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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칼럼] `잘` 부러워하면 이기는 거다

NEW [칼럼] `잘` 부러워하면 이기는 거다

  • 정우준
  • 2014-10-17
  • 19870

사람들이 요즘 많이 하는 말 중 필자를 상당히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이 하나 있다. `부러워하면 지는 거다`라는 말이다.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지 말라는 뜻으로 보통 사용된다. 절반은 맞는 말이다. 자신만의 잠재력이나 소중함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지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좇는 데 너무 많은 힘을 쓰지 말라는 뜻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이 말을 너무 곧이곧대로만 따르게 되면 오히려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관해 중요한 점들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가 있게 된다. 결론은 지혜롭게 부러워해야 진정으로 이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열등감과 부러움을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열등감은 무엇인가. 사전을 찾아보면 `자기를 남보다 못하거나 무가치하게 낮추어 평가하는 마음`이다. 그렇다면 부러움은 어떻게 정의되는가.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그 능력을) 자기도 그렇게 되고 싶어 하거나 가지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두 정의 간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자신보다 뛰어난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차이점은 뭘까. 열등감에는 자기를 낮추는 생각이 깔려 있으며 부러움에는 그 요소가 없다. 그러니 `부러우면 지는 거다`보다는 `열등감 가지면 지는 거다`라는 말이 더 맞는 표현이다. 그리고 잘 부러워하면 좋은 일이 굉장히 많이 생긴다.

사람은 사회적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혹은 진정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의 상당부분을 타인과의 관계에서 파악해 간다. 무인도에 혼자 있는 사람이 어떻게 꿈을 가지거나 미래를 생각하겠는가. 위대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왜 책이나 TV를 통해 몰두하고 또 심지어는 아이들이나 폴로어들에게 교육하겠는가.

타인의 존재는 우리가 혼자 있을 때는 알아차리기 어려운 소망, 꿈, 미래, 혹은 비전에 대해 더 수월하게 생각하게 해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럽다는 것을 지나치게 숨기는 것은 이러한 가치들에 눈을 제때 뜨지 못하게 할 위험에 우리를 빠뜨린다. 부럽다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과정에서 개인이든 조직이든 꿈과 소망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인정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는 말은 하면서 왜 부러워하는 것은 주저하는지 모를 일이다. 자기를 필요 이상으로 낮춰 평가하는 열등감과 자신이 열광하고 몰두할 수 있을 것을 찾아나가는 출발점인 부러움의 차이는 구분되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잘 부러워하는 것인가. 앞서 말했듯 열등감과 부러움의 차이에 그 해답이 있다. 리더의 사소한 말 한마디가 폴로어들로 하여금 열등감과 생산적인 부러움의 갈림길에서 어느 길로 가는가를 순식간에 결정한다. `저 사람은 그런데 왜 당신은?` 혹은 `저 조직은 이렇게 대단한데 왜 우리 조직은?`이라는 `비교`가 시작되는 순간에 열등감의 길로 빨려 들어간다.

비교당하는 것만큼 자신의 존재 가치가 내려가면서 비참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리더가 폴로어에게 하고 싶은 말들은 언제나 많다. 하지만 `부러움` 자체에만 집중하고 더 이상의 이야기를 참을 줄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여운을 크게 남기라는 것이다. 나머지 부분은 폴로어들이 채워갈 수 있게끔 말이다. 거기까지조차 리더가 말로 메우고 싶은 조급증 하나만 자제하더라도 부러움이 가지는 긍정적 효과를 크게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 교수
[매일경제 2014.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