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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2년도_우수_[기술과 사회]_김영욱교수

  • 유남경
  • 2013-07-23
  • 1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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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공학학부_박찬영

아주대를 다니면서 들은 강의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를 고르라고 한다면, 저는 20121학기에 수강을 하였던 '기술과 사회'를 말할 것입니다. 기술과 사회는 졸업을 하기 위해서 듣는 필수적인 교양과목의 하나입니다. 저는 1,2학년을 다니면서 기술과 사회와 같은 졸업을 하려면 반드시 들어야 하는 기술과 경영, 창의적 사고훈련을 들었습니다. 강의를 수강한 후에 '이런 과목이 나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는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딱히 도움이 되지 않았다'입니다. 강의를 수강한 후 남는 것이 별로 없었고 누가 과목에 대해서 수강을 하고 무엇을 했냐고 물었을 때는 기억에 남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1학기 때 수강을 한 기술과 사회도 전에 들었던 두 과목과 같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수강을 신청하게 되었고 커다란 기대를 갖지 않았습니다.

기술과 사회 교수님은 화학공학과의 명예교수님인 김영욱 교수님입니다. 저 또한 화학공학과이었기 때문에 수업을 더 열심히 들을 수 있는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수업의 진행은 ppt 자료를 보면서 기술의 발달 순서에 대해서 듣는 방식과 조를 편성해서 주제를 정하고 학생들끼리 토론을 하는 방식의 두 가지로 진행하셨습니다. 교양과목의 겉핥기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지 않고 모든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시면서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교수님이 전달하는 지식을 학생이 흡수하는 수업이 아닌 학생과 교수님의 의견교환이 이루어지며 학생들과 학생들 사이에 토론을 했습니다. 주제에 대해서 토론을 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알아볼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수업내용 면에서는 전 세계를 아우르며 기술의 발전에 대해서 논하셨고 우리나라의 기술 발전에 대해서는 VOD까지 준비를 해오시면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특히 교수님은 과거에 정부쪽에 연이 있으신 분이었기 우리나라 발전에서 교수님의 경험담을 이야기하시면서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VOD 혹은 ppt를 보면서 '그 시대는 어떤 발전을 했구나'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고 직접 경험을 하신 산증인이 계셨기 때문에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시대 배경과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들을 수 있었고 VOD를 보면서 간단간단히 말씀해주시는 내용은 너무나도 유익했고 전에는 체험하지 못한 수업이었습니다.

토론 수업은 정말로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조를 편성하고 각 조에서 주제를 선택한 후 발표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발표만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정한 주제에 대해서 찬반을 선택을 해서 다른 학생들과 의견을 주고받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토론이라는 것은 '누가 제일 옳다'는 것을 판단하기 위해서 하지 않고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위해서 토론을 하셨습니다. 양측 면에서 좋은 의견이 나오게 되면 교수님께서는 주석을 달아주시면서 학생의 의견에 살을 붙여주셨고 나름대로의 해석을 하면서 다른 학생들을 이해시켜주셨습니다.

조별 발표가 끝나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할 시간을 가졌는데 학생들의 이상한 질문 혹은 앞 뒤 말이 되지 않는 질문에도 교수님 나름대로의 해석을 붙여서 깔끔한 질문으로 만드시는 모습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토론시간에 발표를 하면 점수를 주는 혜택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혜택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듣는 것에 더 중점을 두었습니다. 대부분의 수업에서 토론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이 없었고 토론 강의를 듣지 않으면 이런 기회가 없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교수님은 토론을 하면서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토론 문화가 없어서 잘못하기 때문에 지금 이 시간을 이용해서라도 열심히 해봐요'라고. 처음에는 모두들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껄끄러워하는 분위기였지만 몇 사람이 발표를 시작하자 모두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모습이 정말 좋았습니다. 교수님은 서로의 의견이 충돌될 때 마다 적절하게 지도를 하면서 의견을 합쳤고 감정이 격해질 무렵에 나서서 중재를 하시면서 올바른 토론의 자세에 대해서 알려주셨습니다

제가 전공과목도 아닌 교양과목을 최고로 뽑은 이유는 교수님의 학생을 대하는 마음가짐 때문이었습니다. 교수님은 학생을 한사람의 인격체로 존중을 하면서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다른 수업과 달리 주입식이 아닌 학생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수업이었습니다. 학생들을 지긋이 바라보시면서 따뜻한 눈길로 질문에 답해주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교수님이 겪어 오신 세월에 대해서 전부다 알 수 없었고 축적된 지식을 헤아릴 수 없었지만 교수님이 학생들을 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훌륭하신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느낀 점은 수업 내적으로는 전 세계의 기술의 발전상과 그들 나라들이 어떤 방식으로 얽힌 관계를 맺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발전상에서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아무 기술이 없었던 불모지에서 현재까지 어떠한 방식으로 발전을 해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토론 시간에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교수님의 체험담도 들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수업 외적으로는 토론 방식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조별 모임으로 다른 사람과 화합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발표능력에 대해서 향상시킬 수 있었고 아버지 어머니 세대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겪어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2012년도 1학기 기술과 사회를 수강하면서 '졸업을 위해서' 혹은 '학점을 따기 위해서'라는 마음가짐으로 수업을 들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3학점, 졸업을 위해서 이런 수식어들을 넘어서 교수님의 엄청난 지식을 느낄 수 있었던 수업이었습니다. 아직까지 기술과 사회를 듣지 않은 동기들에게는 김영욱 교수님의 기술과 사회를 꼭 들으라고 추천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김영욱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는 기술과 사회 과목을 수강할 수 없습니다. 2학기 교수님의 갑작스러운 별세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1학기 수업시간에도 가끔씩 몸이 편찮으셔서 아주대 병원을 다녀오시면서 수업을 늦게 시작한 적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수업 때의 열정을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 정정하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침에 별세소식을 들었는데 정말 믿기 힘든 소식이었습니다.

단순히 교양과목 교수님이 아니라 제가 속해있는 과의 명예교수님이셨기 때문에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저와 같이 수업을 들은 동기들도 모두 믿기 힘든 이야기라고 말을 했습니다. 또한 앞으로는 김영욱 교수님의 수업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드리기 힘들었습니다. 1학기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른 방식으로 강의가 이루어진 수업이었기때문에 기억에 더욱 남았고 얻은 점이 많았기 때문에 너무나도 아쉬웠습니다.

저는 기술과 사회를 수강을 하였기에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수강을 떠나서 다시는 김영욱 교수님의 얼굴과 목소리와 지식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1학기 짧은 시간이었지만 교수님의 열정에 너무나도 감사를 드립니다마지막으로 교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앞으로의 시대의 주인공은 여러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