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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8학년도_입상_[물리학2]_권은영 교수

  • 사충원
  • 2019-03-05
  • 5294
제목: 물리학, 그리고 성장

‘강의’란 학문이나 기술의 일정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설명하여 가르치는 것을 일컫는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아주 뛰어난 강의’를 ‘명강의’라 칭한다. 그렇다면 명강의의 기준은 무엇일까? 우선 어느 정도의 강의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강의의 본질은 내용전달이므로. 어떠한 내용을, 누가,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이해하는 폭이 달라진다. 같은 내용이라도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야기이다. ‘뜻 깊은 강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강의’, ‘유익한 강의’ 등 강의를 수식할 수 있는 형용사는 무수히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나는 학생들을 위한 강의가 명강의가 아닌가 싶다. 강의의 목적은 수강과목의 내용을 전달하고 이를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에 있고, 강의의 대상은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업시간도 한정적이고, 수강자가 많다보니 여러 가지 이유로 학생들은 집중력을 잃거나 공부의지를 상실하기도 한다. 특히 물리학의 경우, 공과대학 학생들이 대부분 필수로 이수해야하는 과목이고, 자연과학(물리학, 생명과학, 화학) 중 학생들의 선호도가 낮은 과목이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산만도가 증가한다. 즉, 학생들을 집중시키는 것이 다른 과목에 비해 어렵다는 말이다. 이제부터 나는 물리학2가 왜 명강의인지, 명강의라고 생각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한다. 

나는, 물리학2에서 배우는 내용에 대해 자신이 없었다. 물리학2에서는 주로 전기와 전자, 그리고 회로에 대해 배우는데, 외워야할 식도 너무 많았고, 고등학생때 배웠던 내용이었어도 그때 배웠던 것보다 훨씬 복잡했다. 운동역학과는 다르게 실제로 볼 수 없는 내용이다 보니 적용시키기도 어려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처음 수업을 들었을 때는 열심히 들었다. 아는 내용이었고, 이해를 한 상태에서 들으니 수업도 재밌었고, 이해도가 높아졌다. 나에게 있어 교수님의 첫인상은 ‘재미있게 잘 가르치시는 교수님’이었다.

교수님께서는 ppt뿐만 아니라 강의실 안에 있던 강의노트, 강의실 문, 벽 등을 이용해 입체적 내용을 설명해주셨다.
돌림힘(토크)를 설명하실 때에는 직접 강의실의 문을 여닫으며 이해를 도우셨고, 입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실 때면 강의노트를 말거나, 들어서 보여주시거나 하는 방향으로 직접 보여주셨다. 이 뿐만 아니라 강의실 안을 돌아다니시며 학생들한테 최대한 많은 것을 전달하시려 노력하셨다.
교수님을 통해서 ‘전류를 오른 나사의 진행방향으로 흘리면 자계는 나사가 도는 방향으로 생기게 되며, 원형코일에서 전류를 오른 나사가 도는 방향으로 흘리면 자계는 나사가 진행하는 방향으로 발생한다는 법칙’인 앙페르 법칙이 손 하나로 재정의 되고, ‘폐곡면을 통과하는 전기 선속이 폐곡면 속의 알짜 전하량과 동일하다는 법칙’이며, 맥스웰 방정식 중 하나인, 어려운 말들과 용어로만 이루어진 이 가우스 법칙이 입체적으로 이해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고 내용은 어려워졌다. 단순한 개념이 아닌 복잡한 적분식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수업시간에는 이해가 되었지만 다음 수업시간이면 처음 보는 내용이었다. 기본개념을 알고 있어도 응용하는 방법을 몰랐다. 이 식을 왜 배우는지, 어디에 쓰이는지, 언제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분간을 할 수 없었고, 내가 적용해야할 식들은 수없이 많았다. 개념이해는 재밌고 좋았지만 수업시간 외의 응용은 거부감이 들었다. 적용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았고, 문제풀이를 하지 않았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웹과제를 푸는 횟수가 늘어났고, 그렇게 나는 수업과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수업을 들어도 한 귀로 흘려듣는 경우가 잦아졌다. 새로운 내용을 배우거나 개념설명을 하면 들었지만, 문제를 풀이해주실 때에는 조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친구들은 다 이해하고 있는 것 같고, 나는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쯤, 교수님이 이 부분은 어려운 부분이라고, 다 그렇다고 해주셨다. 교수님께서는 수업하실때마다 연습반의 존재에 대해 한 번씩 언급하셨는데, 학생들에게 연습반 수업을 권장하셨다. 웹과제 풀이도 하고, 연습반에 가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거라고 하셨다. 나는 특히 이 날, 연습반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습반에서는 그동안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개념을 정리하고 문제를 직접 풀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했어야 했던 일들을 할 수 있었다. 조교님도 친절하셨고, 질문도 잘 받아주셨다. 문제풀이를 직접 하면서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들도 바로잡을 수 있었고, 개념을 응용해서 직접 적용해보는 것도 할 수 있었다. 나는 처음으로 개념이해를 바탕으로 한 문제풀이를 시작했던 것이다. 조교님이 개념을 정리해 주신 후에는 문제를 풀 시간이 있었는데, 잘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나는 이를 조교님한테 질문 드렸고, 친절하게 답변해주셨지만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른 학생들도 질문하려는 것이 보여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혼자 고민해봤다. 인터넷에도 찾아보고, 교과서도 읽어봤지만 관련된 내용은 보이지 않았고, 답답했다. 그러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수업시간이나 메신저를 통해서 질문해도 좋다고, 어떠한 질문이든 환영한다고 하셨던 교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개인적인 메신저로 질문하는 것은 처음이라 어색하기도 했고 실례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교수님께 질문해도 괜찮냐는 양해를 구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하면서 질문 드렸다. 처음이었다. SNS로 질문했는데, 수업일이 아니었고, 저녁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교수님은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도선에 관한 질문이었는데, 교수님께서는 질문에 대한 답변과 함께 내일 수업시간 후에 다시 질문하시라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그리고 다음 수업이 끝나고, 교수님께서 먼저 알아보시고 추가적인 내용을 설명해주셨다. 또한 내가 질문한 문제는 보충반에서 한 문제인데, 보충반에 가서 기쁘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