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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4년도_입선_[창의적공학설계프로젝트]_전용호교수

  • 유남경
  • 2015-01-29
  • 16070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 한 지각생의 민망한 애국가가 창의적 공학설계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장난스러운 전용호 교수님의 요구가 지각생에게는 약간(?)의 고역이었겠지만 덕분에 첫 수업부터 편안한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 과목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끔 질문을 하셨습니다. ‘창의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공학적 설계는 과연 무엇입니까?’. 자주 들어왔지만 곰곰이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들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단순히 ‘창의적 공학설계’ 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로 강의를 설명해 주시는 것이 아니라 학생으로 하여금 강의의 참된 의미를 찾게 하셨습니다. 교수님의 질문 덕분에 이미 알고 있었던 창의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고, 다른 학생들이 생각하는 창의성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창의성을 이용하여 어떻게 공학적으로 제품을 설계할 것인가를 미리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내주신 주제는 ‘회사의 연구원이 되어 조원들과 창의적인 가전제품을 만들어 보자.’ 이었습니다. 실제 연구원들이 하는 것과 같이 제품을 만들어 낸 후,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발표를 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였습니다. 또한 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에만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니라 시장성, 희소성, 경제성, 참신성 등등을 고려해야만 했습니다. 단순한 가전제품을 만드는 것도 모자라 창의적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니... 주제를 처음 접한 저희 조는 혼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프로젝트를 진행해야할지 도무지 감도 잡을 수 없었고 심지어 주제도 선정하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 제품 개발에 필요한 12-steps에 대한 강의를 해주셨고, 그 후에 프로젝트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세탁기를 프로젝트의 주제로 선정하였고, 세탁기를 사용하며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세탁기를 발명하고자 하였습니다. 그 중 가장 현실적으로 구현 가능하고 창의성이 높다고 평가된 ‘분할식 통 드럼 세탁기’를 채택하였습니다. 세탁기를 사용할 때 가장 큰 문제점을 ‘다른 소재, 다른 색의 빨래를 따로 세탁해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로 보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탁조 안에 있는 세탁통을 분리하여 동 시간에 다른 종류의 빨래를 세탁하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무조건적으로 위의 12-steps에 따라 제품을 개발하지는 않았지만, 필요한 과정들은 단계별로 거쳐 가며 최종 결과물을 얻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원활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지만 실제로 저희의 설계가 제품으로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설계로서는 완벽하다고 생각하였어도 제품으로 생산되면 또 다른 문제점을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용호 교수님께서는 건국대 산업디자인과 학생들과의 협업을제안하셨습니다. 프로젝트의 설계가 실제로 디자인될 수 있는지 실질적인 증명을 가능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흥미로운 제안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타 학교와의 연계가 힘들다는 점으로 불발되어 매우 아쉬웠습니다. 대신 건국대 산업디자인 교수님을 초빙하여 실제 디자인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설계자가 하고자 하는 디자인, 그 차이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는 내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대인의 핵가족화, 편리성을 추구하는 사회 측면을 고려하여 세탁기를 좀 더 작게 설계하는 것으로 설계를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저희의 설계는 추진력을 달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설계를 기능적인 측면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즉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만한 디자인적인 측면으로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daily report, weekly report 그리고 blog를 적극 활용하셔 각 조의 개발과정을 파악하셨고 그에 맞는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수업이 끝나기 전, 조마다 한 장의 daily report를 제출하였는데 그 report에는 그날의 회의 내용, 회의로 인한 변경사항, 다음 회의에 논의할 사항 등 그날 수업에서 오갔던 내용들이 기록되었습니다. 매주 말에는 daily report를 종합해서 한 주 동안의 진행과정을 weekly report에 기록하였고 프로젝트를 다시 한 번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report 덕분에 조원 모두가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항상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각 조마다 naver 블로그를 만들어 서로의 의견을 인터넷 상에서 공유하고 교수님께서 직접 피드백을 해주셨습니다. 회의 내용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블로그에 작성하면 교수님의 생각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어떠한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직접 교수님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고자 했던 동기가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2번의 수업을 하면서도 항상 시간이 부족하였는데 교수님께서 제안하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짧은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여러 번의 회의, 피드백과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분할형 통 세탁기’라는 실용적이면서도 구현 가능한 세탁기의 설계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그 후에도 발명계획서등을 작성하면서 공학도로서 갖춰야할 공학적인 능력들과 경영적인 능력 또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만 하더라도 창의력을 누군가에게 평가받는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창의력이 ‘좋다, 안 좋다’ 평가할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남들에게도 인정받는 설계가 진정으로 창의적인 공학설계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물론 창의적 공학설계 프로젝트라는 강의는 제가 들어본 강의 중에 가장 많은 시간과 가장 많은 노력을 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힘든 수업이었습니다. 수업 외, 다른 시간에도 회의하고, 설계 프로그램으로 제품을 직접 구현하고, 발표준비도 하고, 수많은 계획서도 작성하고...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해 가면서 나만의 발명품이 완성되는 것을 보며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그 결과 조원 모두 만족할만한 제품을 발명하게 되었습니다. 한 학기동안 같이 고생하였던 조원들과 좋은 강의를 해주신 교수님 덕분에 뜻 깊은 한 학기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