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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고 싶은 나의 교수님

2018학년도_우수_[사회학과]_이병호 교수

  • 사충원
  • 2019-03-05
  • 6689
제목: 훌륭한 선수에게는 언제나 훌륭한 코치가 있다

교수님께 많은 것을 배웠기에 이 에세이를 쓰며 감사함을 대신 전하고자 합니다.

 제가 사회학을 공부하며 감히 느꼈던 점은 사회를 이해해나가며 시야를 넓혀준다는 데에 있어 유익한 학문이지만, 역으로 사회학은 자칫 잘못 이해했다가는 겉멋이 들기 좋은 학문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사회를 보는 관점과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헤매며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바라본다는 자만심에서 나오는 겉멋 말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사회의 갈등이 첨예하게 부딪히며 급변하고 있는 사회는 따라가기조차 버거운 것이 현 사회의 모습입니다. 매번 저 자신을 중심으로 주변의 거짓된 속삭임으로부터 흔들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학생으로서 얕은 지식 때문인지 매번 헷갈리고 자만심의 속삭임에 여러 번 넘어가기를 반복했었습니다. 끊임없이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시는 교수님을 만나 뵙지 못했다면 그 흔들림 속에서의 고민은 끝없이 반복되었을 것입니다.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 이병호 교수님을 뵙게 된 것은 이번 18학년도 가을학기였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번 가을 학기부터 새로 부임하셨고 저는 3학년으로서 1학년 사회학 전공필수 과목에서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교수님과의 첫 만남을 떠올려보면 자신을 소개할 때부터 다가갈 수 없는 전문가다운 기운이 물씬 풍기셨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또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생각에 굉장히 설레어 보이시기도 했고 무엇보다 사회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자부심이 뚜렷해 보이셨습니다. 그런 교수님의 학문에 대한 자부심은 그 학문을 배우는 저에게도 있어 왠지 모를 설렘을 주었습니다. 

 교수님의 강의를 짧게 요약하여 표현한다면, 학생에 대한 배려와 관심 그리고 열정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많은 학생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시려 노력하시고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셨을 때 이름 뒤에 ~선생님 또는 ~학생이라는 호칭과 함께 존댓말을 사용하여 수업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사실 처음, 이 호칭과 존댓말을 들었을 때는 살짝 부담을 느끼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수업을 들어가는 과정에서 학생들을 인격체로서 존중한다는 교수님의 배려이자 의도였음을 금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교수님께서는 강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 노력하셨습니다. 교수님께서도 말씀해주셨지만, 본인의 학부생 시절 배우지 못해 후회되었던 중요 개념들과 고전 문학들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저도 학부생에 지나지 않지만 3학년으로 이 말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의 강의는 학생들이 잘 이해하고 따라올 수 있도록 고민하는 모습이 느껴질 수 있었는데, 수업 도중 매번 학생들을 확인하셨으며 어려운 내용의 수업일 경우에는 중간에 쉬는 시간을 만들어 질문을 받아주시고 머리를 식힐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감사했던 부분은 수업을 진도까지 다 가르쳐주셨음에도 따로 시간을 내시어 학생들이 앞으로 준비해야 할 방향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저는 필수과목을 들어야 했던 1학년 수업에 낀 3학년이었습니다. 대다수 학생이 1학년인 이 수업에서 저는 조용히 수업만 귀담아듣고 지나갈 생각이었습니다. 수업 간 질문이 있더라도 고학년인 제가 먼저 질문을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방해가 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저의 의문 어린 표정을 유심히 보셨는지 교수님께서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제게 직접 다가오셔서 수업은 어떤지, 질문은 있는지, 학교생활부터 개인적인 꿈까지 먼저 말을 건네주셨습니다. 그러한 교수님의 배려 속에 저도 모르게 제가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질문들을 하나하나씩 꺼낼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 덕분에 헷갈렸던 사회학에 대한 고민과 꿈을 위해 필요한 계획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았을 때 누구보다도 흔들림 없이 탄탄대로의 길을 걸어오셨을 것처럼 보이신 교수님께서는 저를 위해 자신이 겪었던 고된 과정과 그것으로 인해 성장할 수 있었던 힘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교수라는 존경받을 위치에서 권위를 내려놓고 누군가를 위해 오랜 시간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은 저 자신도 알고 있었기에 감사함과 죄송한 감정이 함께 들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관심을 가져주신 그날 이후부터 더 큰 존경심과 수업을 더 열심히 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함께 느끼게 되었습니다. 

겸손함
 제가 가장 고민되어왔던 것 중 하나는 사회학 그 자체였습니다. 현 사회에서 깊어져 가는 갈등 속에서 저는 어떤 식으로 사회를 바라보아야 하는지, 내 목소리를 내어야 하는지 혹은 중립의 입장에서 숨죽여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그러나 사회학을 전공으로 오랫동안 공부하신 교수님께서는 한 학기 수업 중 단 한 번도 자신을 높이기 위해 멋을 내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교수님께 개인적으로 드렸던 질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사회를 바라보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제게 겸손함에 대해 알려주셨습니다. 사회학이라는 학문과 사회평론은 다르며 사회학도로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알면 알수록 어려워지는 것이 사회학이고 그 가운데 배움에 대한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오랫동안 학문을 배우는 힘든 과정을 겪은 교수님께서 하신 그 말씀을 듣고 지금까지의 제가 부끄러워지기도 했습니다. 그동안의 나 스스로 얼마나 기본에 충실했었는가, 사회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내뱉었던 말들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저 자신을 되돌아보고 겸손함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세상을 뒤흔든 훌륭한 선수에게는 언제나 훌륭한 코치는 존재했습니다. 교수님의 지도는 좋은 투구 폼을 유지하도록 교정해주신 훌륭한 코치와도 같았습니다. 이제는 저를 비롯한 학생들이 훌륭한 선수가 되어 훌륭한 코치를 빛내주는 일만 남게 된 것입니다. 

‘You are much stronger than you think’  
 강의 시작 첫날과 마지막 날 끝을 맺어 주실 때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두려워하지 마시고 부딪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세요.” 1학년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였지만, 이 말씀은 3학년인 제게도 큰 동기부여를 불러일으켜 주었습니다. 사회로 나아갈 일이 얼마 남지 않은 학생으로서 구상단계에서 멈추고 저 스스로 한계를 긋던 일이 많았던 제게 교수님의 진정성 있는 조언은 현실적이면서도 용기를 주셨습니다.    

 이처럼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을 위해 많은 조언과 관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교수님의 관심은 학생들의 마음을 열게 해주며 동기부여로 작동시킵니다. 또 교수님의 사회학에 대한 자부심은 그대로 배우는 학생들에게 전달되어 책임감으로 연결시켜 줍니다. 
 부족한 한 학생이었던 제게 선뜻 먼저 다가와 주시고 진심 어린 조언을 아낌없이 해 주신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개강하고 다시 웃는 얼굴로 만나 뵐 수 있길 기대합니다!