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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3년도_입선_[경영정보시스템]_조원진교수

  • 이종원
  • 2014-02-10
  • 16174

경영학과_남지석

 

    2013년도 2학기가 시작하기 전, 예비수강신청창을 켜놓고 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고민을 한 이유는 바로 경영정보시스템이라는 과목때문이였다. 경영정보시스템이라는 과목은 지식정보사회내에서 회계, 재무, 생산, 마케팅, 조직을 어우르며 원활히 진행하게 하는 방법들을 알려주는 과목이다. 넘쳐나는 자료들 속에서 내게 필요한 정보들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깔끔하게 가공하는 기술들은 경영학과 학생이라면 누구나 알아둬야할 필요가 있다. 이런 필요성을 뒤로한 채 경영정보시스템은 학생들이 좀 꺼려하는 과목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경영정보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내용들은 컴퓨터에 대한 용어, 역사, 분류방법 등 암기식 공부방법이 요구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나와 같이 외우는 것을 꺼려하는 학생들은 기피대상 1호의 과목이였다. 그래도 2학년 때 받았던 성적을 계속 두기에는 낮은 성적이라 어렵사리 재수강을 결심하고 경영정보시스템을 가르치시는 여러 교수님들의 강의계획서를 살펴보았다. 1년 전, 처음 배웠을 때랑 다름 없이 중간고사, 기말고사, 출석으로 이뤄진 교수님이 대다수여서 한숨만 쉬고 있다가 조원진 교수님의 강의계획서를 보고 들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원진 교수님의 강의계획은 중간, 기말의 지필고사를 기본적으로 하고 개인과제, 그룹토의, 팀플, 발표수업으로 구성되어있었다. ‘과연 이걸 한 학기내에 끝낼 수 있을까?’라고 의구심이 들정도로 여러 수업방법으로 채워져있었다. 강의실에 앉아 의미없이 외우고 있는 것보다는 여러활동들을 통해 접근하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여 조원진 교수님의 경영정보시스템을 수강신청하였다. 개강이 되고, 처음 강의실에 들어오실 때 이름을 보고 남자 교수님인줄 알았는데 여자 교수님이셔서 놀랐고 우리학교 97학번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다. 교수님께서 우리학교 출신인 만큼 학점에 목말라하는 우리들을 잘 이해하시고 한 가지 제안을 하셨다. 중간고사 때 시험을 못 보더라도 기말고사 때 상위 10% 안에 든다면 학점을 한 등급 높여주겠다는 약속을 하셨다. 다른 교수님께는 듣지도 보지도 못 했던 굉장한 조건이였고 중간고사 때 못 본 학생들도 기말고사 때 밤샘하며 공부를 하는 등 엄청난 동기부여가 되었다. 물론, 조원진 교수님은 지필평가 말고도 앞서 말한대로 개인과제와 그룹토의, 팀플에도 신경을 쓰셨다.

    우선 개인과제는 수업이 진행된 지 2주정도 지난 뒤 부여되었다. 주제는 오늘 날 기업에서 이용하고 있는 다양한 정보시스템 중 하나를 골라 개념적 정의를 하고 직접 사례 기업을 선정하여 분석하는 것이였다. 수업 내용도 마침 정보시스템의 기본적 개념들을 배운 상태였고 복습목적으로 딱이였던 과제였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개인과제의 주제로는 2012년에 두산에서 새로 개발 한 연말정산시스템을 주제로 잡고 조사를 시작하였다. 이 연말정산시스템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 그 동안의 연말정산시스템의 역사를 도서관에서 조사해보고 이 시스템의 개발자이신 두산 박진수 과장님께 직접 이메일을 드려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도 하였다. 과장님께서는 감사히도 답장을 친절히 해주셨고 실제로 정보시스템이 어떻게 이용되는지 잘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평가기준인 그룹토의에서도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룹토의는 중간 때 한번, 기말 때 한번으로 총 2번이 실시되었다. 이 평가는 그룹토의수업시간 시간 이전에 교수님께서 미리 제시해주신 IT에 관한 영어원문을 읽고 팀원들끼리 토의를 하여 질문에 우리의 생각을 서술하는 형식이다. 첫 번째 그룹토의가 있을 때, 영어원문으로 된 글이 그다지 어렵지도 않고 양도 많지 않아서 별다른 준비를 안 했다. 하지만 문제는 수업시간에 문제를 보고 서술할 때 나타났다. 비록 미리 읽어온 영어 원문은 똑같은 내용이였지만 그에 대한 팀원들의 생각은 제 각각이였던 것이다. 문제는 5문제밖에 안 됐지만 팀원들의 분분한 의견들을 정리하고 서술하는 데만 75분을 다 써버렸고 그 마저도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답안이였다. 그래서 2번째 그룹토의 때는 미리 팀원들과 모임을 갖고 의견을 자유롭게 말해보고 조율을 했다. 그 결과 이번에는 답안을 30분만에 서술을 하고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답안을 얻을 수 있었다. 아마 이 과제가 그룹토의가 아닌 혼자서 생각하고 정리하여 제출하는 과제였다면 첫 번째 과제도 30분만에 끝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럿과 같이 생각했을 때와 나 혼자 생각했을 때는 생각의 폭부터가 달랐다. 내가 알고 있는 것 내에서 생각을 했을 것이고 알고 있는 것 내에서 답을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팀원들과 토론을 하면서 각자의 의견을 듣고 모르는 점이나 반대되는 점이 있다면 서로 조율해 가면서 점차 완벽한 답안에 다가갈 수 있었다. 그냥 혼자서 풀고 제출하는 개인과제만 있었다면 나는 이 수업을 듣기 전이나 들은 후나 똑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팀플 또한 그룹토의처럼 서로 협력하여 답안을 완성하는 모습이 비슷한 과제로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직접 해보니 또 다른 평가방법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바로 첫 수업 때 우리가 팀플 때 사용할 주제를 보여주셨다. 자동차산업와 IT, 물류산업과 IT, 의료산업과 IT처럼 기존산업에서 IT가 어떻게 도입되고, 이용되고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주제들과 Big Data, Wearable Device, ERP, 3D프린터 등 현재 이슈화 되고 있는 IT기술들까지 다양한 주제들이 있었다. 그 중 우리조가 배정받은 주제는 금융산업과 IT’였다. 처음 이 주제를 배정 받았을 때는 다른 조의 주제가 부러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금융산업과 IT의 연관성을 찾아내지 못해서였다. 일단, 조원들과 상의하여 금융산업과 IT’에 대하여 조사해보고 자료가 별로 없으면 새로운 주제를 생각해보자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 날 집에 가서 컴퓨터를 키고 조사를 시작하였다. 검색키를 누른 순간, 다시 한번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느꼈다. ‘금융산업과 IT’는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닌 바로 우리 옆에 있었던 것이다. 뉴스에 나오는 네이트온, 싸이월드의 사용자정보 유출 문제라던가 바로 어제 내가 카드로 밥값을 계산하는 것 모두가 금융산업과 IT’였던 것이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금융산업과 IT’를 분석하며 다시금 새로운 지식의 습득에 즐겁게 조사했던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 조의 주제만 조사하고 끝난 게 아니라 중간고사가 끝난 뒤부터는 우리 조를 비롯하여 각 조가 조사한 내용들을 발표로 듣는 발표수업으로 이어졌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업들이 얼마나 IT에 영향을 받고 어떤 문제점과 해결방안이 있는지, IT에 발전에 따라서 새로 생기는 산업들을 보며 경영정보시스템이란 과목의 넓은 영역을 조금이나마 더 알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발표수업 중간중간마다 Q&A를 갖고 학생들끼리 서로 궁금증을 해결하고 교수님은 이것을 체크하고 가산점수를 주셨다. 이 또한 우리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비록 다른 학기보다 교양을 많이 수강해서 시간이 널널해 보였지만 경영정보시스템덕분에 다른 학기만큼이나 바쁘게 보낸 것 같다. 개인과제는 물론이고 매주 주기적인 회의시간을 팀원들과 잡아 팀플과 그룹토의를 준비하고, 또한 지필고사도 준비하며 시험기간 중 경영정보시스템에 노력을 많이 투자했던 것 같다. 그냥 컴퓨터에 관한 역사나 시스템의 용어들만 외우는 공부라면 금방 흥미가 떨어지고 몇 개월 뒤에는 기억에 남는 지식도 없었을 것이다. 조원진 교수님은 여러 가지 평가기준을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경영정보시스템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 덕분에 경영정보시스템 수업시간에 들었던 이야기들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또한 과거의 수업방식에 연연하지 않으시고 지금의 상황과 학생들의 관심사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동기부여를 해주셨다. 가끔 수업 중간 중간마다 어려운 내용을 알려주신 다음에 짱구 터지죠?”라고 말하시며 놀리기도 하셨는데, 지금은 웃는 걸 보니 꽤나 익살스럽고 유익한 수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