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바닷물·태양광→고부가가치 화합물, 박은덕 교수팀 친환경 시스템 구현
우리 학교 박은덕 교수 연구팀이 바닷물과 태양광만을 이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화합물과 청정 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박은덕 교수(화학공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 연구팀의 해당 연구는 ‘바닷물/클로로포름 전해질에서의 티타늄이 도핑된 산화철 광산화전극을 통한 탠덤 광전기화학적 sp3 탄소-수소 결합 염소화(Photoelectrochemical tandem chlorination of sp3 C–H bond in seawater/chloroform two-phase electrolyte system by Ti-doped Fe2O3 photoanode)’라는 제목으로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6월호에 게재됐다.
박은덕 교수가 교신저자(위 사진 왼쪽)로, 아주대 채상윤 박사후 연구원(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차세대에너지과학연구소, 사진 가운데)과 아딜 메흐무드(Adeel Mehmood) 박사후 연구원(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나노정보기술융합연구소, 사진 오른쪽)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화학 산업에서는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제조하는 기술의 개발이 점점 더 관심을 받고 있다. 석유화학이나 철강 산업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화합물의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되고,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나 기타 유해 물질이 배출되어 인체 건강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화학 공정에서 핵심적으로 요구되는 탄소-수소 결합의 활성화 반응은 유해 가스나 대량의 유기용매 사용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개선이 요구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산업계와 학계에서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화합물 제조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광전기화학전지(PEC) 시스템을 활용하면 태양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변환, 이를 통해 유기물의 탄소-수소 결합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하고 염소나 브롬 등 할로겐이 선택적으로 치환되어 정밀화학 제품이나 의약품 등의 원료로 사용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할 수 있으며, 동시에 수소도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반응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반도체 광전극과 그에 맞는 시스템의 개발이 꼭 필요하다.
기존에 널리 활용되어 온 방안은 탄소-수소 결합의 할로겐화 반응을 이용하는 것으로, 반응물과 할로겐 원소가 하나의 전해질에 용해되어있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일반적으로 유독한 할로겐 가스를 외부에서 주입하거나 고가의 시약을 사용하는 방식이어서 안전성과 환경성, 비용 측면에서 한계를 갖는다.
아주대 연구팀은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연구에서 유독한 할로겐 가스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전해질을 분리해 친환경적인 브롬화 이온으로부터 태양광을 이용해 반응에 필요한 브롬가스를 실시간으로 공급한 바 있다. 그러나 브롬화 이온 역시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점이 해당 연구의 한계였다. 이에 아주대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산화철 광전극과 산성 바닷물 및 클로로포름 유기상으로 구성된 광전기화학전지–이중상 전해질 시스템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해당 시스템에서 바닷물에 풍부하게 함유된 염화 이온을 산화철 광전극이 태양광을 이용해 염소가스로 실시간 전환하고, 이를 염소화 반응에 활용하여 다양한 유기물의 탄소-수소 결합을 효과적으로 활성화해 염소화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산화철 전극은 바닷물에서도 95% 이상의 매우 높은 염소 생성 선택성을 보였다. 특히 이 시스템은 고가의 귀금속 촉매나 반도체 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 풍부한 산화철 광전극과 바닷물을 직접 전해질로 활용, 별도의 정제 과정 없이 실시간으로 염소가스를 생성하고, 100% 위치 선택적 염소화 반응을 구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박은덕 교수는 “이번 연구는 태양광과 자연 바닷물이라는 지속 가능한 자원을 활용하여, 환경친화적이고 안전한 유기합성 반응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태양광 기반의 유기화학 및 수소생산 융합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염소화 반응뿐 아니라 다양한 유기 기능화 반응으로 확장 가능하며, 해수 전기분해 기반의 탄소-수소 결합 선택적 활성화 기술로서 활용성이 매우 높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C1 가스 리파이너리 사업, G-램프 사업, 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태양광을 이용해 해수에서 수소와 고부가 화합물을 동시에 제조하는 모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