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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7년도_우수_[자료구조]_최정주 교수

  • 박민경
  • 2018-02-05
  • 6197
 제목: 마음가짐을 심어준 소중한 자료구조 강의 
                                           
   컴퓨터공학 관련 학과를 다니는 학생이라면 자료구조 과목의 악명을 한 번쯤은 듣게 된다. 
복학을 하고 첫 학기인 2-1학기에 나에게도 자료구조 과목을 만날 시간이 찾아오게 되었다. 자료구조는 컴퓨터상에서 많은 정보를 다루고 관리할 때, 이러한 자료들을 어떠한 틀에 담아서 관리하는 것이 자료를 이용하는데 도움을 더 주는지, 또 그것이 프로그래밍에 어떻게 활용이 되는지에 대한 과목이다. 보통 컴퓨터공학 관련 학과에서 학부생이 배우는 전공 필수 과목 중에는 자료구조, 알고리즘, 운영체제가 어렵기로 유명하다. 그 중 첫 단계가 바로 이 자료구조 수업이다. 따라서 물론 성적을 잘 받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앞으로 배울 과목들의 바탕이 될 뿐만 아니라 취업이나 기타 면접에서 내용을 빈번하게 물어보므로 수업내용을 잘 이해하고 기억에 남기는 것이 중요했다. 따라서 어떤 교수님의 가르침을 받게 될 지 상당히 궁금했다. 수강신청 전에 사전 조사를 통해 교수님은 어떠한 분이신지, 수업은 어떤 식으로 하는지, 그리고 성적 평가는 어떤식으로 하시는지 등 수업에 대해 미리 수강을 한 여러 선배와 동기로부터 여러 가지 정보를 알게 되었다. 예상한대로 “내용이 어렵다. 그런데 퀴즈와 과제도 많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데 의외로 성적은 나쁘지 않게 주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 하나에 나는 왠지 모를 자신감과 복학생 버프라는 존재하지 않는 허상을 믿고 자신 있게 수강신청을 하게 되었다. 
   교수님의 수업 방식은 플립드 러닝이라는 방식으로 미리 교수님께서 올려주신 강의를 보고 자료 구조의 어떤 섹션에 대해 예습을 한 뒤에 수업시간에는 해당 자료 구조와 관련된 문제를 같이 생각해보는 방식이었다. 즉, 교수님께서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시는 수업방식에 익숙했던 나에게는 조금 생소한 수업방식이었다. 일단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하시는 이야기를 따라가려면 예습을 무조건 하고 수업에 참가해야 했기에 조금은 귀찮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교수님께서 사용하신 방식이 자료구조라는 과목을 배우는 데는, 아니 학습하는 데는 매우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스택이라는 자료구조를 배웠다고 하면 그 자료구조를 배웠다고 프로그래밍에 사용을 바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실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쓰이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냥 말 그대로 스택이라는 자료구조 틀에 대해서만 배우게 된 것이다. 
그런데 보통 다른 수업에서는 이런 틀을 이용한 문제에 대해 과제로 또는 퀴즈로 공부해볼 기회가 주어진다. 즉 혼자서 또는 동기들과 생각해보거나 사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인터넷의 도움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렇게 혼자(라고 하지만 인터넷)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최정주 교수님의 수업은 무려 교수님과 함께 토의식으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한 문제도 아니고, 두 문제도 아니고 매 수업마다 여러 문제에 대해 토의식으로 생각해볼 기회가 주어졌다. 교수님께서 모든 답을 알려주시지도 않았다. 학생들의 답변이 적거나 생각이 미치지 않는다면 때로는 교수님께서 힌트만 주시고 넘어가기도 하셨다. 그리고 매 수업시간 간단한 퀴즈를 보았는데, 바로 해당 수업시간에 교수님과 함께 토의 했었던 내용과 같은 문제 또는 조금 생각이 더 필요한 문제였다. 성실하게 매번 예습을 하고 수업을 듣지를 못해서, 매번 수업을 완벽히 따라가고 퀴즈를 풀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 예습을 하고 수업을 잘 따라갔다면 확실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 이렇게 예습과 교수님과의 토의 수업, 그리고 간단한 퀴즈를 통해서 벌써 자료구조의 내용을 3번 복습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서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의 성취도가 걱정되셨는지 해당 섹션에 대한 과제를 매 번 내주셨다. 과제까지 하면서 어느 정도 해당 자료구조에 대한 개념을 완성할 수 있도록 과제를 내주셨다고 생각한다. 
   3학점 과목이었지만, 사실 다른 4학점 과목보다 필요한 학습량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예습도, 퀴즈도, 과제도, 복습도 매 시간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공과목을 어느 정도 수강한 지금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사실 이 정도의 공부량을 요구하는 과목은 매우 많다. 그런데 이렇게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어져있다고 생각이 든 수업은 최정주 교수님의 자료구조가 처음이었다. 거기다 교양과목이 아닌 전공과목을 수업시간에 교수님과 학생들의 토의로 구성하는 것은 교수님께서도 부담이 되었을 수 있고, 학생들도 내가 처음 느낀 것처럼 적지 않게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 교수님께서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학생들이 수업 방식을 잘 따라오고 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학생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도록 많은 고민을 하셨던 것 같다. 자료 구조 강의 특성상 어려운 내용으로 인해 학생들이 수업에 대한 흥미를 잃지만 전공필수과 목이기 때문에 억지로 듣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계셨다. 따라서 교수님께서도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상담과 멘토링을 받으셨고, 사실 조금 불편하실 수도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도 해주시면서 조언을 받아 적용한 방법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지도 항상 물어봐 주셨다. 사실 가장 교수님의 수업이 가장 만족스러웠던 이유는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위한 마음이 느껴져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수업 방식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시험 방식과 과제, 퀴즈 방식도 학생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최대한 해주려고 노력하셨다. 사실 시험의 경우에는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수님께서 관리와 평가를 하시기에 용이한 방향으로 일방적으로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험 방식마저도 학생들에게 투표를 통해 선택권을 주셨다. 이러한 교수님의 선택은 학생들에게 자율성을 주는 동시에 책임감도 어느 정도 줄 수 있으므로 학생들의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감사하게도 학생들을 위한 교수님의 마음을 느끼면서 모처럼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자료구조에서 배운 내용을 다음 학기에 수강한 컴퓨터구조나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과목에서 매우 많이 언급이 되었는데 그래도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어느 정도의 숙달이 되어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실질적으로 가장 큰 도움이 된 점은, 프로그래밍 관련 과목을 수강할 때 단순히 내용과 문법들을 배우고 숙지하는 것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실제로 관련 있는 문제를 풀어보고 적용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게 된 것이다. 특히, 혼자서 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 다른 사람과 같이 그 문제에 대해 토의해보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는 것이 또 있다는 것을 느꼈다. 따라서 나에게는 컴퓨터공학도로서 바탕이 되는 마음가짐을 심어준 특별한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선, 후배나 동기가 아닌 교수님과 함께 문제에 대해 토의를 해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은데, 그런 기회를 한 학기 동안 제공해주신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