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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2년도_입선_[문학이란 무엇인가]_문혜원교수

  • 유남경
  • 2013-07-23
  • 14471

경영학과_정재경

 

 ‘문학이란 무엇인가는 제가 4학기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들어봤던 강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강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대한민국의 학생들에게 있어서 문학은 별로 친숙하지 않습니다. 문학에 대한 토론이라든지 논술 등이 활성화되어 있는 영미국가와는 달리 그저 입시과목에 지나지 않고, 잘 알지 못해도 생활하는데 별 지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대학교에 진학하면 각종 스펙관리를 하기에 바빠서 독서를 할 시간은 점점 줄어들기만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 같은 경우에는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문학 작품을 많이 접했지만 바쁜 대학생활 속에서 점차 문학과 거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다시금 문학에 다가가기 위한 기회로 이 강의를 수강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 강의가 고등학교 시절처럼 단지 용어와 암기 위주의 단편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영역별 교양인만큼 여러 단과대의 학생들이 모이게 되는데, 교수님께서 이를 어떤 식으로 끌고 가실지도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한 학기동안 교수님은 수강생들에게 지루하지 않고 흥미로운 문학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아직까지 첫 강의에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인상 깊게 남아있습니다.

 “그저 학점을 잘 받기 위해 이 수업에 들어온 학생들은 모두 수강취소 해 주세요

 교수님은 분명 학점이 쉽게 나오지는 않겠지만 열심히 수업을 듣고 활발하게 참여하는 학생들에게는 그에 따른 분명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강의에 대한 계획서를 보여주시면서 절대 만만치 않은 강의임을 강조하셨습니다. 퀴즈나 시험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타 과목과는 달리, 중간고사를 비롯해서 소설, 시의 감상문을 써내야 했는데 얼핏 봐도 쉬운 과목이 아님은 분명했습니다.

 

 교수님의 선전포고 때문이었을까요? 수강정정기간이 끝난 후, 둘째 주 강의에서는 무더기의 학생들이 사라지게 됩니다. 처음 120명의 수강생 중에 50명이 수강정정을 하고 70명이 남게 된 것입니다. 이제 교수님이 원하시는 대로 정말 이 강의를 듣고자 하는 학생들만 남은 것입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 강의가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개설되었기 때문에 첫 수강생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번 강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의 여부가 다음 학기부터의 강의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셨고, 그 선례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수업을 듣는 우리 수강생들도 뭔가 알 수 없는 책임감에 휩싸였습니다.

 

 강의는 크게 문학작품을 설명하고 그 시대적배경과 작가에 대해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저 교수님의 지식을 나열하시는 그런 강의가 아니었습니다. 여타 다른 강의들과는 다르게 교수님은 학생들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강의 도중 학생 하나하나를 지목해 의견을 물어보기도 하셨고, 개별적으로 과제를 내주시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어색하다보니 학생들의 대답이 약간은 부족할 수 도 있었고, 저 또한 질문을 받았지만 저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하는 대답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은 그런 학생들에게 면박을 주시기보다는 오히려 생각보다 기대 이상이라는 말씀으로 복돋아 주셨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점차 이 강의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4월의 중간고사가 끝난 후 시와 소설 감상문이 남아있었습니다. (기말고사는 없었습니다.) 강의시간에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각자 시와 소설을 자유롭게 택해서 감상문을 쓰는 것입니다.

 사실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입니다. 3장 정도의 장문으로 감상문을 써야했는데, 이런 것을 써본 경험도 다들 많지 않았을 뿐더러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 것인지 막막했을 것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는 그런 학생들을 위해 충분한 피드백을 제공하셨습니다. 본 감상문 이전에 제출하는 1차 감상문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어떤 점은 고쳐야하고 어떤 점은 잘했으며 어떤 식으로 풀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코멘트를 주셨습니다. 또한 수업이 끝나고 질문을 드리면 언제나 환한 얼굴로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이러한 교수님의 열의 덕분인지 수업이 끝나갈 무렵인 6, 학생들의 태도는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일명 포텐셜이 터졌다고 할까요? 강의시간에 많은 학생들이 거리낌 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출했는데 매우 참신한 내용이 많았고 문학에 대한 열의가 돋보였습니다.

 

 또한 일부 학생들의 개인발표가 있던 6월 초의 수업에서는 그동안 자신의 끼를 감추고 있던 우수한 학생들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다들 나름대로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감상문을 발표하였습니다. 듣는 학생들 또한 발표 내용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학기 초와는 비교가 되지 않은 발전을 한 것입니다. 저는 교수님의 열의와 노력이 이러한 모습을 만들었다고 느꼈습니다.

 위에서 제가 설명한 대로 이 강의의 내용 자체도 매우 좋았지만, 특히나 저는 교수님의 인간적인 모습이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70명에 달하는 수강생들의 이름을 대부분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하실 때에도 직접 이름을 불러가면서 해주셨으며, 혹여나 잘못된 대답이 나올 시에도 질책보다는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혹시 자신이 이름을 모르는 학생이 있을 수도 있지만 얼굴만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하시며, 언제든지 교수님의 연구실에 방문해서 대학생활에 대한 고민이나 진로 문제 등을 이야기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수님의 평가 자체도 매우 객관적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학기 초반에 수업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 이것이 나중의 최종 성적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감상문의 경우에도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공정하게 평가하셨기 때문에 아마 불만을 제기한 수강생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 수업을 들으면서 평소 읽어보기 힘들었던 시집을 읽으면서 시의 문구 하나하나를 읽는 재미에 빠지기도 했고, 감상문을 써보면서 글을 조리 있게 쓰는 법에 대해 약간이나마 배운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다시 문학에 친숙함을 느끼게 된 것이 큰 소득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자주 도서관을 들러서 문학코너를 기웃거리고는 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이라는 타이틀보다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학생들에게 다가와 주신 문혜원 교수님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얻은 것이 많았던 이 수업을 아주대학교의 많은 학생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