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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3년도_입선_[거시경제학]_서동석교수

  • 이종원
  • 2014-02-10
  • 15133

경제학과_임성혁

 

    서동석 교수님의 거시경제학을 아주 인상 깊게 들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시 듣고 싶은 명강의로 추천을 하려고 한다. 나는 강의를 선택하기에 앞서 지인들에게 서동석 교수님의 강의 스타일에 대해서 물어본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답변은 퀴즈도 많고 과제도 매주 나오기 때문에 상당히 힘든 수업이어서 추천을 하지 않지만 확실히 그만큼 얻어갈 것은 많다는 것이었다. 오랜 고민 끝에 어차피 강의를 듣게 될 것이면 힘이 들더라도 경제학적 지식을 많이 얻어갈 수 있는 강의를 택하자는 마음으로 서동석 교수님의 거시경제학을 수강하게 되었다.

    서동석 교수님의 거시경제학은 이 수업을 듣고 나면 학생들이 경제신문을 읽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고 경제를 거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시경제학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 기업의 움직임 등과 같이 나무를 보는 것이라면 거시경제학은 환율, 인플레이션 등 숲을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강의는 IS-LM 함수를 기본 모델로 여기고, 이를 바탕으로 거시적 경제 모델을 가르친다. 수업은 한 강의 당 한 챕터가 진행될 정도로 빠르게 진행이 되었다. 한 학기를 마치고 되돌아보니 책에 있는 대부분의 챕터를 수업시간에 다루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와 같이 방대한 양을 가르치시기 때문에 수업을 빨리 진행할 수밖에 없고, 그의 부작용으로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염려가 있었다. 그러나 회고하건데 수업의 질도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한 학기가 흐른 지금에도 거시경제의 기초적인 모델 등에 대해선 여전히 숙지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만큼 교수님이 1시간 15분이라는 시간을 꽉 채워서 잘 활용하시기 때문이다. 교수님이 가르치신 것 중에서 가장 독특했던 것 중 하나는 환율을 가르치시는 방식이었다. 일반적으로 환율을 표시하는 방식에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직접표시법이고 다른 하나는 간접표시법이다. 강의에서 사용하는 거시경제학 교재는 외국 서적을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상황을 바탕으로 번역이 되었고, 이에 따라 한국에서 환율을 고시하고 있는 직접표시법으로 표기되었다. 그러나 서동석 교수님은 간접표시법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하시면서 교재와 정반대인 간접표시법을 가르치신 것이다. 교재와 교수님의 강의가 서로 상반되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혼란이 많이 왔다. 그러나 교수님께 간접 표시법을 반복적으로 가르침을 받자 어느새 간접 표시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또한 교수님께서 수업을 판서를 통해 빠르게 강의하신 다음에, 시간이 남으면 교재를 참고해 설명을 덧붙여 주시고 교재에 기재되어 있는 연습문제 등을 매주 풀어오는 과제를 내주시는 것이 독특하다. 내가 가장 매료되었던 부분은 경제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여 설명하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연방준비위원회에서 FOMC 회의를 실시한 날에 수업을 한 적이 있었다. 양적완화의 실시여부가 주된 논제였는데, 전 날에 교수님께선 우리에게 실제로 FOMC 사이트에 들어가 FOMC 회의 결과를 읽어오는 과제를 제출해 주셨다. 그리고 당일에 FOMC 회의 내용에 대해 설명을 해 주시면서 현재 세계 경제의 상황에 대해 대략적으로 논평을 해 주셨다. 책에 나와 있는 이론을 실제로 적용하면서 배우니 실감이 넘치고 더욱더 잘 각인되었다.

    서동석 교수님은 내가 그동안 봐왔던 어느 교수님보다도 수업에 열정적이셨다. 수업을 시작하기 앞서 타임워치를 수업이 끝나기 5분 전에 소리가 울리도록 설정을 하시고 단 1분도 낭비하지 않으시고 열정적으로 강의에 임하셨다. 보통 하루에 한 챕터를 모두 마치시기 때문에 그에 따라 교수님의 설명과 판서 속도가 빨라져 처음에는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수업이 끝난 후 교재와 교수님께서 판서하신 내용을 여러 번 읽음으로써 이해를 할 수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강의에 적응을 할 수 있었다.

    서동석 교수님은 한 챕터가 끝날 때 마다 연습문제를 풀어 제출하는 과제를 내곤 하셨는데, 제출한 모든 과제물에 자필로 일일이 피드백을 해 주셨다. 보통 교재에 챕터 뒷부분에 있는 연습문제를 A4용지에 풀어 답을 도출해내는 과정을 식으로 기술해 제출하는 방식이다. 우리 학생들이 그 과제를 제출하면 서동석 교수님은 다음 수업 시간에 제출했던 과제를 다시 돌려주신다. 돌려받은 과제를 보면 어김없이 교수님이 일일이 정답과 오답을 점검 해주시고 틀린 문제에 대해서는 자필로 일일이 해설을 덧붙여 주신다. 비록 수강생이 19명으로 다른 수업에 비해 적은 숫자였지만 여러 학생들의 모든 과제에 대해 일일이 피드백을 해 주시는 것은 보통의 열정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이러한 교수님의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서동석 교수님은 중간시험과 기말시험, 출석, 그리고 퀴즈를 평가의 기준으로 삼으셨다. 매주 내주시는 과제는 평가 항목에 해당되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어떤 문제가 틀렸고 어떻게 풀어야 할지를 알기 위해서는 과제를 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이득이라고 생각해서 한 번도 빠짐없이 과제를 제출하였다. 특히 퀴즈는 중간, 기말시험을 보기 이전에 보는 미니 시험으로, 교수님이 퀴즈를 보기 전에 자료를 모두 주시고 사전 공지까지 해 주시기 때문에 평소에 열심히 공부했다면 별 무리 없이 치를 수 있다. 이러한 평가방법은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중간, 기말시험을 치룰 때까지 매주 과제를 통해 평소에도 스스로 공부를 하게끔 유도하고, 그 것을 토대로 퀴즈를 보고, 퀴즈를 통해 시험을 준비할 수 있으니 말이다.

    서동석 교수님은 학생들과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 Skype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셨는데, 필자도 실제로 Skype를 통해 교수님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SkypePC나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상 통화 프로그램이다. 교수님은 학생들이 과제를 풀거나 퀴즈를 준비하는 중에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사전에 연락을 취하고 언제든지 Skype로 접속해 피드백을 받으라고 하셨다. 필자는 이러한 피드백 자체가 처음이라 어색한 마음에 초기에는 Skype를 이용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퀴즈 준비를 하다가 아무리 고민을 해도 해결이 되지 않는 문제가 생겨 교수님께 연락을 드리고 Skype에 접속해서 교수님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직접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학생들과의 의사소통을 Skype를 통해 항상 개방해 놓으신 것이다.

    필자는 지난 학기에 서동석 교수님의 거시경제학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수강을 했었다. 서동석 교수님은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스탑워치를 설정해 놓으시고 수업 시간이 되면 단 1분의 잉여시간도 없이 열정적으로 강의를 하신다. 또한 모든 과제에 대해 일일이 직접 피드백을 해 주신다. 그러한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학습에 대한 동기가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가 바로 그 살아있는 증인이다. 이 수업을 듣기 전에 필자는 복습을 매일매일 꾸준히 하지는 않았다. 시험기간이 되면 비로소 공부를 하기 시작하는, 어떻게 보면 벼락치기 유형에 가까운 스타일로 공부를 해왔다. 그러나 이 수업은 매주 과제가 나오기 때문에 수업을 들은 날 바로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했으며, 그 결과 수업이 끝나고 바로 복습을 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필자는 공강 시간이 생기면 바로 전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했으며, 복습을 하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자 2-1학기에 높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이러한 명 강의를 해 주신 서동석 교수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