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

검색 열기
통합검색
모바일 메뉴 열기
 
 
 

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2년도_입선_[물리학]_박미은교수

  • 유남경
  • 2013-07-23
  • 12802

응용화학생명공학과_최용현

 

 2012학년도 2학기, 1학기 때 자동 수강신청이 됐던 것과는 달리 내가 직접 신청하는 첫 학기였다. 우리 학부에서 개설된 물리학 강의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다른 수업들과 같은 건물 안이어서 접근성이 좋은 곳이었고, 다른 한 강의는 다른 수업들과 다른 건물에 있었다. 거의 모든 동기들은 접근성이 좋은, 수업 이동할 때 동선이 편리한 강의를 선점하려했다. 그중엔 나도 있었다. 그리고 수강신청 당일, 나의 바람과는 달리 나는 내가 원했던 강의를 놓치고 어쩔 수 없이 박미은 교수님의 물리학 강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물리학 강의, 처음 수업에 들어갔을 때 내가 본 학생들의 수는 다른 반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고 이 물리학 강의에서 수강자의 절반이 고학번 선배들이었다. 그 때 나의 마음은 학점 걱정이 앞서있었다. 그리고 수업 시작 시간이 되자 나에게 한 학기동안 물리학을 가르쳐 주실 교수님이 들어오셨다. 교수님은 내가 속한 응용화학생명공학과는 비록 물리학에 대해 깊게 공부하진 않지만 기초 필수과목으로 물리학이 선정되었으니 이왕 물리학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므로 물리학의 전반적인 기초 내용을 알아보자고 하시고 한 학기 일정을 알려주셨다. 한 학기에 네 번 시험을 보는데 그 중 두 번이 퀴즈이고 두 번이 정기고사라고 하셨다.

 그 후 물리학 강의가 시작되었는데, 이 물리학 강의는 컴퓨터와 빔프로젝터의 활용을 충분히 한 강의였다. 다른 수업들과 달리 물리학 파트마다 애니메이션 활용이나 동영상 매체를 이용해서 이해를 충분히 도왔으며 진도를 나가는 것보다는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끔 수업을 진행하셨다. 그리고 또한 수업시간 전에는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시고 질문을 하셔서 저번 수업시간에 했던 내용을 상기하게끔 만드셨다. 이렇게 수업일수 1/4가 되고 첫 시험을 치게 됐다. 나는 이 퀴즈를 준비하기 위해 따로 준비하기보단 수업시간에 풀어주셨던 교과서의 예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부하였다. 그리고 퀴즈에 임했는데 퀴즈 문제들이 주로 수업시간에 다루었던 예제를 중심으로 문제를 내셔서 퀴즈를 생각보다 편안히 치르게 되었다. 이 때 이 퀴즈의 문제를 보고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설명해주시는 것 듣고 예제 풀어주시는 것만 잘 듣고 복습한다면 내가 걱정했던 학점 문제에 대해 크게 걱정할 것이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게 되었다. 그리고 교수님이 중간고사 보기 전에 연습해보라며, 교과서에 있는 연습문제는 너무 어려운 문제라고 하시면서 교수님이 연습문제들을 따로 이클래스 강의자료실에 올려주셨다. 교수님이 올려주신 자료를 가지고 교과서와 함께 중간고사 대비를 한 것 같다.

 그렇게 중간고사 준비를 하고 어느새 수업의 1/2 선이 되고 중간고사를 치게 되었다. 중간고사도 퀴즈와 마찬가지로 교과서의 예제문제와 이클래스에 올려주신 자료를 중심으로 출제가 되었는데, 나는 문제를 풀면서 혹시 변별력이 별로 없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중간고사도 앞서 본 퀴즈와 마찬가지로 편안히 풀고 후에 성적 결과를 확인하였는데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 차이가 큰 것을 확인했다. 나의 우려와 달리 변별력이 충분했던 것이다. 이것은 학생들이 교과서와 교수님이 따로 올려주신 연습문제도 다 보지 않고 시험에 응할 것임을 교수님이 그동안 강의를 하시면서 아신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중간고사를 마치고 이전과 마찬가지로 수업시간으로 돌아갔다.

 1/2 정도의 수업일수가 지난 후에는, 난 내가 수강하는 강의 중에서 물리학 강의를 제일 열심히 듣고 있었다. 그렇게 수업일수가 채워져 나가고 3/4 지점이 되었을 때, 교수님께서 원래 보기로 한 퀴즈 대신 ppt 발표로 바꾸겠다고 말씀하셨다. ppt 주제는 물리학과 관련해서 실생활이나 과학자나 이론에 대해 자신이 직접 준비하고 짧게 소개하는 형식으로 발표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나는 ppt를 준비해서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약간의 불만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호기심을 가졌던 과학 이론에 대해 조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난 ppt 제작에 힘썼고 나는 힉스 입자에 대해 조사하고 발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교수님께 힉스입자에 대핸 주제를 제출하고 준비를 하려는 찰나,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아보니 교수님이었고 교수님께서 주제가 겹친다고 하셨다. 내가 주제를 더 늦게 제출했기 때문에 주제를 바꿔줄 수 있냐고 물으셨다. 난 교수님이 직접 학생 번호로 전화하셔서 알려주신다는 것에 당혹스러웠고 내가 정했던 주제에 대해 준비하기 전에 혹시 겹치는 주제가 아닌가 하고 빠르게 알아보셨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주제를 바꾸겠다고 대답을 드렸다. 그렇게 나는 주제를 내가 흥미 있어 했던 또 다른 이론인 상대성이론으로 바꾸고 발표 준비를 했다.

 

 ppt 발표는 내게 있어서 많은 경험을 해주게 했다. 호기심만 가지고 있던 이론들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조사를 하게끔 이끌었고 또한 남들 앞에 서서 발표를 하는 것이기에 최대한 쉽게 설명하기 위해 추가로 더더욱 조사를 하게 되었다. 아리송하게 알던 이론을 ppt 준비로 인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된 때였다. 그 때 과제를 처음 들은 당시 교수님께서 이런 과제를 내주셨던 것에 대해 귀찮게 여겼지만 과제를 수행해 나가면서 호기심을 채워나가는 재미도 느꼈고 다른 학생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물리학에 대해 다른 여러 가지 신기한 것들을 알 수 있었다. 수업시간을 활용한, 과제 발표를 함으로서 수업 목적인 물리학에 대해 알아보는 것과 관련된 좋은 수업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수업 막바지에 접어들고 교수님께서 중간고사 때와 마찬가지로 기말고사 연습문제를 올려주셨다. 우리 학생들은 시험 기간에 교수님이 연습문제 올려주신 것을 풀었는데 문제가 이상하거나 이해가 안가는 어려운 문제들이 나왔는데, 기말고사 때는 중간고사 때와 달리 연습문제를 조금 늦게 올려주셔서 질문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물론 마지막 수업시간 전에 올려주셨지만 교과서에 있는 이론을 전부 보고 예제를 풀어보고 교수님께서 올려주신 연습문제를 풀어보는 나로서는 당혹스러웠다. 미리 풀어보고 충분히 질문할 시간을 가졌어야 했지만 그 때 당시 난 그렇게 하지 못했었다. 교수님께서 질문할 사항이 있으면 메일을 보내라고 하셨지만 시험 보기 전날 새벽에 밤새서 하던 것이여서 난감해 하고 있을 때, 난 혹시 풀이를 이클래스 상에 올려주시진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들어가봤는데 몇가지 문제에 대한 오류 설명과 몇 가지 어려운 문제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그 시간대는 얼마 안된, 새벽에 올라온 것이었다. 교수님께서 직접 종이에 문제를 푸시고 그것을 사진으로 찍어서 올린 것이었다. 교수님이 밤 늦게까지 학생들을 위해 이렇게 몇가지 어려운 문제에 대해 해설을 올려주신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감동이었다. 나와 같이 연습문제를 시험보기 전 새벽에 밤새서 풀고 질문하는 학생들이 조금 있었는지 이클래스 상에 교수님께서 새벽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문제에 대해 해설을 몇 번 더 올려주셨다. 덕분에 이해가 되지 않던 문제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시험장에 들어가서 시험을 보고 물리학 강의를 마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물리학 수강신청을 내가 원하던 것과는 다른 반을 수강하게 됐지만 그 때 내가 원하던 반을 놓친 것으로 인해 나는 내가 1년 동안 들었던 강의들 중 가장 만족스러운 강의를 듣게 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 후배들에게도 박미은 교수님의 물리학 강의를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