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

검색 열기
통합검색
모바일 메뉴 열기
 
 
 

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21학년도_입상_[사랑의 담론]_김용현 교수

  • 최승규
  • 2022-04-03
  • 3168
제목: 사랑이란 무엇일까


1. 수업운영방식 

 이번 학기를 시작하면서 교양 과목을 찾고 있을 때, 눈에 확 들어온 한 과목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사랑의 담론’이었는데, 먼저 과목명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금까지 대학을 다니면서 1학년 때는 기초과목, 2학년인 올해에는 전공과목에 시달리면서 공부했다. 게다가 작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수업도 실험밖에 참여해보지 못한 비운의 20학번으로서는 대학은 그저 공부하는 곳일 뿐이었다. 그러던 중 눈에 띄게 된 ‘사랑의 담론’은 가뭄 속의 단비와도 같은 과목이었다. 대학에서 ‘사랑’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자체도 행복했고, 이 수업을 들으면 여러 가지 공부와 스트레스에 지친 내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사랑의 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학생들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수강신청 경쟁이 아주 치열했고, 때문에 본수강신청 기간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수강정정 기간에 어렵사리 수강신청에 성공한 후에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수업은 화요일, 금요일 3시부터 1시간 15분동안 zoom 실시간 강의로 진행되었다.
 전체적으로 수업은 고대부터 현대 사회의 사랑에 대해 다루며, 19세기의 사랑을 배운 후 중간고사를 보게 된다. 또한 중간중간에 각자 사랑에 관한 작품을 감상한 것을 토대로 느낀점과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다. 그리고 우리 시대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며, 기말 과제물을 제출하는 것으로 한 학기가 마무리된다. 중간고사는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에 대해 서술하는 형식이고, 기말 과제물은 제시된 큰 제목을 중심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A4 5장 이내로 서술하는 형식이다. 첫 시간에는 사랑에 관련된 노래를 들으며, 그 가사 속에 숨겨진 의미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두 번째 시간에는 본격적으로 사랑의 역사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가 수강신청을 잘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왜냐하면 플라톤의 <향연>을 강의 자료로 이용할 정도로 철학적인 내용이 많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그 걱정은 사라지게 되었다. 교수님께서 철학적인 내용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셨고, 사랑과의 관련성도 생각할 기회를 주시며 수업을 진행하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향연>은 겁먹은 것과는 달리 고대인들이 생각하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생각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이었다. <향연>이 쉽게 다가오니, 그 뒤에 나오는 근대, 그리고 현대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렇게 시대에 따라 변하는 사랑을 배우다 보니 사랑을 그저 남녀 사이의 어떤 감정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또한 교수님의 차분한 말투는 강의를 차근차근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고 말하는 내용이 잘 전달되고 이해가 잘 되는, 그러한 특별한 목소리인 것 같다. 그리고 강의를 들으며 교수님이 말을 참 조리 있게 하신다고 생각했다. 항상 강의를 하실 때에 어려운 내용이 있으면 많은 사례와 근거를 들어 학생들이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셨다.

2. 강의를 듣고 느낀점, 이 강의를 명강의로 선정한 이유 

 강의를 듣고 처음 든 생각은 ‘이 강의를 대면으로 했으면 얼마나 재밌었을까!’라는 것이었다. ‘사랑’이란 이상한 힘이 있는 것 같다. 사람마다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재미있다. 9~11주차 즈음에는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 분석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는데, 교수님께서는 원래 대면으로 할 때에는 학생 전원이 발표를 했다고 하셨다. 그리고 발표를 한 뒤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고 하셨다. 이 말을 들은 순간 원래도 원망스러웠던 코로나가 유난히 더 원망스러워졌다. zoom을 통한 발표도 이렇게 흥미로운데, 대면으로 발표하면 서로 얼굴을 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것이니, 얼마나 재미있을지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교수님의 말씀을 강의실에서 서로 호흡하며 듣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교수님은 우리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님이신데, 이 때문인지 아는 것이 참 많으시다. 또한 우리들의 사랑에 대해서도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신다. 사랑의 담론 과목에는 ‘저널’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나는 여자친구와의 관계에서 고민이 있을 때마다 ‘저널’에 넋두리를 하듯이 글을 적곤 했다. 그리고 교수님은 내 넋두리에 대해 나로 하여금 다시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셨다. 단순히 해답을 주는 것이 아닌,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나는 사랑에 답은 없으며, 사랑은 내가 만들어 나가고 가꾸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교수님의 세심함을 보며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교수님 스스로도 사랑에 대해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셨는데, 이러한 교수님의 모습은 이 수업이 단순한 교양 수업이 아니라 마음으로 다가가는 수업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수업을 하면서 몇몇 학생들이 교수님께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데, 그때마다 교수님은 얼마 생각하지 않고 바로 대답을 해주신다. 이러한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교수님이 사랑에 대해 얼마나 오래, 그리고 많이 생각해 오셨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대학에 와서 대면으로 실험은 해보았지만, 대면 수업을 들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저번 학기까지 딱히 ‘명강의’라고 할 만한 강의를 찾지 못하였다. 하지만 이번에 학교 홈페이지에서 공지사항을 둘러보던 중 명강의에 관한 에세이를 제출하는 이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는데,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수상여부와는 별개로 에세이를 작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여운이 깊게 남은 과목은 없었고, 이렇게 진심으로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과목 또한 없었기 때문이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 강의를 듣고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 강의는 바쁜 일상으로 지친 현대인에게 조금이나마 휴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연인이 같이 강의를 듣는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수업을 들으면서 서로 부족한 점을 이야기하고, 그 점들을 고쳐나가면서 조금 더 나은 연인 관계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학기의 수업은 아쉽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zoom수업으로 마무리되었다. 종강하고 몇 주가 지나서 ‘사랑의 담론’ 강의노트를 우연히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곳에는 종강 강의노트가 추가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사랑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10가지 조언’이었다. 그리고 사랑에 관한 시 2개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강의노트를 읽고 교수님의 세심함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게 되었다. 이번 학기 ‘사랑의 담론’ 수업을 비유해서 표현하자면 ‘사랑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랑에 관한 노래로 시작해 플라톤의 <향연>과 같은 고전을 통해 사랑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고,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책을 통해 여러 방면으로 사랑에 대해 고찰하며, 마지막으로 종강 강의노트를 통해 자신의 사랑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나는 한 학기동안 사랑의 모든 것을 마음껏 즐긴 것 같다. 이런 기회가 내 인생에 한 번이라도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번 학기 이 강의를 통해 정말 뜻깊은 경험을 했고, 이 기억은 평생 가지고 살아갈 것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