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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5년도_입선_[과학과 철학]_이진희교수

  • 유남경
  • 2016-01-27
  • 13420

금융공학과 윤효정

 

사실 과학과 철학이라는 과목을 신청할 때에는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형적으로 과학을 싫어하는 문과였기 때문에 학점을 잘 받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했다고 한 편이 낫겠다. 그런데도 수강 신청을 한 이유는 다른 학생들의 강의 평가가 좋았었던 데에 있었다. 과학을 알지 못해도 수업만 잘 듣는다면 진도를 따라갈 수 있고, 배울 점이 많은 수업이라고 들었다. 그 당시에는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첫 수업부터 다른 수업과는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교수님께서 여기 저기 학생들 사이들 돌아다니시면서 이 수업은 자유로운 소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 하셨다. 그때부터 , 수강신청하기 잘했구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교양수업에서 바라는 것은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나 주입식으로 강의 내용을 듣고 외우는 데에 치중하는 수업이 아니라 좀 더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다양한 생각을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다.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이 동감할 것이라고 믿는다.

 

수업의 목표는 간단하고 명료했다. 과학이 무엇인지를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공에서 경제를 수학적으로 분석할 줄 아는 방법을 배웠다면, ‘과학과 철학이라는 교양에서는 과학 속에서 논리적으로 분석할 줄 아는 새로운 방법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과학도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사물을 바라보고 이야기 하는 방법에서 과학적인 사고방식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고 그 사고방식은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 어떻게 다른지도 배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과학사의 흐름을 어떻게 만들어 놓았는지 역사 또한 큰 그림에서 볼 수 있었다. 강의는 두꺼운 교재가 아닌, 교수님께서 E-class에 올려주신 몇 장의 프린트로 진행되었지만, 강의 내용을 곱씹으면서 느껴지는 깊이를 고려하면 몇 권의 책을 읽은 것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프린트물 자체는 많지 않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내용과 내용간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확실히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수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뿐만이 아니다. 문제의 지시에 따라 큰 종이에 배운 것을 나의 말들로 정리하는 시험을 치고 나면 교수님께서 어떤 부분에서 좋은 점수가 나올 수 있었고, 어느 부분이 부족했는지 한 명씩 피드백 시간을 내어 주셨다. 물론, 시험을 보기 전에도 몇 주간에 걸쳐서 연습문제에 대한 답을 쓰면 그것에 대한 피드백을 해 주시고, 옳은 방향으로 쓸 수 있도록 지도해주셨다. 학생들이 많은 탓에 교수님께서는 이미 많은 시간을 투자해주셨음에도 시간에 맞추지 못하여 아쉽다는 학생들을 위해서 이메일이나 전화상으로도 가능하다고 말씀해주셨다. 나에게는 그 말씀자체만으로도 매우 감사할 따름이었다.

 

특히나, 이 수업을 들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강의페어링이라는 교내 공모전에 참가한 것이다. 이전학기에 들었던 현대인의 성과 사랑이라는 과목과 과학과 철학을 하나의 연구주제로 융합하여 주체적으로 연구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현대인의 성과 사랑이라는 과목을 같이 수강하였던 선배와 함께 어떤 공모전에 참가하여 하나의 완성작을 만들어 보자고 다짐했던 올해 초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게 해 주었던 기회였다. 특히나, 개인으로 참가하는 공모전이었지만, 두 명으로 구성된 팀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애써주신 교수님께 감사하다.

 

이로써 남녀에 대한 인식 차이에 기반을 둔 연구였던 만큼 남자와 여자의 각각 다른 시각에서 성별을 바라볼 수 있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역할 고정관념의 문제가 발생된 원인과 고착화되는 이유에 대하여 치밀하게 분석해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인간의 가치관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논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는 자체가 매우 힘들었지만, ‘현대인의 성과 사랑교수님과 이진희 교수님께서 생각을 끄집어서 다양한 방향으로 시도해볼 수 있도록 도와 주셨다. 주제를 잡고 포스터를 만들어 발표하기 까지도 수정안에 대한 피드백을 구체적으로 해주셨기 때문에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비록 시험기간이 끝난 시점에도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지만, 교수님과 선배와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들이 정리되는 모습, 팀으로 준비하면서 나의 생각들이 녹아드는 모습을 과정 내내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에 스트레스 없이 주체적으로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도 상을 받을 수 있었기에 이번학기 과학과 철학을 수강하면서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은 다 맛보았다고 자부한다.

 

그 전까지만 해도 궁금한 사항이 있어도 귀찮은 마음에, 그리고 혹시나 교수님 또한 안 좋아하실 것이라는 합리화로 수동적인 학생이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이 수업은 그런 나에게 연습문제를 풀어 직접 교수님께 찾아가 피드백을 받고 교내 공모전에 참가하여 상도 탈 수 있는 기회를 안겨 주었다. 어떤 주제에 대해 수업의 내용 이상을 고민하고 자문을 구한 적이 없었지만 이 수업을 통해 강의 내용을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내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끝으로, 개인적인 일들을 포함하여 공모전에 많은 조언해주신 교수님과 공모전에 함께 참가하여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선배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