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

검색 열기
통합검색
모바일 메뉴 열기
 
 
 

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5년도_입선_[과학사]_송하석교수

  • 유남경
  • 2016-01-27
  • 14331

정보컴퓨터공학과 김영인

 

우리는 과학이 크게 발달하여 편리하게 살 수 있는 문명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사용하고 있는 전자기기 제품이나 전구, 더 나아가 옷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과학의 힘이 깃들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당연하다시피 이용하면서도, 어떠한 생각으로부터 이 물건들이 개발되었으며 어떻게 변해 왔는가는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당돌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누군가의 창의적인 생각에서 이것들은 출발했습니다. 저는 이번학기 송하석 교수님의 과학사 강의를 들으면서 단순히 과학의 발달 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생각의 중요성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학생들도 이 강의를 들었으면 하는 생각에 이렇게 글을 써보려 합니다.

흔히 과학사, 국사처럼 역사의 흐름을 연상시키는 강의들은 강의를 신청하기도 전에 우리를 겁먹게 합니다. 인물 이름 한 명 한 명과 해당 년도를 외워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해도 되지 않는데 마냥 암기만 해야 하는 과목이지는 않을까. 취업을 포함한 진로를 위해서 학점이 너무나도 중요해진 당대의 사회에서 듣고 싶은 강의를 선택하기에는 큰 위험이 따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강의를 신청하기 전에 다른 학생들의 강의평가를 살피거나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 물어보곤 합니다. 그런데 걱정과는 정반대로 송하석 교수님의 과학사 강의는 주로 호평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탄탄한 스토리를 이루어 쉽게 이해가 되는 설명을 해주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단순한 암기를 요구하는 강의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복습을 꾸준히 하면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많았습니다. 전공과목으로만 학기를 채우기에는 너무나 벅찰 것이기에 재미있는 강의, 듣고 싶은 강의 하나 쯤은 제 뜻대로 들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이 강의를 듣기로 결심했습니다.

강의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강의 평가에서 읽어왔던 대로 송하석 교수님께서는 무리한 암기를 요구하지 않으셨습니다. 전반적인 유럽 과학사의 흐름을 이해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과학자들의 야화 정도로 생각되는 유쾌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고, 수업에 집중시키기 위하여 관련된 영상을 보여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제일 재밌었던 부분은 ‘CBT 테스트라는 평가입니다. 이와 같은 강의의 특성상 아무리 유쾌하고 이해가 잘 되도록 수업을 진행하시더라도 그 흐름을 따라 공부하기에는 다소 벅차기도 합니다. CBT 테스트는 이와 같은 결점을 보완하기 위한 시스템이라 생각됩니다. 강의 속에 등장하는 과학자나 철학과 연관되어 있는 책을 여덟 권 정도 추천해주시는데, 이의 요약본을 읽고 다수의 객관식 문제를 푸는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저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강의에 아무리 집중해서 열심히 들어도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교수님을 몇 번이나 찾아가서 상대성 이론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해 주실 것을 요청했고, 그 자리에서는 이해가 되었지만 뒤돌아서면 또 모르겠는 것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CBT의 추천 도서 중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있었고, 테스트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강의 내용을 복습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어느 부분을 모르는지 알고 있는 것처럼 핵심을 잘 설명하고 있는 요약본은 제가 부족했던 내용을 잘 이해시켜 주었습니다. 또한 여기서 더 나아가 CBT 테스트를 위해 추천된 도서의 내용은 중간/기말 시험에서 더 자세하게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단순히 높은 학점만을 위한 테스트가 아니라, 수업의 목적인 유럽의 전반적인 과학사에 대해 더 이해시켜 주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강의의 평가 시스템이 좋아 이 강의를 다시 듣고 싶은 명강의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마음이 맞는 교수님을 찾는 것은 높은 학점을 받는 것 이상으로 어렵습니다. 중간/기말 시험과 퀴즈를 포함한 테스트만을 통해 학점을 산출하시고 학생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지 않으시는 교수님들이 주변에 너무나 많습니다. 학점이라는 것은 교수님 한 분 한 분마다 평가하시는 방식이나 생각하시는 방향이 다르기 마련인데, 단순히 에임즈에 올라온 강의평가 계획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강의평가 방식에 대해서 보다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다가갈 수 있어서 학교를 다니면서의 고민이나 강의의 공부 방향에 대해서까지 지도해 주시는 교수님을 너무나 원합니다. 혹여, 그런 교수님이나 강의를 찾으시는 학생이 있다면, 감히 송하석 교수님의 과학사 강의를 다음 학기에 수강하시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군대를 다녀와서 소위 말하는 복학 버프가 나도 있겠지라는 생각에 안일하게 1학기를 다니다가 말할 수조차 없는 학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2학기는 정말 중요한 학기였습니다. 학점을 다시 끌어올려야겠다는 생각에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해서도 안된다면 공부를 그만두어야겠다 라고 까지 생각했습니다. 궁지에 몰린 저는 듣는 강의마다 교수님을 찾아다니면서 원하시는 강의 목표나 공부 방향에 대해 자세히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어느 교수님도 명쾌한 답을 해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수업을 열심히 듣고, 책을 반복해서 읽어라, 강의노트를 잘봐라 라는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말씀만을 하실 뿐이었습니다. 크게 실망했지만 마지막으로 송하석 교수님을 찾아뵈었는데, 교수님께서는 이런 저에게 햇살같은 희망을 주셨습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강의의 목표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고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떤 것을 원하시는지 명확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강의 중간중간 설명하신 부분 중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 있어 찾아 뵐 때마다 그 내용에 대한 설명 뿐만 아니라 공부한 것에 대한 피드백 또한 해주셨습니다.

저는 다시 듣고 싶은 명강의라는 것이 학생이 그 강의를 잘 이해할 수 있느냐’,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느냐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가 평가의 주관점이 되어야 하고, 학생의 본분인 공부에도 크게 도움이 돼서 다시 듣고 싶을 만큼 생각나는 강의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명강의라는 것은 이에서 더 나아가 그 교수님과 얼마나 인간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었고, 의지할 수 있었는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점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 대는 우리들에게 다가와서 따뜻하게 대해 주시는 교수님은 그만큼 소중합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송하석 교수님의 과학사 강의는 저에게 두 번 다시 없을 정도로 감명 깊었던 강의였습니다. 마지막 강의시간까지 대학생들이 꼭 읽어봐야 할 도서를 추천해주시며 책을 많이 읽으라고 말씀하셨던 송하석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기억하시며 따뜻하게 말씀해주시던 교수님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저에게 다시 듣고 싶은 명강의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