 1을 제대로 보듬지 않으면 이들은 결국 조직을 떠나게 된다. 그러면 다시금 남은 4분의 3 중 다시금 4분의 1은 같은 과정을 되풀이한다. 따라서 이 하위권의 동기를 어떻게 고취시킬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미국 하버드대는 이를 가장 깊게 고민한 곳 중 하나다.하버드대는 이들로 하여금 대학의 체육 특기생을 돕도록 했다. 특기생의 장점은 교실이 아닌 운동장에 있고 그 약점을 돕는 멘토로 하위권 학생을 활용하니 이들의 자존감이 매우 높게 상승해 학교생활을 이전보다 훨씬 더 잘하더라는 것이다. 조직 내에서 전혀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을 지원하는 역할을 통해 하위권으로 처진 인재들을 보듬는 노력, 한 번쯤 돌아볼 만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매일경제신문 2014.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