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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8학년도_입상_[영화와 사회심리]_윤소연 교수

  • 사충원
  • 2019-03-05
  • 5304
제목: 인생 강의                                         

  수업은 사회심리학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부분에서의 심리 현상에 관해 이해할 수 있는 강의를 해주셨다. 중간고사 범위에서는 타인의 영향에 의한 동조, 복종과 타인과 의사소통 과정에서의 설득,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정보와는 다른 정보가 들어왔을 때 일어나는 인지부조화에 관한 내용을 배웠다. 기말고사 범위에서는 타인과의 사회적 상호작용 중에 상대방에 대한 호감이 형성되고 인상이 형성되는 과정, 공격성이 발생하는 이유와 집단과 개인에게 적용되고 있는 고정관념과 편견, 집단들 간의 갈등과 원인에 관한 수업이었다. 
  어떠한 수업에서든지 이론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업에서는 정말 말 그대로 이론만을 가르쳐주신다. 그렇기에 이론과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것은 어려웠다. 하지만 교수님의 수업은 달랐다. 교수님께서는 심리 개념을 다루는 이론 수업과 배운 이론 내용을 실제로 적용해 볼 기회로 영화 속의 장면을 보여주시면서 수업을 진행하셨다. 실제로 친교 관계에서의 호감 형성 원인의 요소 중 하나인 균형이론을 설명한다고 해보자. 교수님께서는 만약 자신이 친하게 지내는 A라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지 않는 제 3자인 B가 있다면, B와 나는 부정적인 관계를 형성해 심리적인 균형을 이루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균형이론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균형이론이 무엇이고 이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설명해 주신 후에는 영화 ‘해리포터’의 한 장면을 보여주셨다. 해리와 론이 친하게 지내는 상황에서, 론을 무시하는 말포이에게 적대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해리의 모습을 통해 이론이 어떻게 실제로 적용되었는지를 보여주셨다. 영상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관심과 집중도를 높이고 이론에 관해 실제로 적용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 이론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만일 이론이 생소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영화의 한 장면을 통해서 이론에 관한 이해를 돕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영상뿐만 아니라 심리 개념에 관해 교수님이 실제로 경험하셨던 내용을 더불어 설명해 주셔서 더 마음에 와닿았고 배운 점도 많았던 것 같다. 고정관념과 편견이라는 장에서, 편견이 형성되는 원인 중 하나가 학습 및 사회화에 의한 것이라는 부분에서 교수님이 말씀해 주신 예시가 너무 마음에 와닿았다. 교수님의 수업을 듣는 학생 중에 루게릭이라는 병을 앓아 항상 큰 침대 같은 휠체어에 누워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그 학생은 한 번도 수업을 빠진 적이 없고 지각을 한 적도 없는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시험 기간이 되었고 교수님은 그 학생에게 항상 수업에 성실하게 참여했으니 시험을 굳이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셨고, 이 이야기를 들은 학생은 자신이 배운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 차 꼭 시험을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또한, 자신이 직접 글을 쓸 수가 없어 어머님이 그 학생이 말하는 것을 받아적는 식으로 교수님 작업실에서 따로 시험을 치게 되었다고 한다. 시험 시간이 되어 교수님은 그 학생에게 시험 시간은 편하게 보고 가면 된다고 말했지만, 그 학생은 다른 학생들이 시험 보는 시간대로 맞추어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시험을 치고 갔다고 한다. 시험지가 앞에 있어 그 학생 것을 채점해보니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이를 본 교수님은 정말 머리가 띵했다고 말씀하셨다. 교수님께서 고정관념과 편견에 대해서 공부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니 자신은 다른 사람보다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더 잘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느끼셨다는 것이었다. 교수님은 일종의 온정적 차별을 하신 것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솔직한 교수님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 또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정관념과 편견을 만들고 사용할 수 있기에 교수님의 말씀에 크게 공감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개념을 배운 후 고정관념을 인지하고 사용하는 것과 배우지 않고 고정관념을 사용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느꼈다. 고정관념과 편견에 대해 배운다고 해서 자신이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사용해 생각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이러한 개념을 배운 후에는 자신이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가진 채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기회가 되고 이 기회를 통해 자신이 했던 말 하나하나를 되돌아볼 수 있다는 것에서 큰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어떤 한 파트에 관한 내용을 시작하기 전, 이번 장에서 배울 내용을 크게 원인, 결과, 해결방법같이 부분을 나누어 설명해 주셔서 머릿속에서 도식화하기에 굉장히 좋았다. 각각의 부분에 관한 설명 또한 교수님 혼자 일방적으로 주도해서 하시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틀려도 좋으니까 짧게라도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다. 대부분의 교수님은 질문을 하시고 학생이 교수님께서 생각한 답과는 다른 대답을 하면 항상 ‘틀렸다.’나 ‘아니다.’라는 말로 다른 학생들의 대답 기회를 죽이는 말을 많이 하셨다. 하지만 교수님은 간단한 질문에 대한 한 학생의 엉뚱한 말도 잘 해석해주셔서 ‘저 학생이 말한 내용은 이러한 내용으로 이 부분에 해당한다.’라는 말을 해주시며 학생들과 소통하시고 수업 분위기를 더 좋고 학생들을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셨다.
  교수님의 수업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조별로 각 장을 뽑아 교수님의 강의 후에 그 장의 개념이 드러난 영화의 한 장면을 찾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발표에서는 한 장의 모든 개념을 설명할 수 없어, 발표 후에 다른 개념들은 보고서 작성을 통해 더 자세히 공부할 수 있었다. 고정관념과 편견이라는 부분을 맡아 발표를 하고 보고서를 작성했었는데 영화에서 자신이 찾아야 하는 개념이 포함되는 장면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하나의 개념에 대한 두 세가지의 영상을 찾기 위해서는 정말 수도 없는 영화들을 찾아봐야 해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교수님은 다양한 심리학 개념들에 관한 영상들을 연도별로 많이 가지고 오셔서 수업을 해주시는 것을 보고, 학생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고자 하시는 모습이 너무 존경스러웠다. 시험에 관한 부분에서는 시험이 끝난 후 학생들이 본인의 시험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주시며 모범 답안까지 뽑아오셔서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틀렸는지에 관한 것도 알 수 있어 좋았다. 
  처음에 이 수업을 듣기 전에는 수업 시간이 2시간 45분인 데다가 가장 피곤한 마지막 수업이라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수업을 듣다 보니 그러한 걱정은 정말 할 필요가 없었다. 교수님의 강의력은 2시간 45분을 마치 1시간 수업을 들은 것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지치지 않고 들을 수 있었다. 2학기의 ‘영화와 사회심리’의 마지막 수업까지도 정말 즐겁게 들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배우는 내용이 알차고 교수님도 너무 재미있게 강의해주셔서 한 번도 졸지 않고 스스로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인생에 도움이 많이 되는 가치 있었던 수업이었다. 졸업하기 전에 기회가 된다면 꼭 이 강의를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단지 심리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인생을 되돌아보고 교수님의 인생 경험을 배울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