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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남북한 평화공존 대장전'을 제안한다

NEW [칼럼]'남북한 평화공존 대장전'을 제안한다

  • 이솔
  • 2014-12-02
  • 19324
북한은 이미 사실상 핵보유국이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및 경량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였고, 한민구 국방장관 역시 이를 인정한 바 있다. 스커드 미사일에 탑재가 가능하다고까지 언급하고 있다. 실전에 사용 가능한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이것이 아마도 최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보여주는 자신감 있는 대남 및 대외 행보의 군사적 배경인지도 모르겠다. 
 
한국 정부는 그간 막대한 국방비를 쏟아 부으면서, 안보를 우선적으로 강조해 왔고, 북한 비핵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대북정책을 전개해 왔다. 우리 청와대는 군사안보 전문가들로 가득 차 있지만, 이 문제를 어떻게 할지, 국민이 안심하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안보가 불안하고 미래가 걱정이다. 우리 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준 답은 전시작전권 회수의 무기한 연기였다. 또 다른 답은 통일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통일 대박’을 이야기하고 있다. ‘통일준비위원회’까지 발족시켰다. 그런데, 북한 핵은 당면한 위협으로 코앞에 와 있고, 우리는 언제 올 지도 모를 기회의 창인 통일에 마치 복권당첨 기다리듯이 국가 역량을 투자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정말 북한이 조만간 붕괴될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이에 대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가 상대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닌가? 북한 정치체제는 문제가 많기는 하지만 붕괴조짐은 당분간 요원하고, 경제는 유엔재제에도 불구하고 더 활성화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붕괴는커녕 핵능력은 더 강화하고, 그럭저럭 경제적으로도 개선해나가는 북한에게 주도권을 내주면서 휘둘릴 개연성이 크다. 번영은 물론이고 사실상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상대를 다시 냉정하게 분석하고, 전 국민적 지혜를 모아 이에 대한 대응책을 현실적으로 강구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에 대응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그 무력의 위협 앞에 굴복하고 삶을 구걸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가장 강대한 국가와 동맹을 통해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북한과 상호 평화로이 공존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만들어 내고, 그 과정에서 신뢰체제를 구축하고, 자연스레 평화로운 통일을 모색하는 길이다. 마지막으로는 고통스럽지만 북한과 중장기적인 진흙탕 싸움을 수행하면서, 스스로 안보를 지켜 낼 역량을 강화하면서 전쟁과 흡수통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첫 번째 길은 시대착오적이며 우리 후손들과 역사에 부끄러운 길이다. 두 번째 길은 ‘국제정치에 공짜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해한다면 우리는 이등국민으로 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문제는 이 길마저 중장기적으로는 보장은 없다는 점이다. 마지막 길은 아마 가장 현실에 가까운 길일 수 있지만 그전에 이를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세 번째 길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우선은 북한에 ‘평화공존’의 메시지를 분명히 전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을 실천하기 위해 국가역량을 집중하고, 필요하다면 우리가 북한과 주변 강대국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북한이 핵무장과 대남 위협으로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으며, 남북한이 무척이나 지난하고 고통스런 길을 가면서 시대에 뒤처지고 공멸할 수도 있다는 것을 설득해내야 한다. 
 
다음으로는 북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북한을 제외한 어느 주변국가도 북한의 핵무장을 원하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이었던 중국은 시진핑 시기 들어 북한의 핵무장이 가져올 위험과 문제점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추진할 의지를 지니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과 공유한 정치적 신뢰라는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여 중국과 공동으로 북한 비핵화 행동계획을 추진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협력과 UN을 존중하는 전제에서, 북한과 모든 분야에서 접촉, 교류, 대화를 강화하고 경제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이 길도 물론 쉽지는 않은 지난한 길이 될 것이다. 
 
이상의 세 가지 원칙을 견지하면서, 일관성 있고 지속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하고, 상호 공존의 틀을 만들어 내야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중견국가로서 강대국의 이해에 운명을 내 맡기지 않으면서도, 남북공존을 확보하고, ‘통일 대박’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께서 2015년 신년사에서 ‘남북한 평화공존 대장전’을 발표하면서 2015년을 남북평화공존 원년으로 만들기를 기대한다. 이 모든 노력이 실패한다면 우리는 냉정하게 네 번째 옵션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그 길은 세 번째의 길보다는 훨씬 고통스런 길이 될 것이다. 단, 이를 각오하지 않으면 첫번째 혹은 두번째 옵션이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중국정책연구소장
[2014.12.1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