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이창한 교수팀, 항생제 내성균 제어 新 유전자 표적 규명
아주대 연구진이 베타락탐(β-lactam) 항생제 내성균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표적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그동안 질병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혀온 항생제 내성 문제의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 결과는 감염 미생물학 분야의 국제 저명 학술지 <이머징 마이크로브스 앤 인펙션스(Emerging Microbes & Infections)> 4월 온라인판에 ‘트랜스포존-시퀀싱 분석을 통한 플라스미드 유래 베타락탐 분해효소(β-lactamase) 보유 대장균의 베타락탐(β-lactam) 항생제 내성 조절 유전자 규명(Identification of Host Genetic Factors Modulating β-Lactam Resistance in Escherichia coli harboring plasmid-borne β-lactamase through Transposon-Sequencing)’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해당 연구에는 아주대 이창한 교수(생명과학과, 위 사진 가운데)가 교신저자로, 김현희 연구교수(기초과학연구소, 위 사진 오른쪽)가 제1저자로, 석사과정 정정윤 학생(생명과학과, 위 사진 왼쪽)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미국 미시간대학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University of Michigan,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 소속의 제임스 바드웰(James Bardwell) 교수도 공동저자로 함께 했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에 의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다. 특히 페니실린 같은 베타락탐(β-lactam) 계열의 항생제는 세균의 세포벽 합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다양한 감염 질환의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베타락탐 분해효소(β-lactamase)를 획득한 내성균의 확산으로 인해 베타락탐 계열 항생제의 치료 효과가 급격히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해왔다.
특히 베타락탐 분해효소(β-lactamase) 유전자는 수평적 유전자 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을 통해 빠르게 퍼지며, 여러 종류의 항생제 계열에 내성을 갖게 되는 다제내성균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항생제 내성은 전 세계적으로 ▲질병 치료 실패 ▲사망률 증가 ▲의료비 부담 가중 등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인류 보건에 대한 주요 위협 중 하나로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해 경고해왔다.
아주대 연구팀은 항생제 내성균의 규명과 제어를 위해 TEM-1 베타락탐 분해효소를 발현하는 대장균(Escherichia coli) 균주를 모델로 삼아 연구를 진행했다. 전장 유전체 수준의 돌연변이 분석 기법인 Tn-Seq(Transposon-Sequencing)를 적용해 베타락탐 내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체계적으로 탐색한 것.
그 결과 기존에 알려진 내성 관련 유전자 외에도 gshA, phoPQ, ypfN, skp 등 새로운 유전자들이 베타락탐 내성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규명할 수 있었다. 특히 이들 유전자의 베타락탐 내성과 관련된 기능은 대장균에 국한되지 않고,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과 살모넬라(Salmonella Typhimurium) 등 주요 병원성 세균에도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주대 연구팀이 규명한 베타락탐(β-lactam) 분해효소 발현 대장균에서 베타락탐 내성 관련 유전자와 그 작용 기전을 나타낸 그림.
새롭게 발굴한 gshA, phoPQ, ypfN, skp 유전자가 세포막 및 세포막 단백질의 안정성 조절과 베타락탐 내성 관련 유전자 발현 조절을 통해
대장균의 베타락탐 내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항생제 내성균의 생존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치료 표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창한 교수는 “항생제 내성은 과학적 주제를 넘어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시급하고 중대한 문제”라며 “이번 연구에서 발굴한 유전자들은 베타락탐 분해효소를 보유한 다제내성균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신약의 개발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세포막과 세포막 단백질의 안정성 유지 메커니즘을 표적으로 삼는 새로운 신약 개발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아주대학교가 수행하고 있는 대학기초연구소(G-LAMP) 사업, 자율운영중점연구소 지원사업, 기초연구실 지원사업,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