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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4년도_우수_[글쓰기]_이병훈교수

  • 유남경
  • 2015-01-29
  • 13439

지난 2014학년도 1학기에 수강했던 ‘글쓰기’는 글쓰기의 필요성과 방법을 배우는 강의였습니다. 필수교양이었던 만큼 대학생활과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같은 1학년 수강생들로 이루어진 수업이었고 다른 교양 수업에 비해 학과 동기들이 많았기 때문에 더 편한 분위기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은 대부분 직접 글을 작성하는 실습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첫 수업시간에는 교수님에 대한 소개를 듣고, 네이버캐스트에 기재된 교수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캐스트 본문은 교수님께서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의 어문학부 대학원에 재학할 당시 방문했던 러시아 국립도서관에 대한 소개와 소감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러시아 국립도서관의 열람실 입구 맞은편 벽면에는 레닌 동상이, 정문 앞에는 도스토예프스키 동상이 있는 모습을 보고, 이질적인 것들 사이에서의 양립과 조화를 고민했다는 교수님의 감상이 기억이 남습니다. 한 학기동안 가르침을 받을 교수님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수업에서 처음 시행한 과제는 교수님께서 e-class에 올려주신 짧은 에세이 몇 편을 읽고 그 감상을 쓰는 것 이었습니다. 저는 그 중 이승우 소설가의 ‘손을 잡는다는 것'이란 에세이를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저자는 본문 중 "사람이 고통스러우면 자기도 모르게 손을 내밀게 된다. 잡아달라는 것이 아니라 아픔을 표현하는 행위겠지만 그 손을 잡아주면 실제로 고통이 줄어든다고 한다. 문학은 손을 내미는 행위인 동시에 그 손을 잡아주는 행위이기도 하다"라고 말합니다. 타인과는 공유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고통을 나는 그동안 어떤 방식으로 표현해 왔는가, 타인을 위로해 주기위해선 어떻게 표현해야하는가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또 과거에 읽었던 어떤 문학작품의 한 구절이, 누군가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내민 손”같이 마음을 얼러주었던 경험을 떠오르게 한 글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고 열심히 수행했던 과제는 장정일 시인의 ‘삼중당 문고’라는 시를 읽고 같은 양식으로 나에게 의미가 있는 물건, 사람, 장소에 대해 시를 작성하는 과제입니다. 시 ‘삼중당 문고’는 저자의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함께 했던 삼중당 문고를 추억하며 쓴 작품입니다. 시의 소재인 나에게 소중한 무언가를 찾는 것이 생각과 달리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고등학교 때 자주 가곤 했던 마을 뒷산에 대해 쓰게 되었는데, 과제를 제출한 뒤 수업시간에 직접 쓴 시를 낭송하고, 다른 수강생의 시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를 쓰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양식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있어 의미 있고, 소중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또 다른 사람들의 소중한 무엇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짧은 문장을 완성하는 과제에서는 시간을 정해놓고 최대한 많은 단어를 작성하고, 그 단어를 이용해 문장을 만들거나, 앞뒤로 관련이 있는 구와 절을 작성하는 실습을 하였습니다. 게임을 하듯 빠르게 진행되었는데, 몇 개를 썼는지, 어떤 것을 썼는지 다른 수강생들과 비교하거나 발표를 하여 재미있게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하려하니 알고 있는 어휘가 많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예전에 보았던 ‘좋은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한 한 강연에서 어휘와 그 단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많이 알수록 생각이 커지게 된다는 강연자의 말이 생각나는 실습이었습니다.

이론 수업은 ‘단계별로 익히는 실전 글쓰기’란 교재로 진행되었으며, 장문을 요약하는 방법, 비문을 고치는 방법, 주석을 다는 방법 등에 대해 수업을 하였습니다. 이론을 공부하고 나서 교재에 있는 연습문제로 실습을 하였는데, 특히 장문을 요약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표절과 인용’에서는 구체적으로 표절의 의미, 종류, 위험성, 인용법, 주석달기와 참고문헌 표시를 하는 방법에 대한 수업을 하였습니다. 특히 주석을 다는 방법은 글쓰기 수업뿐만 아니라 다른 수업 과제에서 보고서나 에세이를 작성할 때 꼭 필요한 지식이어서 비교적 장시간 깊게 배웠습니다.

기말 보고서를 쓰기는 주제를 정하고, 관련된 자료를 찾고, 개요를 작성하고, 서론과 본론을 쓰고, 검토하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주제를 정하는 수업 날, 관련 도서 두 권을 빌려와 교수님께 찾아가는 과제가 기억에 남습니다. 교수님 사무실에서 선정한 주제와 전체적인 방향을 말씀드리게 되었는데 교수님 사무실을 개인적으로 찾은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설레고 두려운 경험이었습니다. 보고서 주제를 정하는데 고민이 많았었는데, 글쓰기 튜터 선생님과 교수님과의 상담을 통해 주제를 정하고 큰 틀을 짜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정확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여 독자에게 일관되게 주장할 수 있도록 글을 쓰라는 조언이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 정했던 주제가 해결방안을 쓰기엔 다소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분야라는 첨삭을 참조하여, 처음에 생각했던 주제와는 다른 주제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후 에도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첨삭을 받아, 좋은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e-class에 올려주신 다른 학생들이 쓴 기말보고서의 좋은 주제와 개요는 본보기와 좋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기말 보고서 작성은 한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또한 주제에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 자료 내에서 필요한 지식만 걸러내는 능력, 요약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선정한 주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자료를 통해 새로 알게 된 지식을 조합하는 방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글쓰기 과목은 학업적인 글쓰기에 필요한 지식들을 얻을 수 있는 강의였습니다. 과거나 현재나,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유능한 사람으로 인정받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글로 전달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학업적인 글쓰기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글쓰기에서도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욕구와 흥미를 얻게 되었습니다. 또한 좋은 글을 쓰기위해 좋은 책을 많이 읽고,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사실을 다시 한 번 몸소 느끼게 되었습니다. ‘글쓰기’과목은 지금까지 수강했던 강의 중, 수업과 관련된 많은 활동을 스스로 수행하고, 교수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는 점에서 고등학생 때 생각했던 이상적인 대학 강의와 가장 유사한 강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