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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고 싶은 나의 교수님

2012년도_입선_[경영학과]_조재운교수

  • 유남경
  • 2013-07-23
  • 16711

경영학부_조정미

열정과 소통을 말하다, 조재운 교수님

 

열정이란 무엇일까.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자신의 꿈에 대한 제한된 열정을 갖고 대학생활을 보낸다. 멋있는 내 스펙에 대한, 멋있는 회사에 대한, 멋있는 내 미래에 대한 열정 등, 그들에게 어쩌면 대학 강의란 미래를 향한 형식과 스펙에 불과하기도 하다. 대학 수업에서 큰 의미를 찾지 못하고 '학점'에만 열정과 투지를 불태우는 학우들에게, 최근 대학 수업을 위한 학원과 인터넷 강의 등 '대학 사교육'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을 정도이다. 나 또한 캠퍼스의 낭만을 학교 밖에서만 헤매어 찾던 대학 생활 중, 내게 진짜 열정을 알려주신 교수님을 소개하고 싶다.

마케팅 심화 과정을 수료하기 위해 듣게 된 조재운 교수님의 유통 경로 관리수업. 커리큘럼은 이러하다. 매주 강의 노트를 예습하여 퀴즈를 보고, 매주 유통 사례를 담은 하버드 비즈니스 논문이 나온다. 교수님께서는 영어로 된 논문을, 우리가 더 잘 이해하며 읽을 수 있도록 한 개의 논문 당 10개 정도의 question을 주신다. 화요일은 퀴즈를 보고, 목요일은 논문 토론시간이 있다. 또한 총 4번의 팀프로젝트가 있다. 논문 케이스 사례를 업데이트 하여 ppt로 발표하는 프로젝트가 3, 그리고 1번의 기말 프로젝트는 학기 내내 최소 3번의 상담을 거쳐 기업의 마케팅 전략ppt로 만든다.(대부분의 팀에서 100페이지 이상의 ppt를 제출했다.) 이 수업을 수강하면서, 이 과제를 다 해내고 있는 내 스스로도 대단했고 같이 해내고 있는 학우들도 대단했으며, 이 모든걸 함께하면서 채점까지 하시는 교수님은 그야말로 위대했다. (심지어 논문을 비롯한 모든 자료는 항상 최신이었다.)

이 뿐만 아니라 교수님은 수시로 경제, 경영 관련 좋은 기사를 보시면 URL을 첨부하여 100명이 넘은 학생들에게 보내주셨다. 학생들도 좋은 기사가 있으면 교수님께 쪽지를 보냈고, 교수님은 그 기사를 또 모든 학생들에게 쪽지로 다시 공유해주셨다. 3년 내내 대학 다니면서 받은 쪽지보다 교수님께 지난학기에 받은 쪽지가 더 많을 정도였다.

교수님의 수업은, 말하자면 바로 '열정과 소통'이었다. 교수님은 어떤 학생보다 열정적이셨다. 어떤 교수님은 나보다 더 수업하기를 싫어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떤 교수님은 학생들과의 쌍방향 수업이 아니라, 혼자만의 일방향 수업을 진행하시기도 한다. 조재운 교수님은 그동안 내가 만난 교수님들과 달랐다. 수업 중간 중간마다 학생들의 이해도를 체크하셨고, 언제나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주셨다. 우리가 무언가 문의할 때마다 관련 논문, 관련 PPT등 모든 자료를 아낌없이 보내주시고 항상 응원해주셨다. 과제 제출 전날 밤에는 응원 문자를 보내주시는 등 언제나 소통을 위한 손을 먼저 내밀어주셨다. 엄청난 양의 커리큘럼에서 우리 모두가 100% 출석률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교수님의 소통능력이었다. 교수님은 학우 한 명 한 명을 아들, 딸처럼 아껴주셨다. 누구하나 서운할까 수업 외에도 항상 이름을 불러주셨고, 형식적인 인사치례 문자에도 언제나 다정하게 이름을 넣어 답장해주셨다.

기억에 남는 일은 유통의 날이다. 우리는 430분부터 6시까지 정규 수업을 끝냈고, 7시부터 보강이 시작 되었으며 교수님의 열강으로 10시가 넘어서 끝이 났다. 교수님은 한 순간도 피곤해 하는 기색이 없이, 졸고 있는 학생까지 다정히 부르시며 힘내자고 응원하셨다. 심지어 오랜 시간의 보강에 미안해하시면서 6시부터 7시까지 학생들에게 피자를 사주셨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보강이 교수님의 휴강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단지 모든 커리큘럼을 다 알려주고자 하신 교수님의 열정이었다는 것이며, 더 대단한 것은 이 유통의 날2번이나 있었다는 것이다. 더 더 대단한 것은 이 유통의 날도 마찬가지로 100% 출석률을 보였다. 조재운 교수님이 아니었다면 누구도 해내지 못할 수업이다.

교수님의 열정과 소통 능력은 나에게 혁명이었다. 교수님 연구실 앞은 늘 학생들로 북적거렸다. 교수님은 아침부터 밤까지, 식사도 못하시면서 모든 학생들의 프로젝트를 상담해주셨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진로나, 심지어 연애 문제까지 다정하고 자상하게 상담해주셨다. 우리팀의 프로젝트에도 지난 학기 자료들을 개인 메일로 몇 개나 보내주셨다. 기말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관련 기업 직원과 통화 연결을 하여 우리들이 기업으로 방문하여 조사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우리는 교수님의 이러한 세심한 배려에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느 교수님의 책만 가득한 연구실과는 달리 조재운 교수님의 연구실은 교수님을 위한 공간보다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 더 많다.

여담이지만 유통 관리 수업 종강 날, 교수님은 뒷풀이날짜를 잡으셨다. 학우들의 모든 기말 고사가 끝난 후 우리는 학교 근처에서 교수님과 뒷풀이를 가졌으며, 오후 7시에 모인 뒷풀이는 많은 학생들과 함께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끝나지 않았다. 양주를 꺼내 보이시며 소주는 필요없다고 웃으시던 교수님의 미소를 잊을 수가 없다.

다른 교수님처럼 내가 대학생 때는~’으로 시작되는 잔소리가 아니라 한 학기동안 직접 행동으로 열정과 소통에 대해 알려주신 교수님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유통 수업을 들은 29명의 학생들은 20122학기를 유통의 학기로 기억할 것이다. 내 대학생활 동안 가장 힘들었고, 가장 행복했던 유통 경로 관리수업. 그리고 이 시간에도 연구실을 학생들의 공부 공간으로 빌려주시며, 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으실 교수님께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