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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9학년도_입상_[과학사]_안성혁 교수

  • 박지원
  • 2020-02-24
  • 3373
과학의 장대한 역사 속으로의 체험! (경제학과 최인범)

첫 수업시간, 교수님께서는 과학사 수업의 수강생들을 한명 한명 차근히 눈을 맞추며 한 가지 질문을 하셨다. “왜 이 수업을 수강신청 했나요?” 사실 그다지 어려운 질문은 아니었지만 거의 90명에 육박하는 수강생들 중 쉽사리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학생은 없었다. 그러던 중 한동안의 정적을 깨고 나온 답변은 “수강신청에 성공해서요.”, “ 꿀 교양일 것 같아서요.”, “팀 프로젝트가 없어서요.” 등 학문적인 의구심이나 과학적 지식에 대한 갈구 보다는 단순히 편하게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다수를 차지하였다. 교수님께서는 이러한 우리의 답변을 들으시고도 전혀 언짢으신 기색을 보이지 않으시고 오히려 새로운 질문들을 우리에게 던지셨다.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으며, 세상은 무엇으로 만들어졌고, 우리는 왜 여기에 있고, 과연 우리는 누구인가? 과학과 철학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이 질문들은 우리의 머릿속을 스치며 어렴풋이 우리가 이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해주고 있었다. 한 학기 수업을 다 끝마친 지금 시점에서 회상해보면 과학사 수업은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 사이를 대화와 이해를 통해 서로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과학사 수업을 수강함으로써 과학적 지식과 진리의 개념에 대해서 이해하고, 과학과 사회의 상호작용에 대해 이해하고, 지구화된 세계사회의 경쟁 속에서 필요한 소양 능력을 함양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가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을 체화하는 소중한 계기를 과학사 수업을 통해 얻는 것이 어떨까?

우리에게 효과적인 동기부여를 제공해주었던 질문들에 이어 교수님께서는 앞으로 한 학기 동안 배울 과학사의 수업내용들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주셨다. 과학과 신화 그리고 과학과 종교, 근대의 과학혁명, 마지막으로 배운 과학과 산업까지 수업의 전반적인 흐름을 짚어주셨으며 나를 비롯한 수강생들이 과학사가 생소하고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먼저 큰 토대를 기반으로 설명해주시는 교수님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대학에 와서 수업을 들을 때, 더군다나 전공수업도 아닌 교양수업을 듣는 상황에서 수업의 정확한 목적을 알아내기는 수월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 수업을 자신이 왜 들어야 하는지 목적성을 잃기 쉬운데 이러한 측면에서 과학사 수업은 나에게 매우 특별하게 다가왔다. 

과학사 수업의 내용에 대해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자면, 각 대단원들이 5~8개 정도의 소단원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소단원들마다 대략 1~4페이지 정도의 강의노트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러한 깔끔히 개조식으로 정리된 수준 높은 강의노트를 기반으로 교수님께서 ppt를 활용하여 설명하시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수업에서 다뤘던 일부 주제들 중에서는 뉴턴과 고전물리학이나, 열역학과 에너지 상호전환, 라부아지에와 화학혁명 등 일부 문과생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을 만한 주제가 있어서 수업을 듣기 전에는 걱정을 했는데 이는 기우였다. 교수님께서는 과학적 베이스가 없는 문과생도 수업을 듣는데 전혀 지장이 없도록 매우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으며 예상했던 것과 달리 수치적인 계산이 요구되는 고차원적인 공식들을 많이 다루지 않았다. 만약 학습량이나 생소한 내용으로 어려움을 예상하고 과학사 수업을 기피하고 있는 학우들이 내 주변에 있다면 나는 전혀 걱정하지 말고 과학사 수업을 꼭 듣는 것을 추천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과학사 수업이 가지고 있는 가장 독특한 점이자 다른 수업과 비교할 수 없는 차별점은 수많은 참교자료들 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사 수업시간마다 교수님께서는 강의노트를 설명하시면서 각 키워드에 맞는 이미지와 동영상 등 여러 참고자료들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이해를 도와주시려 노력하셨다. 한 단원이 끝나면 통합하여 각 단원의 참고자료를 보여주시는 것이 아닌, 한 가지 설명이 끝나면 그 설명에 해당하는 참고자료들을 꼭 제공하여 주셨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나를 비롯한 수강생들은 조금 어려운 개념이 나오더라도 바로 참고자료를 활용하여 부연설명을 해주시는 교수님의 노력 덕분에 큰 무리 없이 수업내용을 잘 이해 할 수 있었다. 심지어는 참고자료의 분량이 강의노트의 몇 배나 되었는데 이러한 것들이 교수님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다양하고 질 높은 지식들을 제공해 주시고 싶어 하시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교수님의 강한 열정 섞인 노력과 뛰어난 강의력에 힘입어 거의 90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강의임에도 불구하고 나와 수강생들은 마치 재밌는 구연동화를 듣는 아이들처럼 교수님의 말씀에 귀를 쫑긋 세우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교수님께서는 과학사 수업시간에 각 단원이 끝나거나 각 파트가 끝날 때마다 항상 학생들이 궁금한 점이 있는지 질문을 유도하시고 친절히 피드백과 설명을 해 주셨다. 또한 총 4번의 과제가 주어졌는데 과제를 내실 때는 매번 어떤 주제의 과제이며, 어떤 형식으로 과제를 제출해야 하는지, 어떻게 제출해야 하는지 학생들의 입장에서 고려하여 말씀해주셨다. 심지어는 이전 학기에 아주 BB상에서 많은 학생들이 과제제출을 할 때 실수를 하는 것을 아시고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수강생들에게 설명해주시는 교수님의 모습을 보며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게 되었던 것 같다. 과제는 수업에 배웠던 내용과 매우 연관된 다큐멘터리 내지는 영화였고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언급하셨던 인물들과 이론적 내용들이 나와 흥미롭게 시청할 수 있었다. 이렇듯 수업을 효과적이고 수강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 갖가지 노력과 상호작용을 하시려는 교수님 덕분에 우리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다양한 지식들과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과학사 수업을 통해 과학의 역사는 미래를 위해 배우는 것이며, 역사를 통해 잘 된 것은 발전시키고 잘못된 것은 그 나름대로의 교훈을 통해 절대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과학사 수업을 들었던 우리들은 과학의 올바른 역할을 이해하고 과학발전을 통해 성찰하면서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점들에 대해 비판적이고 올바른 사고를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과학사 수업의 마지막 시간, 교수님께서는 첫 수업시간에 하셨던 질문들을 또 다시 우리에게 던지셨다.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으며, 세상은 무엇으로 만들어졌고, 우리는 왜 여기에 있고, 과연 우리는 누구인가? 신기하게도 첫 수업시간 과학과 철학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처럼 느껴졌던 이런 추상적인 질문들이 이제는 너무나도 명확하게 느껴졌다. 과학사 수업시간을 통해 내가 접한 수많은 지식들이 이러한 질문들과 맞물려서 나의 머릿 속에서 더욱 오래도록 기억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