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

검색 열기
통합검색
모바일 메뉴 열기
 
 
 

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8학년도_입상_[심리학개론]_심교린 교수

  • 사충원
  • 2019-03-05
  • 5916
 제목: 함께 만드는 수업
아주대학교 심리학과에 입학한 후 처음으로 듣는 수업, 심리학개론이라는 수업이었다. 내가 이 강의를 다시 듣고 싶은 명강의로 뽑아 글을 쓰는 이유는 이 강의가 나에게 준 신선한 충격 때문이다. 심리학개론 강의는 학생들을 빼고서는 진행될 수 없는, 학생이 필요한 학생이 주도하는 강의였기 때문이다. 이 수업은 심리학과 학생들은 졸업을 위해선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전공필수 과목이었으며 심리학과의 첫 입장과 같은 수업이었다. 심리학과 학생이 아니더라도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쉽게 심리학을 접할 수 있는 강의였기에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나와 같이 강의를 수강했다.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는 열띤 수업. 상상하기 힘들지만 나는 그 강의에 직접 참여해보며 느꼈다 왜 학생이 참여하는 강의가 교수님이 주도하는 주입식 강의에 비해 어떠한 장점이 있는지. 바로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에서 차이이다. 학생들이 좋은 성적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수업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을 낙오시키지 않고 모두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물론 이 수업에서 엄청나게 많은 유익한 지식을 배웠다고는 말할 수 없다. 수업내용들이 심리학에 관한 기초지식이었고 남들에게 말하면 유식해 보이는 그러한 것들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수업은 학생들에게 심리학에 대한 관심을 확장하는 개론으로 그 역할을 충분히 했다. 
 강의에서는 ‘마이어스의 심리학 탐구’라는 많은 학교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데에 사용되는 책을 사용했고 교수님이 이 책을 토대로 강의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여 만든 강의 노트, 그리고 이 수업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들이 만든 실험 영상과 학생들의 주도적 참여가 강의에서 사용되었다. 책과 강의 노트 이 두 가지는 여타 다른 강의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강의의 기본이기에 별다른 특색이 보이지 않지만, 실험 영상과 학생들의 실험 참여는 이 수업에서만 볼 수 있었던 특이점이다. 
 과제는 수업에서 배웠던 개념들을 이용하여 5분짜리의 실험 영상을 만들어서 제출하는 것과 자신의 과거 경험과 수업의 내용을 엮어서 A4 한 페이지의 짧은 글을 쓰는 것이었다. 인상적인 과제는 역시 영상물이었다. 교수님은 영상물을 받아 단순히 채점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그 영상들을 수업을 듣는 모두와 함께 감상했다. 물론 모두의 동의하에 진행되었다. 다른 조가 만든 영상들을 재생해주시고 그 영상에 나온 내용을 수업에 이용하셨다. 학생들이 직접 실험을 기획하고 참여한 영상을 보면서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면 그 개념은 이해하는 데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다. 
 나 또한 약물에 관해 실험 영상을 만들면서 어떻게 만들어야 다른 학생들이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을까 하는 과제 제출의 목적이 아닌 수업의 자료를 제출한다는 생각으로 영상을 만들면서 나도 수업의 진행에 도움이 된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고, 다른 조는 어떻게 영상을 찍었을까 하는 기대감에 항상 다음 수업이 기대되었다. 과제물을 모두가 함께 보면서 교수님은 과제물 채점과 관련해서도 모두에게 이의 없이 채점되었다. 교수님이 혼자 채점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함께 과제물을 보면서 평가했기에 과제물의 채점 방식에 있어서 학생들에게 공정했다고 생각을 들게 했다.
 더불어서 학생들을 직접 수업에 참여시키는 교수님의 강의방식이 이 강의의 특색이다. 인간의 신경계 분야를 공부할 때였다. 교수님은 뉴런끼리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을 더욱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기 위해 몇몇 학생들을 앞으로 불러내어 간단한 놀이를 시켰다. 학생들에게 10개의 성격과 관련한 질문을 던지고 외향적인 학생과 내향적인 학생 5명을 뽑아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고 그 둘의 차이를 책의 텍스트가 아닌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셨다. 이렇게 학생들을 직접 수업에 참여시키는 강의방식을 보고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수업을 들으면서 수업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강의가 진행되면서 생기는 좋은 점이 바로 적극적인 학생들의 모습이다. 첫 수업부터 마지막 수업까지 수업을 빠지는 학생들 찾기가 힘들 정도로 많은 학생이 수업을 적극적으로 들었다. 교수님에게 불편함 없이 질문할 수 있는 자유로운 수업 분위기도 이 수업의 장점 중 하나였기에 많은 학생이 수업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이다.
이 수업이 학생주도 방식을 채택하여 진행하여 학생들의 긍정적인 변화는 효과가 뛰어났다. 고등학교 때에는 수업을 듣지 않고 수업을 포기하는 친구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미적분Ⅰ이 모두에게 똑같은 난이도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대학 수업이라고 이 틀이 크게 바뀌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이 강의는 다른 강의와 다른 강의 진행방식을 택함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학생들은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으면 질문을 하면서 포기하는 사람 없이 모두가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였다. 여기서 또 놀라운 점은 20명의 소수가 듣는 강의가 아닌 100명이 넘는 많은 학생이 수강하는 강의였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그 풍경이 인상에 뚜렷하게 남아있다. 발달심리학에 대한 수업이 끝나고 수업에 대해 질문하기 위한 학생들이 교수님을 옆으로 줄을 서 있던 그 모습. 난 그 모습에서 대학 수업의 패러다임을 보았다. 교수님에게 질문하는 데에 아무런 불편함 없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수업을 잘 듣고 과제물을 훌륭히 소화하는 소수의 학생만을 발전시키는 그런 수업이 아닌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모두가 수업에 관심을 가지고 과제는 열심히 작성하며 교수님에게 편한 분위기에서 질문할 수 있는 그런 수업. 이 수업의 진행방식은 고등학교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방식이었다. 
 내가 수업에 직접 참여하면서 교수님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고 수업이 끝난 후에도 수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며 항상 다음 수업이 기대되었다. 다음 수업이 기대되는 수업이야말로 정말 듣고 싶은 강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러한 점들을 이유로 나는 심리학개론 수업을 다시 듣고 싶은 명강의로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