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박성준 교수팀, 빛 활용 고순도 금속 나노입자 대량 생산 전략 제시
아주대 연구진이 빛을 활용한 나노 소재 합성 기술로 고순도 금속 나노 입자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차세대 인공 감각 센서와 인간의 뇌를 모사한 뉴로모픽 소자와 같이 정밀 감지 기능이 필요한 응용 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준 교수(전자공학과·지능형반도체공학과) 연구팀은 빛(Light)기반 액상 레이저 절삭 기술을 통해 유기 잔류물 없는 고순도 금속 나노 입자를 화학 반응 없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레이저 합성법 기반 금속 나노 입자를 활용한 차세대 인공 감각 시스템 개발(Scalable metal-based nanoparticle synthesis via laser ablation in liquids for transformative sensory and synaptic devices)’이라는 리뷰논문으로 제조·공정 분야 저명 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익스트림 매뉴팩처링(International Journal of Extreme Manufacturing, IF 21.3 JCR 상위 0.7%)>에 지난 7월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는 아주대 정보통신전자연구소의 최준규 박사가 제1저자로, 지능형반도체공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생 백석현 학생이 공동저자로 참여했고, 삼성전자 DS부문 소재기술팀에 재직 중인 이정훈 아주대 지능형반도체공학과 박사과정생과 박성준 아주대 교수(전자공학과·지능형반도체공학과)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인공 감각 센서는 인간의 오감(五感)을 모사해, 외부 자극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메타버스 ▲확장현실 기술(XR, eXtended Reality) ▲의료 웨어러블 기기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기존의 무겁고 큰 하드웨어가 아니라, 보다 가볍고 유연한 소재를 활용해 실제 생활에 적용하고자 하는 니즈가 커지면서 차세대 인공 감각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기들에서 센서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기적·광학적·화학적 특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금속 나노 입자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감각 센서에서 금속 나노 입자는 외부 자극에 대한 감도와 반응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며, 복잡한 신호 환경에서도 높은 선택성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뉴로모픽(neuromorphic) 소자에서는 가소성(plasticity) 조절 및 시냅스 응답의 정밀 제어를 가능하게 해, 생체 모사 학습 기능 구현의 요한 구성요소로 작용한다. 금속 나노 입자의 이러한 특성은 차세대 인공 감각 시스템의 정밀도와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기존의 나노 입자 합성 방식은 고온의 진공 장비를 요구하는 물리적 기법이나, 계면활성제 및 환원제를 활용한 습식 화학 반응에 의존해왔다. 이로 인해 공정이 복잡하고, 생성된 나노 입자에 유기 잔류물이 남아 전기적 특성을 저해하거나 센서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대(大)면적 제조나 대량 생산에는 한계가 뚜렷해 상용화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아주대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학 반응 없이도 고순도의 금속 나노 입자를 얻을 수 있는 비접촉식 물리 기반의 합성 전략인 ‘액상 레이저 절삭(Laser Ablation in Liquids, LAL)’에 주목했다. 고순도 금속 나노 입자 제작을 위한 물리 증착법의 경우 생산 속도가 시간당 수백 mg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이번 연구에서 제안하는 액상 레이저 절삭 기술은 최대 시간당 8g 이상의 생산량 달성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실제 산업 분야 적용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액상 레이저 절삭 공정(왼쪽)과 실제 나노입자가 생성되는 모습(오른쪽)
또한 이번 리뷰 논문은 기존에 촉매나 전기화학 분야에 국한되어 있던 액상 레이저 절삭(LAL) 기반 금속 나노 입자의 응용 가능성을 전자 산업 전반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전자 피부(e-skin) , 뉴로모픽(Neuromorphic) 소자,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외부 자극의 정밀 감지 기능이 요구되는 차세대 인공 감각 시스템에 액상 레이저 절삭(LAL) 기반 고순도 나노 입자를 적용함으로써, 장기적 안정성과 높은 민감도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인간-기계 상호작용 ▲AI 기반 로보틱스 ▲의료 모니터링 기술 등 다양한 스마트 전자 응용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뚜렷하게 보여줌으로써 전자 산업 분야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박성준 교수는 “이번 성과는 단순한 신기술의 소개를 넘어, 차세대 스마트 센서 및 뉴로모픽 시스템의 상용화를 좌우할 수 있는 ‘빛 기반 나노제조 기술’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외 소재·센서 산업 전반에 중대한 이정표가 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액상 레이저 절삭 기반 금속 나노입자의 장기 저장 안정성과 합성 최적화 등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라며 기초 나노기술이 실제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략적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의 나노·소재 기술 개발 프로그램(소재글로벌영커넥트 사업,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위 그림 : 액상 레이저 절삭(Laser abaltion in liquid, LAL) 공정을 통한 나노 입자 제작 및 응용 확장성을 설명하는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