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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6년도_우수_[영상콘텐츠 제작 실습]_김현성교수

  • 유남경
  • 2017-01-23
  • 9470

제목 : 수많은 신선함으로 뇌리를 때려 박은 강의

 

난 아주대 나왔고 아주대 교수임용 넣어서 떨어진 사람이에요. 그니까 교수님이라고 하지 말고 선배님이라고 하세요.” 첫 강의 날 이런 말씀을 하실 때부터 이 분이 심상치 않은 분이란 것은

익히 알아보았다. 아주대에 오기 전 전북대 철학과에서 1년간 수학하면서 역사 철학 종교 등 삶에 관한 공부에 탐닉하며 젊음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인문학으로 먹고 살려면 서울대를 가야겠다는 생각에 공익근무를 하던 시절 수능을 다시 한번 보았고 결과는 물론 실패하였다. 어쩔 수 없이 취업이라도 잘되는 과에 가서 효도나 하자고 생각하며 실용 학문만 하자는 생각에 e-비즈니스학과에 오게 되었다. 인문학은 그냥 취미로나 하고 기술을 더 배우자는 생각에 교양강의였던 영상콘텐츠 제작 실습을 신청해 들어왔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 강사님, 아니 이 선배님은 전북대 철학과 교수들 보다도 더 많은 신선함과 영감을 선사해 주셨다. 본인의 아주대 다니던 시절 이야기부터 다양한 책 이야기, 영화를 위해 젊음을 쏟아 부으신 삶은 남들과는 사뭇 달랐다. 수업시간에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지만 20명 남짓한 학생들을 대리고 수업이 끝나면 술을 먹으며 여러 진솔한 이야기도 쏟아 부어 주셨다. 술 값 또한 선배님께서 전부 내셨다. 일반적인 사회적 시선에서 그 분을 보면 40대 미혼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시간강의나 하고 하려는 영화는 크게 성공하지 못하신 초라한 모습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치지 않고 나이에 연연하지않고 낭만적이게 사시며 깨어있는 생각을 내뱉으시는 선배님의 모습은 남들 보기 좋은 학력과 스펙을 쌓아 교수가 되신 대부분의 정교수님들 보다도 존경스러웠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하셨더래도 하 고싶은 말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해오며 평생 사신 그 분의 사상은 돈과 사회가 원하는 공부를 해서 교수가 된 교수님들 보다 더 깊이 있고 배울 점이 많았다.

수업 또한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영상 콘텐츠 제작 실습이라는 단순한 강의이름만 보고는 영상 제작에 관한 여러 기술적 능력을 배양하는 수업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수업에선 기술은 아주 조금 간단한 편집기술만 배울 뿐이고 주 수업목표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법이었다. 구체적인 목표는 영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법이었다. 하지만 한 학기 내내 선배님께서 강조하신 것은 너의 생각을 잘 표현해라! 늘 표현하고 살아라!“ 였다. 어디에 가서나 상대가 누구든 너희들 생각을 잘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역설하신 선배님의 말은 어디 가서 잘 듣기 힘든 말이다.

선배님은 영화, 영상에 대한 실질적 강의력 또한 뛰어나다. 실제로 20년 가까이 영화감독으로 일하신 분이라 전문성이 상당하시다. 선배님 말로는 세계 3대 영화제는 못갔지만 10대 영화제는 가보셨다고 하시니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더 설명할 필요 없을 것이다. 영화를 어떻게 봐라봐야 할 것인지, 어떻게 구도를 잡고 콘티를 짜고 촬영을 할 것인지, 음악은 어떻게 쓰고 편집은 어떻게 해야 매력적인지 등등 영화에 대한 실질적 능력도 많이 배양할 수 있는 강의다. 실제로 기말 프로젝트에서 같은 팀원이었던 미디어학과 형은 지금 까지 들었던 모든 미디어학과 전공수업보다도 더 제대로 배웠다고 하였다. 중간 영상제작과 기말 영상제작 평가 또한 실제 영화판의 잣대로 평가하시며 클리닉을 해주신다. 주말 오후 2시쯤 모여 밤 10시가 다되도록 중간고사영상에 대해 평가하던 날의 긴장과 흥분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물론 영상을 찍는 것도 쉽지 않았고 평가하고 평가 받는 것 또한 힘들었다. 하지만 분명 남는 것이 많고 수업 이후로 영화를 보는 시각도 한층 성숙해 졌다고 생각이든다.

3시간을 하루에 몰아서 수업을 하고 화요일 저녁 7시 반 수업이 끝난 후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시며 우리들에게 열변을 토하시던 그 선배님의 모습은 지금도 신선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기회가 된다면 그 명강의를 꼭 한번 다시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