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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22학년도_입상_[서양현대문학]_현영빈 교수

  • 최승규
  • 2023-06-08
  • 833
제목: <서양현대문학> 사랑 그 아름다움

‘지구를 중심으로 천체가 회전한다.’ 내가 지금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그들은 나를 일전 무식한 사람 내지 미친 사람으로 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는 착각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나 또한 다르지 않았다. 나의 잣대로 타인을 평가하고 비난했다. 나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살아갔다. 
그러던 나에게 <서양현대문학>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수업을 강의하시던 현영빈 교수님은 항상 작품을 읽기 전 작가의 상황과 시대상을 말씀해주셨다. 지금까지 나의 시선에서 작품을 바라보았다면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작가의 시선에서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이 속에서 나는 타인을 나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 대신 그의 시선을 빌려 공감하는 법을 깨우쳤다. 이러한 나의 변화는 수업 마지막의 토론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교수님은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작품 내의 사건과 인물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셨다. 예전의 나였다면 분명히 나의 가치관과 기준으로 타인을 평가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한 작품 한 작품 배워나갈수록 나는 작가와 인물에게 깊게 공감하기 시작했고 비로소 진정한 공감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이는 나에게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만큼이나 큰 깨달음이었다. 사랑은 공감에서 시작하고 공감은 나의 세상을 버리고 타인의 세상에 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이라는 사실이 내게 명백히 다가왔다. 
교수님은 마지막 수업에서 우리에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 나오는 몇 구절을 보여주셨다. 그는 ‘지구는 우주에 떠 있는 창백한 푸른 점 하나’라고 말하는 동시에 ‘작은 생명체로서 우리는 오직 사랑을 통해서만 우주의 광대함을 견딜 수 있다. 작은 생명체로서 우리는 오직 사랑을 통해서만 우주의 광대함을 견딜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이 두  구절은 우리의 삶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한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타인을 사랑하지 않고 자신의 세상을 안에 갇혀 이 광활한 우주를 살아간다면 그 사람의 삶은 결국 공허만이 가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랑의 본질이 바로 공감이다. 자신의 세상을 깨고 나와 타인의 세상을 온전히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는 ‘사랑’을 할 수 있다. 
이 수업이 누구에게는 그저 고리타분한 옛 문학을 읽는 수업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수업이 또 이 수업을 강의하는 교수님이 진정으로 바랐던 건 학생들이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들을 통해 온 세상이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는 것이 아니었을까? 나는 이 글을 빌어 이 같은 훌륭한 수업을 강의해 주신 현영빈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나 또한 모두가 서로를 사랑하는 세상이 오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